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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후끈한 팬파크 응원 현장, 그리고 치우남 치우녀

작성일201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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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시 월드컵 응원 현장은 열기가 후끈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가 있던 6월 17일 저녁은 붉은 함성이 서울 올림픽 공원 팬파크를 울렸다. 남녀노소 모두가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가 됐다. 팬파크의 수용인원은 12만명 가량이지만 그 인원을 훌쩍 넘은 인파가 한 목소리를 냈다. 축구 경기 내내 자리가 없어 서서 관람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힘들고 지치는 줄도 몰랐다.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며 느끼는 짜릿함 감동은 응원을 나온 모든 사람의 온몸에 퍼져나갔다.
 
`V세대` 이 말은 2002년의 승리(Victory)를 기억하는, 그 응원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2002년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축구 강국을 이겨낸 승리의 해이자 응원 문화의 꽃을 피운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 때를 통해 승패에 관계없이 응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DNA`를 몸에 새겼다. 가히 붉은 물결이라 할 만큼 다 같이 붉은 티를 입고 나와 응원을 한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그들. 이 응원의 현장 속엔 V세대가 지니고 있는 함성의 DNA가 뿜어져 나왔다. 
 
응원 후의 모습은 어떨까 `아름다운 사람의 떠난 자리는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뜨거운 응원 후 엄청난 인파가 떠난 그 자리는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었지만 그 곳을 자발적으로 쓸고 닦으며 `아름다운 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월드컵의 숨은 인재이자, 응원 문화의 은공자 `치우남, 치우녀`.
 
이제 그 뜨거운 응원의 현장 속으로 몸을 던지러 들어가보자. 그리고 그 후의 치우남, 치우녀의 행보까지 쫓아가 그들의 숨은 공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보자.
 
 
 
 
 
 
 
 
이색적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어린 아이들의 볼에는 태극문양이 페인팅돼 있었으며, 고3 수험생들도 응원 현장에 나와 하룻밤의 뜨거운 응원을 즐겼다. 응원을 나온 고3 수험생 이동연(19, 강동구)씨는 "경기는 우리나라가 져서 좀 안타까웠다. 하지만 다같이 즐겁게 큰 목소리로 즐겨서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우리팀이 골을 먹으면 분위기가 안 좋아지곤 하지만 월드컵이 아니면 이런 열기를 느낄 수 없다"며 응원 자체의 열기가 좋다고 전한다. 류수연(20, 경기도)씨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해준 것 같다. 응원하는 분위기는 재밌고 좋았다. 응원할 때는 쑥쓰러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지고 있다고 기가 죽으면 안된다"고 말해 응원을 즐기는 방법을 역설했다.
 
사람들마다 응원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비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 의상을 입고 나와 샤우팅 댄스를 추는가 하면, 이색적인 응원 도구를 제작해와 사람들의 눈을 끌곤 한다. 한 시민은 인형 4개를 자신의 팔과 다리에 봉으로 연결해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인형도 같이 움직이는 응원 도구를 제작해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공연에는 크라잉넛이 초대가수로 출연했다. 크라잉넛의 공연은 응원의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거운 탄성에 젖어들었다. 공연을 보던 한 여고생은 "오빠! 저도 여기 왔어요. 오빠들도 같이 응원해요!"라며 소리를 지르며 공연에 마음껏 빠져들었다.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인지 축구 경기 전에는 부채질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높은 기온과 습도가 온 몸을 땀범벅으로 만들었다. 샤우팅 댄스를 추면서도 땀방울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사람들은 땀이 나는지도 모른채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함성 소리가 터져나올 때는 팬파크를 울리는 듯 가슴을 뻥 뚫리게 했다. 열기는 더 이상 더운 기온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었다. 응원이 뿜어내는 열기는 바로 마음을 여는 시원한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통해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가 되어 웅장한 붉은 군단을 만들었다
 
 
 
 
 
 
축구 경기가 모두 끝나고 사람들은 거리를 떠났다. 인파의 모습은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쓰레기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던 자리는 곳곳에 쓰레기들이 있었다. 음료수에서부터 치킨 등 음식물들이 버려져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쓰레기를 치우고 간다면 더 없이 좋은 응원 문화가 조성되겠지만 아직은 부족한 현장의 모습이다. 응원도구까지 내팽게 치고 간 사람들의 양심에 물음표를 던질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건전한 거리 응원 문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소위 `치우남 치우녀`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경기 후에도 자발적으로 남아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직접 청소 도구를 가져와 현장을 치우는 모습은 월드컵 응원의 숨은 공로자를 방불케 했다. 봉투에 쓰레기를 하나씩 주워담기 시작하자 거리는 점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붉은 티를 입은 채 손과 볼에는 태극 문양이 그려진 그들. 마치 태극기를 휘날리며 새벽이 다가오는 밤 거리를 빛내고 있었다. 건전한 시민 의식이 있다면 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1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그 현장에 남아 수많은 사람들의 어두운 뒷모습을 깨끗하게 광을 내고 있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어떤 생각이 있기 보다는 더러워진걸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누구한테 말하고 하기 보단 우리라도 나서서 치우다보면 좋은 응원 문화가 조성될거라 믿는다"라고 그들은 말한다.

 

 

치우남, 치우녀는 오히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청소년들이거나, 20대 초반의 젊은 층이었다. 즐거웠던 응원 후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그들은 친구들과의 뒷풀이보단 같이 그 곳에 남아 청소를 하기에 바빴다. 환경미화원들이 분주하게 쓰레기를 담고 있었지만 쓰레기 양이 꽤 많아 치우기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고등학생에서부터 젊은 대학생들이 나서서 팬파크를 자신의 집과 같이 청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말은 오히려 치우남, 치우녀 앞에선 `아름다운 사람은 타인의 자리도 아름답게 한다`라는 말로 바꿔야 하겠다.

 

 

 

건전한 거리 응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이들의 목소리는 하나였다. "자신이 버린 쓰레기는 자신이 치우자"라는 것이다. 열띤 월드컵 응원의 현장에는 그들이 있었다. 땀범벅이 되도록, 목이 쉬도록 응원의 함성은 끊이질 않았다. 이색적인 응원 모습, 신나고 즐거운 공연 등이 팬파크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그 응원의 열기가 다음을 기약할 때 치우남, 치우녀는 그 현장의 숨은 공로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좀 더 좋은 응원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를 실천하는 치우남, 치우녀를 보며 진정한 승리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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