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중국인들이 KFC를 컨터지 라고 부르는 이유는?

작성일2011.03.27

이미지 갯수image 13

작성자 : 기자단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가지 특이한 버릇이 생겼다. 길을 걸을 때에도, 차를 타고 이동할 때에도 늘 간판을 읽으면서 한자의 뜻을 해석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중국어를 빨리 늘리고 싶은 마음에 억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길을 걸을 때 자연스럽게 눈으로는 한자를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길을 걷다 나는 가끔씩 종이와 팬을 꺼내 간판에 적어진 외국 기업의 중문 네임을 필기한다. 한국에서 만났던 외국기업의 네임과 중국에서 만난 외국기업의 네임은 확실히 달랐다. 그리고 중국에서 만난 외국기업의 이름은 굉장히 색달랐다.

 

외국기업은 한국에서도 자신의 브랜드 네임을 그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외국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했을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중문네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사업등록 시 의무적으로 중문 네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국기업이 중문네임개발에 서두르는 것은 비단 이것 때문만은 아니다.

 

영어와 중국어는 서로 다른 발음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에게는 같은 철자라도 다르게 읽히는 경우가 많다. 초콜릿 브랜드인 ‘KITKAT’을 중국인들에게 보여주면 모두들 다른 발음을 내며 읽기를 힘들어 한다. 표준 중국어에는 [Ki] , [-t] 라는 발음이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기억되어야 하고, 쉽게 부를 수 있어야 할 브랜드의 네임이 이토록 읽는 것 조차 어렵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렇기 때문에 중문네임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영문브랜드 읽는 법을 알려줌과 동시에, 브랜드를 출시할 때 가장 선봉에서 소비자에게 기업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국기업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방법은 원래의 브랜드 네임이 가지고 있는 의미 그대로를 중국어로 옮기는 방법이다.

중국 택시 시장을 장악한 폭스바겐의 중문 이름은 따중’ (뜻:대중)이다. 폭스바겐은 독일어로 국민의 차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뜻을 그대로 전달해 대중의 차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다 

 

2011년 아이폰 판매량 7000만대를 내다보며 중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애플사의 중문 네임 역시도 사과 그대로를 번역한 ‘핑구어’(뜻:사과)이다.

이처럼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름의 뜻을 중국어로 옮기는 방법은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준다. 만약 애플(Apple)이 우리나라에서 사과라는 이름을 가지고 진출했다면사과라는 한글 이름을 가지면 친근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국산 브랜드로 인식 될 가능성이 많다. 외국 브랜드가 가진 프리미엄을 100%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따중’(폭스바겐) 자동차 회사가 국산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중국인들도 많이 있었다.

 

두 번째 방법은 영문 발음과 유사한 한자로 옮기는 것이다. 일본 브랜드인 SONY는 원음 소니와 같은 소리가 나도록 索尼(=SUO, =NI)’로 유사한 소리를 가진 한자를 채택해 음역그대로를 옮겼다. AUDI역시도 원음 아우디‘奧’(奧=AO,=DI)로 옮겼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 회사들이 브랜드 이름을 소리 나는 대로 옮긴 것과 같은 경우이다. 외국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지만 역시나 단점이 존재한다. 앞 서 말한 것과 같이 중국어와 영어 또는 한국어의 발음구조가 다른 것이 문제이다. 중국어에는 ‘ Be, Fe, Fi, Gi, Ki, Do, To, Go, Ko ’ 의 발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외국 브랜드 네임 중 이러한 음절이 들어있다면 유사한 중국어를 찾을 수 없다.

 

 

다음은 앞서 말한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과 매출액을 자랑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스타벅스를 중국인들은 어떻게 부르고 있을까 바로 싱바커(=XING,=BA,=KE) 이다. (=XING)은 중국어로 별이다. 스타벅스의 스타(Star)를 의역한 것이다. 그리고 바커는 벅스(Bucks)의 소리를 음역한 것이다. 만약 소리 그대로를 옮겼으면 斯塔巴克斯’ ‘스타바커스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것이다. 너무 길고, 읽기 어려운 이름 대신 스타벅스는 의역과 음역을 동시에 사용하여 싱바커라는 이름으로 외국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살리면서도 친근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번에 소개할 방법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네이밍을 넘어서 마케팅 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 네임 자체 만으로 어떻게 마케팅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중국 대형마트의 중문네임을 살펴보자.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영문 발음과 유사한 한자로 옮긴 ‘워얼마(WOERMA)이다. 까르푸의 중문 네임은 지아러푸(=JIA,樂=LE즐거움,=FU)이다. 월마트는 외국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월마트의 발음 그대로를 중국어로 음역했다면, 까르푸는 가정에 기쁨과 복을 가져다 준다라는 뜻을 브랜드 네임 속에 담아 기업이미지를 제고하였다.

 

 

 

비교적 중국 진출이 늦었던 이마트는 중국 소비자들이 마트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이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이용한 전략적 네이밍을 시도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마트의 중문네임은 이마이더(=YI,買=MAI,=DE),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라는 기업의 컨셉까지도 이름속에 부여하였다.

 

 

 

 

코카콜라(Coca-Cola)의 중문네임은 커코우커러(=KE,口=KO,=KE,樂=LE) 이다. ‘可口=맛있고’,可樂=즐겁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커코우커러를 한번 소리 내어 읽어보라, 코카콜라(Coca-Cola)와 비슷한 발음을 내는 동시에 영문네임에는 없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에서는 그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고 소리로만 전해지는 코카콜라가 중국인들에게는 맛있고 즐거운 콜라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의 경쟁상대인 펩시콜라의 중문 네임 역시도 흥미롭다.  바이스크어러 (=BAI,=SHI,=KE,樂=LE)가 바로 펩시콜라의 중문네임이다. 모든일이 잘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뜻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발음 역시도 유사하다이와같이 지어진 중문 네임을 보면 마치 마술을 보는 것처럼 재미나다.

 

 

 

 

KFC의 중국 네임 역시도 매우 재미있다. KFC(켄터키치킨)의 중국네임은 컨더지(=KEN,=DE,=JI)이다. 덕을 기본으로 (장사)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원음 켄터키와 발음도 유사하다. 특히 컨더지의 마지막 글자인 ()’ 가 닭을 뜻하는 ‘지(鷄)’와 발음이 같아 닭을 파는 곳으로 인식하는데도 용이하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고` 중문네임은 사람들에게 잘 지어진 중문네임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르어가오(樂=le,=gao)해석하면 한껏 고양된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영문 네임과 흡사한 발음이면서 동시에 영문이름에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영문으로 LEGO가 적어진 선물을 받은 아이는 이 물건이 무엇인지는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문네임인 “樂高(한껏 고양된 즐거움)가 적어진 선물을 받은 아이는 이름만 보고도,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즐겁게 해줄 물건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문네임이 가진 힘이다.

 

 

 

중국대륙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된 중문네임을 개발하는 일은 필수이다. 소비자와 가장 먼저 만나는 것도 네임이고 소비자의 머릿속에 끝까지 남는 것도 네임이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으로 인해 중문네임은 소비자들과의 소통 및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중요성은 나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내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 된 사실이다. 처음 중국으로 유학을 왔을 때의 일이다. 반 친구들에게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는데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대부분 나를 제외한 한국 친구들은 각자 자신의 한자에 맞는 중국어 발음으로 자신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이름이 정()()이라면 중국이름은 Zheng En(=ZHENG,=EN)이 된다. 하지만 나는 한자가 없는 순 한글 이름이라 ‘Go Eun’이라는 한국어 발음 그대로를 영문으로 적어 친구들에게 소개하였다. 나는 곧바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어에는 ‘Go’라는 음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은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며 불편해 했다. 나는 중국친구들과 더욱 친해지기 위해서는 중국이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내 이름을 (gao)(en)이라고 다시 소개했다. 물론 내 이름이 본래 가진 뜻은 ‘(高恩) 높고 큰 은혜는 아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나와 알고 지내는 모든 친구들은 나의 이름을 까오은이라고 기억할 것이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