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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중국 사이 티벳의 내일

작성일201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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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Tibet

인도 북부 히마짤 쁘라데쉬에는 '맥로드 간즈'라는 이름의 작은 산간 마을이 있다. 불과 14km 떨어진 인도인 마을과는 인종도 문화도 음식도 판이하게 다른 이 마을. 마치 인도가 아닌 다른 나라 같은 느낌을 주는 이 마을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올해로 51주년을 맞는 인도의 티벳 망명 정부가 자리한 티벳인 마을이다. 
 

01 망명 티벳인들이 그리는 본토의 수도 라사의 모습


02 인도 망명 정부 51주년을 기념하는 플래카드


03 티벳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 노블링카의 모습

04 티벳의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마을 맥로드 간즈


05 티벳 문화를 잘 보존하며 살아가는 티벳인들


06 티벳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는 티벳인들


07 티벳의 독립을 염원하는 프리 티벳 마크

 

티벳인의 과거 그리고 현재
맥로드 간즈에는 고국을 떠나 인도에 망명한 티벳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그를 따르는 티벳인들이 그들 고유의 문화를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어떤 이유로 고국을 떠나 먼 인도 땅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게 된 것일까 이야기의 시작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은 티벳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며 자국의 관리와 군대를 주둔시킨다. 이윽고 청은 티벳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안위를 위협하며 본격적으로 야욕을 드러낸다. 이를 계기로 1959년, 달라이 라마와 티벳인들은 인도로 망명하기로 결심한다. 당시 인도 수상이었던 네루는 맥로드 간즈 지역을 달라이 라마와 티벳 난민들을 위해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그 결과 이곳에 티벳 망명 정부가 세워졌다. 이후 달라이 라마와 티벳인들은 독립을 얻기 위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중국 정부의 양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 평화 사상은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고, 이로 인해 달라이 라마는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이 시대의 성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후 세계적 관심이 티벳에 집중되며, 많은 외국인 자원 봉사자들이 맥로드 간즈 지역에서 티벳의 독립 운동을 돕고 있다. 티벳 본토를 여행하다 티벳인들의 슬픈 삶을 목격하고 자원 활동을 결심하게 된 신승훈(38)씨는 현재 맥로드 간즈의 NGO 단체 '록빠(Rogpa)'에서 자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전세계적으로 티벳을 돕는 정치적, 사회적 NGO 단체가 백여 개가 넘는다. 한국에도 록빠 커뮤니티가 있으며 티벳과 그 문제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인도 사이, 외로운 투쟁
하지만 티벳 독립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만 무려 본토에 살고 있는 120만 명의 티벳인이 독립을 부르짖다 목숨을 잃었으며, 불과 2년 전인 2008년에도 민간인을 상대로 학살이 자행됐다. 현재 티벳 본토는 고유의 문화를 잃고 점차 중국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인 딩 샤오한(23, XISU 힌디어 전공)씨는 "나를 비롯한 중국인들은 티벳인이 나와 같은 중국 동포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얼굴 생김새, 복식, 음식 문화의 유사성 또한 우리가 같은 국가임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시다. 실제로 중국 내 티벳 지역에 살고 있는 많은 티벳인들은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티벳에 대한 인도인들의 생각은 호의적이다. 인도인 바라뜨 바르드와즈(34, 가게주인)씨는 "맥로드 간즈를 보기 위해 많은 여행객들이 와서 인근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인도는 그들에게 정착지를 제공하고, 그들은 인도의 경제를 돕기 때문에 인도와 티벳은 상부상조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거세지며 인도에서의 독립 투쟁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 소남 트세싱(35, 노블링카 탕화 전공)씨는 "독립 시위가 진행되면 맥로드 지역 사방 100km 전체가 봉쇄된다.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사람들을 가두는 경우도 빈번해졌다"고 밝혔다.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티벳의 미래
51년이라는 짧지 않은 망명 생활 동안 상황도 변했다. 티벳 본토에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인도인들과 함께 인도인 학교에 다니며 티벳어보다 인도어를 더 잘 구사하는 젊은 세대 또한 등장했다. 그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소위 '위기의 세대'다. 3세대 티벳인 딜상(22, ITFT 졸)씨는 "사실상 티벳은 공식적인 국가가 아니다. 티벳인이라고 신분을 밝혔을 때 티벳이라는 나라는 없다고 부정당할 때마다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강국이고, 만약 자유가 보장된다면 나는 티벳이 중국의 일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어떤 국가에 속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확고한 정체성과 자유"라고 말했다.
한편, 사라져가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들의 문화를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적지 않다. 그 일환으로 티벳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 및 기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티벳 문화학교인 노블링카에 근무 중인 텐진 몬람(24, 노블링카 안내인)씨는 "노블링카는 탕화, 목조 공예, 금속 공예 등 미술을 중심으로 티벳 문화를 교육하고 전문인들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다수의 젊은 티벳인들이 문화를 배우고, 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엄격한 입학시험과 3년에서 최대 6년까지의 강도 높은 교육 과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많은 지원자가 몰린다"고 밝혔다. 또한, "졸업 후 90% 이상의 학생들이 일자리를 얻을 정도로 티벳 예술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것이 티벳 문화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커져가는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 그에 따라 변해가는 인도 정부의 태도,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젊은 티벳인의 대두. 변해가는 시대상과 국제적 상황에 티벳의 독립을 향한 길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그럼에도 달라이 라마와 그를 따르는 티벳인들은 반드시 찾아 올 독립을 굳게 믿는다고 말한다. 고국을 점령하고 그들의 문화를 파괴한 중국을 용서한다는 티벳인들. 그들은 오늘도 먼 타향에서 독립을 위한 촛불을 밝히고 있다.

 

 

[mini interview]

타시 상기 26, 가게 주인

저는 6년 전 2004년 6월에 티벳 본토로부터 인도의 맥로드 간즈 지역으로 도망쳐 왔어요. 중국이 점령한 티벳 본토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이곳으로 와 자유를 찾고 달라이 라마를 알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도망칠 것을 염려해 티벳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해주기를 꺼리기 때문에 오직 불법적인 수단으로만 탈출이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육로를 이용해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 국경을 통과해 인도로 탈출합니다. 하지만 길도 험하고, 많은 중국 군인들이 국경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2008년 티벳 대학살 사태 이후로는 더욱 위험해졌습니다. 저 또한 2번의 실패를 딛고 어렵사리 탈출하게 되었어요.
중국 점령 하의 티벳에는 자유가 없습니다. 종교적, 정치적 자유 등 많은 기본권이 공산 체제 하에 억압받고 있습니다. 특히, 티벳인들이 존경하는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사진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고요. 중국 정부는 티벳을 중국화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때문에 많은 티벳의 사원을 파괴하고, 티벳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달라이 라마를 부정합니다. 또한, 수시로 경찰들이 티벳인들의 집과 상점에 들어와 달라이 라마 사진이나 티벳의 독립에 관한 것을 소지하고 있는지 감시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을 위해 일하는 티벳인들에게는 일반 중국인 3배의 급여를 주며 회유하기도 하지요. 따라서 현재는 많은 티벳인들이 다른 중국인과 다르지 않게 인민복을 입고, 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여기는 티벳인들도 예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고요.
타향인 인도에서의 삶도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며 인도 정부도 예전만큼 티벳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아요. 아직 티벳 정부는 비공식적 망명 정부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국적 없이 살아가야한다는 아픔도 크고요. 그러나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이곳에서는 티벳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숭배하고, 티벳 불교를 믿으며 제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가 있어 행복합니다. 하루 빨리 티벳이 자유를 되찾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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