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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희망을 보다

작성일201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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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푸른 산 속에 난 고속도로 위에 고라니 두 마리가 서 있다.이들을 향해 커다란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가오지만,고라니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자동차를 바라보고만 서있다.산속에서 뛰놀던 사슴은 듬성듬성 피어있는 꽃을 바라보며꽃들이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안타까워한다.  

 울산 진장동의 한 도로 앞 나무에는 아이들이로드킬(road-kill)’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린 포스터들이 올망졸망 걸려있다.올바른교통문화확립과푸른자연복원을위해현대자동차와 한국로드킬예방협회가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마련한 캠페인이다.한해30만 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로 인해 눈을 감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주고 싶은 걸까




▲ 아이들의 그림에 대해 상의하며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는 한국로드킬예방협회 회원들. 사진=하경화


 한국로드킬예방협회의 상임대표이자 현대자동차 환경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창희 과장은 울산  태화강 생태공원에꼬리명주나비 생태원을 조성해사내에서는 이미환경전문가로 소문이 자자하다.대학 시절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언제나 자동차와 사람 그리고 자연을 이어줄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연구 중이다.그러던 와중에 길 위에 쓰러져 있던 작은 생명이 떠올랐고,로드킬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 팔을 걷어 부쳤다.그는 곧바로 본사에 로드킬과 관련된 사회공헌 사업을 제안했고,현대자동차의 아낌없는 후원 아래 지난20137월 한국 로드킬 예방협회를 출범시켰다.



▲ 인터뷰를 하며 로드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하고 싶다는 강창희 과장. 사진=하경화


 이 단체 회원의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낮에는 회사에서,퇴근 후에는 협회에서 활동하면서 밤낮을 잊은 채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야생동물 구조활동부터 생태도로 설치 및 운전자 캠페인까지 로드킬 예방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이제는 어엿한 비영리기구의 대표이사인 강 과장은동물을생각하던마음이결국협회설립까지왔다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료들과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회사가 있었기에 협회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함께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 야생동물들의 먹이인 다양한 씨앗들을 신기하는 어린이들. 사진=하경화


 언제나 아저씨들로 가득했던 한국로드킬예방협회의사무실이순식간에시끌벅적해졌다.지난15일 울산 진장동에 위치한 이 작은 사무실로10명의꼬마손님들이방문했기 때문이다.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술선생님의손을잡은사무실로 들어선 아이들은 어느새 강창희 과장이 준비한 귀여운 동물 사진에 푹 빠져들었다.아이들의눈높이에맞춘 흥미로운 강연에 아이들은귀를쫑긋세우고호기심가득한눈으로집중했다.로드킬에 관한 강연이 끝나자,이번엔 아이들이 준비한 발표가 이어졌다.토끼,다람쥐 등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잔뜩 그려온 아이부터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동물을 그린 아이까지표현은 달랐지만,로드킬로 인해 아파하는 동물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였다.



▲ 로드킬 방지에 관한 자신의 그림을 자랑하는 아이들. 사진=하경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금세 친하진 협회원과 아이들은 두 손을 꼭 맞잡고 그림을 전시하기 위해 국도변으로 향했다.로드킬이 많이 일어나는 곳에 운전자들이 잘 보이게 설치한 줄 위로 아이들의 그림이 하나둘 걸리면서 삭막했던 거리가 한순간에 알록달록한 그림들로 가득 찼다.

협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그림이 날아가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키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뿌듯함이 느껴졌다. “자나깨나 차조심이라고 적힌 문구가 그려진 포스터를 들고 있는8살 다현이의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다현이는 오늘 집에 가서 아빠에게 운전할 때는 꼭 동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전할 것이라며 다짐하곤 했다. “무서운 사람 조심이라며 울고 있는 너구리를 그린8살 도윤이는 동물들이 산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 야생동물을 위해 준비한 먹이를 주며 뿌듯해 하는 아이들과 한국로드킬예방협회 회원들. 사진=하경화


자신이 그린 그림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 아이들은 추운 겨울 먹이를 찾아 헤매다 도로변까지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협회에서 준비한 먹이를 들고 산으로 향했다.동물들이 좋아하는 도토리나 땅콩 등을 양손 가득히 움켜쥔 아이들은 눈 덮인 산 위를 추위도 잊은 채 올라갔다.동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신이 난 아이들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면서여기다 둘까요라고물으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9살 보경이는 높은 곳에 놔둬야 다람쥐들이 먹을 수 있다며,협회원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가장 높은 나뭇가지에 땅콩을 매달기도 했다.



▲ 주말을 반납해도 로드킬에 예방에 일조 할 수 있어 뿌듯하다는 이승훈 사원. 사진=하경화


 아이들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준 이승훈 사원은 평소 주말도 반납한 채 협회에서 활동하기로 유명한 열혈회원이다.강창희 과장과 마찬가지로 환경팀에서 근무 중인 그는 평소 로드킬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무심코 지나쳤지만,협회 활동을 통해 운전자의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껴 더 많은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고 싶다고 한다.그는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느끼고,동물과 아이들의 우정을 꼭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이번활동을통해미래를짊어질아이들이건강한문화의식을가지고성장하길바란다고 당부했다


 코 끝이 빨갛게 물들 만큼 추운 날씨 속에서도 협회원들과 아이들이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던 건 바로 동물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아이들과 자연 모두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는 한국로드킬예방협회의 활동이 울산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 사람과 자연 그리고 자동차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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