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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지하철 탔어! - 멕시코에서 지하철타기

작성일201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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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나 지금 지하철 탔어! - 멕시코에서 지하철타기

 

 

 

 소매치기, 강도, 집단구타, 성추행, 총기난사 등 각종 범죄의 온상, 위험 그 자체로 여겨져 오리지널 멕시칸마저도 탈까 말까 꺼리는 멕시코 지하철! 안전이 제일이라지만 유학생 주제에 안전만을 운운하며 매번 택시만 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 여기서 쭉 살건 데 지하철을 한번도 안 타보는 것도 그렇고… …. 이래저래 용기를 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다.

  

 

 서울특별시의 5배 이상,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멕시코 시티. 어마어마하게 큰 만큼이나 도시 내부를 지나다니는 지하철 노선 또한 어마어마하게 많다.

 1960년대에 처음 만들어져 지속적으로 증설되고 있는 멕시코의 지하철은 한국의 지하철의 모델이 되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지하철이나 타고 내리는 것이 정해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멕시코의 지하철과 한국의 지하철은 여러 면에서 매우 닮았다

 

 

 

10개 노선, 131개 역.

1호선(자주) Sevilla, Insurgente역에서 내리면 한국인 밀집지역인 ‘Zona Rosa’와 가깝다.

2호선(맑은 파랑) Bellas Artes~Zocalo역 부근은 멕시코 구시가지 지역으로 이 곳에서 내리면 대통령궁과 유럽풍의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의 안전은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외국인이 자주 타는 1, 2, 3호선을 제외하고는 타는 것을 되도록 피하거나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1회용 교통카드가 나오기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했던 종이표이다. 멕시코에도 충천해 쓰는 교통카드가 있지만 매표소에서 종이표를 사서 쓰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 장에 3페소(한화 약 300).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 지하철 요금이 가장 싼 국가로 추가 요금 없이 3페소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아무래도 지하철의 싼 맛이 나를 위험하디 위험하다는 멕시코의 지하철로 인도한 듯 싶다.ㅋㅋ

한국과 달리 멕시코의 종이표는 지하철을 타러 들어감과 동시에 반환되지 않는다. 반환되는 구멍 없다. 찾으려고, 빼내려고 애쓰지 말자. 안 나온다.

 

 

 

 멕시코의 지하철 내부 - 여성, 노약자, 유아를 동반한 승객만을 위한 칸

 

 멕시코의 지하철 내부는 대략 이렇다. 우리나라처럼 의자가 한 줄로 주욱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ㄱ, ㄴ모양으로 서로 마주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멕시코의 지하철은 냉방, 통풍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창문을 열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멕시코의 지하철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림 노선도 

 

  새로운 것 발견! 벽면에 그려진 그림으로 된 노선도! 처음엔 마냥 귀엽기만 했던 그림 노선도에는 슬픈 사연이... ....

 멕시코는 전 국민의 10% 이상이 글을 읽지 못할 정도로 문맹률이 높다. 글자만 있는 노선도를 보고는 여기가 어딘지, 내가 갈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이들을 위해 멕시코 지하철의 모든 칸에는 그림으로 된 노선도가 배치되어 있다. 글씨보다 그림이 더 큰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린다. 이는 스페인어에 문맹인 외국인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멕시코의 지하철에도 잡상인은 있다. 껌이나 사탕 등 주전부리부터 휴지, 물티슈, 수첩, 사인펜, 심지어는 오디오나 소형TV를 몸에 장착하고 나타나 음악 CD DVD를 팔기도 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예술인들도 많다. 이들은 지하철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번다.

 멕시코 지하철에서 만난 가장 인상 깊었던 잡상인은! 스티커를 파는 아이였다. 생글생글 너무나 순진한 표정으로 내 무릎 위에 스티커를 살포시 얹어놓고 간 아이… …. 그 아이도 귀엽고 하트 모양 스티커에 적힌 ‘Me amo.(나는 나를 사랑한다.)’라는 문구도 마음에 들어 무언가에 홀렸는지 선물이라는 생각에 덥썩 문 내가 멍청했다. 그 스티커는 판매용으로 그 날 나는 지하철요금보다 비싼 돈을 그 스티커 사는 데에 썼다….^^ 누군가 무릎 위에 무언 가를 올려놓고 간다면 건들지도 말자.

 

 

지하철 타고 5개월 째

 ‘나 어떡해 타본 적 있는 것처럼 태연하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내려야지.’ 이렇게 갖은 걱정을 하며 여기 저기 눈치를 보며 다녔던 것이 무색할 만큼 멕시코의 지하철은 안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점점 익숙해졌다. 내가 누가 봐도 동양인처럼 생긴지라 나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기 보다는 모든 멕시칸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여긴 위험하다며 직접 안내 해 주고… ….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이상한 점 발견! 멕시코에서 백인은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

 

 

 멕시코의 지하철 안에서 백인은 볼 수가 없었다.

 왜 보통 멕시코 하면 까무잡잡한 피부의 인디언(모레노)이 떠오르는 사람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멕시코에는 백인와 유색인이 거의 50:50의 비율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이는 멕시코 역사와 맞물려 스페인 정복기 이후 유럽계 인종과 유럽계 혼혈인종, 인디언계 인종과 인디언계 혼혈인종이 섞여 수 많은 세월이 지난 끝에 이뤄진 것이다. 멕시코에서 피부의 색깔은 경제적, 사회적 지위와 겹쳐 지배를 하던 백인계층은 대대로 더 잘 살고 대접을 받고 지배를 받던 인디언계층은 여전히 질 낮은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익부 빈익빈이 21세기에도 지속되는 것이다. 실제로 백인에 가까운 피부 색깔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 이유 없이 칭송 받기도 하며 백인으로 태어나는 것은 치트키(치트(cheat)는 ‘속이다’라는 뜻으로, 컴퓨터 게임에서 ‘치트키’란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키 또는 속임수를 의미하며 치트키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우월한 조건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를 쓰고 태어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잘 사는 백인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그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모레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수 밖에… ….

 

 

 

 나는 앞으로도 지하철을 계속 탈 것 같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지하철을 탈 때는 살짝 긴장이 되긴 한다만 편하고 싸고^^ 게다가 아직 나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보다는 친절을 베푸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과는 별개로 멕시코에서 지하철이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이 곳에서 마저 인종차별과 빈부격차가 외국인인 내 눈에까지 보인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멕시코에서 지하철 타기!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서 기다렸다 타세요! 참 쉽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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