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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밤을 빛과 노래로 밝히는 스웨덴의 루시아의 날

작성일20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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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창공에 빛난 물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루치아.” 아마도 다들 번쯤은 노래,  산타루치아 들어 적이 있으실 겁니다. 스웨덴에서 12 13일은 루시아의 (Luciadagen) 루시아 행렬이 부르는 루시아 노래들을 듣고 사프란을 넣은 빵을 먹으며 성녀 루시아를 기린답니다필자는 올해의 루시아를 대햑 향우회인 네이션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네이션 합창단의 루시아 노래를 들으며 보냈습니다. 스웨덴의 길고 어두운 밤을 빛과 아름다운 노래로 환하게 밝히는 루시아의 날을 소개합니다.

 

루시아 행렬- 흰색과 붉은색, 촛불 그리고 별

루시아 행렬(luciataag, 루시아토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흰 옷을 입고 허리에 빨간 띠를 두릅니다. 루시아 행렬은 머리에 촛불관을 쓴 루시아, 손에 촛불을 들고 머리에 반짝이는 관을 두른 소녀들, 그리고 고깔 모자를 쓰고 별이 달린 막대를 든 소년들로 구성됩니다. 스웨덴에서 초/중등 학교 시절에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루시아 행렬에 참여한다고 하네요. 물론 루시아 행렬이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랍니다. 교회에서도 볼 수 있고, 여러 공공 장소에서 이 행사가 이뤄집니다.

 

루시아의 날의 기원

12 13일은 옛 달력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이날은 가톨릭의 성녀 루시아의 명명일로, 루시아라는 이름은 빛을 뜻하는 라틴어 lux에서 기원합니다. 루시아의 날은 처음에 무엇보다도 남자들의 축제일 이였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은 루시아의 날에 끝나야 했고, 이를 접대와 술로 축하했다고 합니다. 1760년대부터 스웨덴 서쪽 지방의 영주의 대저택들로부터 당시 그림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흰 옷을 입은 여인들에 대한 산발적인 묘사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오늘날 사람들이 루시아를 아는 것과 비슷하게 한 루시아가 있는 전통이 발전하게 시작했는데, 그 후 루시아를 기리는 것이 스웨덴의 서쪽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까지 퍼지게 됩니다. 1920년대에 스톡홀름의 한 신문이 누가 스톡홀름의 루시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대회를 시작했고, 그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루시아의 날을 축하하는  것이 온 나라에 빠르게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둠을 두려워 말라, 어둠 속에 빛이 쉬고 있으니

네이션에는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많은 학생들이 와서 티타임을 가지며 루시아 행렬의 노래 듣기를 기다렸습니다. 심지어 자리가 모자라 많은 사람들이 서 있어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환한 촛불관을 쓴 루시아를 선두로 루시아 행렬이 산타루치아를 부르며 등장했습니다. 떠들썩하던 실내는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아침 8시가 넘어서야 밝아지는 스웨덴의 겨울은 오후 3시만 되어도 어두워져, 이미 오후 4시면 캄캄한 하늘에 환한 달이 뜹니다. 이런 길고 어두운 겨울 밤, 테이블 마다 촛불이 켜진 조용한 실내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루시아 노래들을 듣자 마음이 숙연해져 옵니다. 한 노래의 가사가 맘 속으로 들어옵니다. ”어둠을 두려워 말라. 어둠 속에 빛이 쉬고 있으니-” 루시아 행렬은 여러 곡의 루시아 노래를 부른 뒤 다시 산타루치아를 부르며 퇴장했습니다.

 

루시아의 날에 먹는 빵, 루세카트(lussekatt)  

루시아의 날에는 루세카트(lussekatt) 혹은 루세불레(lussebulle)라고 하는 사프란이 들어가 노란 색을 띠는 빵을 먹습니다. 빵은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오히려 평범해서 자꾸 먹어도 질리지 않는 듯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노란 색이 식욕을 당기기도 하고요. 루세카트 외에도 스웨덴에서 주로 겨울에 많이 먹는 것으로 얇은 생강쿠키 페파르카카(pepparkaka)가 있습니다. 이날 필자가 주문했던 세트메뉴에는 루세카트와 페파르카카 외에 크낵(knaeck)도 들어 있었는데 이것은 시럽, 설탕, 크림으로 만든 캬라멜로 보통 크리스마스에 먹는 군것질 거리입니다. 겨울에 빠질 수 없는 음료로는 뜨거운 와인 글뢰그(gloegg)가 있는데 와인에 아몬드와 건포도를 넣어 마십니다.

 

11월 초부터 이미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거리를 밝힌 전구들과 첫 강림절을 기점으로 집집마다 창가에 밝힌 전등들로 도시는 밤에도 반짝이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느라 분주합니다. 이런 도시의 들뜬 분위기와는 반대로 부족한 일조량에 신체리듬이 무너지면서 힘들어하던 필자는 아름다운 루시아 노래에 지친 몸과 맘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이니까요. 어둠 속에 쉬고 있는 빛, 길고 어두운 겨울 뒤에 찾아와 더욱 더 반가울 따사로운 봄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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