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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작성일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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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어느 순간부터 커피는 우리 일상의 필수품이 되었다. 아침을 맞이하고 기분 좋은 수다를 나눌 때, 그리고 사랑을 시작할 때 늘 함께하는 커피. 수많은 카페가 거리를 점령했고, 이제는 달콤한 노래 가사에도 커피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곤 한다.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는 커피가 나라를 상징한다. 우리나라에선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복잡한 남자의 심리를 표현한 노래가 많은 공감을 얻었지만, 콜롬비아의 작사가들은 이런 애절한 가사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콜롬비아에는 싸구려 커피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하듯 콜롬비아는 세계 최고의 커피를 자랑한다. 물론,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인도네시아의 코피루왁(Kopi Luwak) 등의 고급 커피를 최고로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 커피가 진짜 최고인 이유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브라질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최고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량이 적었다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콜롬비아 커피의 대부분은 안데스 산맥 줄기를 따라 생산되고 있다. 해발 1500m 이상의 고도와 온화한 기후, 그리고 적당한 강수량은 최고의 커피를 합작한다. 이런 완벽한 재배 조건 덕분에 5년에 한 번씩 가지를 잘라주기만 하면, 일년에 커피를 두 번이나 수확할 수 있다.

 

  콜롬비아 곳곳에서 커피가 생산되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마니살레스(Manizales)라는 조그만 도시이다. 마니살레스는 올해 열린 U-20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스페인의 16강 경기가 펼쳐진 곳인데, 우리나라와 경기를 앞둔 스페인 대표팀이 커피 농장을 둘러보기도 해 화제가 되었다.

 

  커피 나무로 가득한 산줄기에 위치한 농장들을 보고 있으면, 까페떼로(cafetero : 커피를 수확하는 사람)들이 잘 익은 열매를 하나하나 손으로 수확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커피가 자신의 손으로 시작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급여도 좋은 편이라 결코 나쁜 커피가 생산될 수 없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까페떼로의 손에 의해 수확된 커피콩들은 콜롬비아만의 방식으로 가공된다. 몇몇 나라에서는 재배조차 어려운 아라비카(Arabica) 품종이지만, 애석하게도 많은 커피콩들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정부의 철저한 관리로 스크린 사이즈(Screen Size, 1스크린 : 0.4mm) 13 이하로는 수출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가끔 콜롬비아 사람들은 좋은 커피는 다 외국으로 간다며 농담삼아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스크린 사이즈 14~16은 엑셀소(Excelso)라고 불리는데, 일반적으로 수출되는 품질 좋은 커피이다. 최상품은 스크린 사이즈 17을 가공하는 것인데, 이 커피콩이 수세식 정제를 거치면 그 유명한 '콜롬비아 수프레모(Supuremo)'가 된다.

 

  가공 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콜롬비아는 최고의 커피를 위해 수세식 정제를 고집한다. 먼저 커피콩의 껍질과 남아있는 점액을 모두 제거하고,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그 다음, 안데스 산맥의 좋은 물에 담근 후 건조와 발효 과정을 거친다. 신맛, 단맛, 쓴맛이 잘 어울러진 커피는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여행 준비를 끝내는 것이다.

 

 

 

  우리가 김치맛을 제대로 알듯, 콜롬비아인들 역시 커피가 일상이며, 커피향의 여유를 즐긴다. 수많은 카페가 거리를 점령하는 우리나라처럼, 콜롬비아 역시 길을 가다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카페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계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과 같은 대형 커피 체인점을 콜롬비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세계적인 대형 커피 체인점이 콜롬비아의 커피를 사용하거나 이름을 딴 제품을 전세계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콜롬비아 시장 진출에 실패하거나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이유는 '후안 발데스 카페(Juan Valdez Cafe)'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쇼핑몰이나 번화가를 둘러봐도 눈에 띄는 건 '후안 발데스 카페' 밖에 없다. 콜롬비아의 커피 체인 '오마(Oma)'나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만 가끔 눈에 띌 뿐이다.

 

  그래도 이런 세계화 시대에 어떻게 후안 발데스가 콜롬비아에서 독보적인 힘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마치 우리가 기무치를 김치로 인정하지 않듯, 후안 발데스는 콜롬비아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후안 발데스는 공정 무역을 실천하는 몇 안되는 세계적 커피 회사 중 하나로 콜롬비아 최상의 커피를 생산하는 농가에 타당한 수익을 보장한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들이 설립한 FNC(Federacion Nacional de cafeteros)를 통해 투명하고 깨끗한 커피가 후안 발데스로 공급된다. 후안 발데스는 소비자들에게 역시 최상의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후안 발데스는 1959년에 만들어진 상당히 역사적인 기업이다. 장수하는 기업답게 콜롬비아에서 후안 발데스를 세상에 알린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당나귀와 함께 있는 콧수염난 커피 농가의 농부가 후안 발데스의 케릭터이자 로고인데, 이 케릭터와 닮은 사람을 실존하는 후안 발데스로 선정한 것이다.

 

  이렇게 뽑힌 후안 발데스는 세계를 돌며 콜롬비아 커피를 홍보했다. 진짜 콜롬비아 커피 농가 농부의 모습을 하고 당나귀를 한 손에 잡고 세계를 돌곤 했다. 세상을 떠난 후안 발데스는 새로운 인물로 대체되었고, 얼마 전 은퇴한 후안 발데스 역시 새로운 후안 발데스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미국 같은 대형 시장에서도 후안 발데스의 커피는 슈퍼마켓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현재 후안 발데스는 스페인이나 칠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같은 주변 국가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조만간 세계적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외신의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이미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있어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후안 발데스의 커피를 거리나 가정에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최상의 품질과 공정한 기업이 가져다주는 향긋한 커피향의 발전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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