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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에 도전한 대한민국 대학생들

작성일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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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세계 최대 전자제품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수식어에 걸맞게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합니다. 인텔, 삼성, 엘지 같은 전통적인 전자 관련 기업부터 현대차, 아우디,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까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회사들이 화려한 부스에서 멋진 기술을 뽐내는데요. 그런데 알고 계신가요? CES는 이렇게 거대한 기업들만 기술력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요.

CES에서 스타트업과 대학교 부스가 사용하는 별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대학생과 스타트업들은 매년 꾸준히 도전하고 있죠. 글로벌 기업들의 화려한 부스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그 열정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았는데요. 그 뜨거운 현장을 영현대가 찾았습니다.

▲CES 2019 스타트업 및 대학 전시관이 자리 잡은 ‘샌즈 엑스포’
▲CES 2019 스타트업 및 대학 전시관이 자리 잡은 ‘샌즈 엑스포’

이번 CES 2019에서 대학 전시관은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샌즈 엑스포’에 마련됐습니다. 전 세계 각지의 대학생들이 학교의 이름을 걸고 부스를 운영하는 모습은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와 사뭇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묵직한 기업 부스들과 달리 20대인 만큼 자유롭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들도 몇 년 전부터 CES에 참가해 학생들이 준비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CES 2019에는 한양대, 충남대, 세종대, 홍익대 등 국내 8개 대학이 참여해 2개의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s honoree)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죠. CES는 이들의 어떤 기술들을 주목했을까요?

한양대, 가전과 웨어러블 분야에서 각각 CES 혁신상 수상


▲CES 2019 혁신상(왼쪽)과 최고 혁신상(오른쪽) 표시
▲CES 2019 혁신상(왼쪽)과 최고 혁신상(오른쪽) 표시

한양대는 이번 CES 2019에 총 13개 기술을 선보여 이 중 2개가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s Honoree)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 한 켠에 CES 혁신상 수상 표시가 있어서 수상작을 금방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CES 2019 혁신상을 받은 작품 중 하나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이영무 교수 연구팀에서 출품한 ‘O2N2’입니다. 외관은 평범한 가전제품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짐작하기 어려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O2N2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질소를 분리하는 장치로 손쉽게 산소 농축기체와 질소 농축기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술명도 기기의 특성을 상징하는 산소와 질소의 원소기호인 O와 N의 첫 문자에서 각각 따왔죠.
분리된 기체 중 산소는 헬스케어 분야에 쓰여 호흡이 어려운 환자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분리된 농축 질소는 미생물 생성을 억제하여 신선식품을 상하지 않게 하거나 와인 디스펜서와 연결하여 와인의 맛을 오래 유지시킬 수도 있죠. 단순히 산소와 질소의 분리를 넘어 실생활에 응용이 가능한 유용한 기술인 셈이죠. CES 2019 가전부문(Home Appliances) 혁신상을 받은 이 기술은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한양대학교의 ‘O2N2’. 왼쪽에 CES 2019 혁신상 수상 상패가 눈길을 모읍니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한양대학교의 ‘O2N2’. 왼쪽에 CES 2019 혁신상 수상 상패가 눈길을 모읍니다

이 기술을 위해서는 산소와 질소 기체를 분리하는 막이 중요한데요. 열 전환 고분자(TR 고분자-Thermally Rearranged Polymers)라는 원천기술 덕분에 O2N2도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TR고분자소재는 ‘O2N2’를 개발한 이영무 교수팀이2007년에 만든 신소재로 기존 분리막보다 투과도가 약 500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발표 당시 사어언스지 논문에 소개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죠.

▲CES 혁신상을 받은 한양대 김선정 교수팀의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
▲CES 혁신상을 받은 한양대 김선정 교수팀의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

또 다른 CES 혁신상 수상작은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김선정 교수 연구팀의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Self-powered emergency signal device)’입니다. 수상 분야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Wearable Technology)’ 부문으로 이름 그대로 조난자를 위한 장비입니다.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조난자의 구조와 생존율을 높이는 장치죠.
보통 전기를 만들려면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발전기가 돌아야만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죠. 하지만 칠흙 같은 바다나 산 속 같은 극한의 조난 환경에서는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움직이는 건 거의 불가능이죠. 이런 상황에서 전기를 만들어 조난 신호를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요?

▲CES 2019 혁신상을 받은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의 작동 원리는 탄소나노튜브실을 이용한 피스톤 운동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입니다
▲CES 2019 혁신상을 받은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의 작동 원리는 탄소나노튜브실을 이용한 피스톤 운동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입니다

비밀은 ‘탄소나노 튜브실’이라는 핵심기술에 있습니다. 기계적 변형을 가했을 때 전력이 생산되는 실을 피스톤 형태의 튜브에 장착해 파도 등 외부의 힘이 구명장치로 가해지면 피스톤 운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탄소나노튜브실’은 구명조끼에 부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는 것과 부식에 강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자가발전 구조신호 장치’처럼 사람이 입고 다니는 의류에도 부착할 수 있어,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 등에 확대 적용가능성이 높은 기술입니다. 입고만 있어도 전기를 생산해 자동으로 각종 전자장비를 작동시키는 옷도 나올 수 있는 것이죠.


반대편 부스에서는 독특한 사진이 영현대 기자단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일반 사진과 나란히 전시된 사진은 마치 박테리아를 촬영한 듯한 독특한 모습이었는데요. 한양대 박재근 교수 연구팀이 선보인 ‘퀀텀닷 자외선 이중 카메라 모듈’입니다. 핵심기술은 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 기반의 이미지 센서로 이뤄진 자외선 카메라입니다.

백반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것으로 유명한 이 증상은 비정상적인 멜라닌 결핍과 관련이 있습니다. 멜라닌은 피부의 자외선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색소인데요. 이 카메라가 있으면 백반증 진행 상태와 병변 정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이를 활용하면 내 피부의 자외선 반사율도 확인해서 개개인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자외선에 반응하는 유해물질 확인과 같은 의료 진단, 보안 기술, 군사와 범죄 현장 조사 등 다양한 방면에 적용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생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많은 관심 받아


이번 CES 2019에 국내 대학들은 순수 연구팀 외에 학생기업이나 스타트업 형태로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번이 첫 참여인 대학들도 있었는데요.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세종대는 제스처로 컨트롤이 가능한 드론을 출품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고, 카이스트(KAIST)도 스타트업 5곳과 함께 처음으로 학교 이름을 내걸고 CES에 참여했습니다. 카이스트는 인공지능(AI), 바이오, 정보기술(IT)융합 분야의 혁신기술을 CES에서 공개했죠.

▲한서대가 선보인 고양이 러닝머신 'Little Cat'. 고양이가 안에 올라 움직이면 이동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을 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한서대 사회맞춤형산학협력사업단)
▲한서대가 선보인 고양이 러닝머신 'Little Cat'. 고양이가 안에 올라 움직이면 이동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을 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한서대 사회맞춤형산학협력사업단)

이번이 5번째 CES 참가인 한서대는 6차 산업 바이오 분야와 고양이 러닝머신, 무선 선박 조종시스템 등과 함께 다양한 기술을 전시했습니다.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한 ‘VAVI’ 자전거 내비게이션,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글로벌 생활명품으로 선정한 ‘Enjoyable English Smart Toy’, 비만 동물의 체중조절을 위한 고양이 러닝머신 ‘Little Cat’, 선박 무선조종시스템, 곤충식량 배양기인 ‘CoCoon’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고양이 러닝머신은 'Little Cat' 은 4개 미국 기업과 약 40억 원의 현장 계약을 맺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폼 체커’를 이용하면 별도의 부착장치 없이 근골격계 측정을 할 수 있습니다.(사진 : 충남대 제공)
▲‘폼 체커’를 이용하면 별도의 부착장치 없이 근골격계 측정을 할 수 있습니다.(사진 : 충남대 제공)

CES 현장에서 만난 충남대 학생창업기업인 ‘팀엘리시움’이 CES 2019에서 선보인 기술은 근골격계 측정 종합기기 ‘폼 체커(POM Checker)’입니다. 지금까지의 근골격계 측정은 재래식 기구로 측정하거나 검진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폼 체커는 그냥 기기 앞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검사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폼 체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아무런 장치 없이 맨몸으로 근골격계를 측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무엇인가를 측정하려면 옷을 벗고 각종 기기를 몸에 부착하는 점이 많이 번거로웠는데, 기기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각종 측정이 가능한 것이 신기했습니다.
폼 체커가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사진 내에서 픽셀의 깊이까지 측정 가능한 입체 카메라(3D Depth camera) 덕분입니다. 충남대 팀엘리시움 부스 관계자는 “자동으로 체형을 인식하는 카메라 기술에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어 정확성을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팀엘리시움의 폼 체커가 이미 여러 기관을 통해 검증된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식약청 공식인증기관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으며, 국내 주요 대학 병원에서도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라고 합니다.

▲대학생들과 스타트업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CES 2019
▲대학생들과 스타트업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CES 2019

지금은 거대 글로벌 기업이 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은 모두 실리콘밸리의 조그마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영현대 기자단이 CES 2019에서 만난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스타트업들도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몇 년 뒤에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신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CES 2019가 주목한 우리나라 대학의 학생들과 스타트업들. 영현대가 만난 그들에게는 도전과 열정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집념과 원대한 포부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현대기자단17기 김경준 | 중앙대학교
영현대기자단17기 이형우 | 건국대학교글로컬
영현대기자단17기 장정민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현대기자단17기 조영주 | 한양대학교
영현대기자단17기 최광현 | 한국해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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