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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미러가 옵션이라구? 인도의 교통문화를 이해하라

작성일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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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을 빼놓는 인도의 혼(Horn)

 

 

첸나이 국제공항에서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요란한 자동차 경적소리가 우릴 맞았다. (Horn)은 어디서 울리는지도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깜짝 놀랐다. ‘이곳이 바로 인도다.’ ‘인도로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를 반기는 소리일까. ‘이렇게까지 환호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면 무슨 축제라도 열린 것일까. 공항을 벗어나 도로에 나오고서야 이전에 했던 생각들이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알았다.

 

혼의 울림에 밀려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정도였다. 인도에 있던 기간 동안 잠시도 귀는 쉴 수 없었다. 1년 동안 우리나라 길에서 들을 경적소리를 몇 분도 안 되어 다 들은 것 같았다.

 

 

귀를 기울여 들어보았다. 기본적으로 버스, 트럭, 자가용, 릭샤 등 운송수단마다 혼의 소리가 달랐다. 자가용이라 하더라도 제각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들어왔던 소리는 물론이고, 고양이의 신경이 날카로울 때 내는 소리처럼 몹시 예민한 소리, 멜로디를 듣는 듯한 소리도 들었다. 실제로 자동차마다 기본적으로 조금씩은 클락션 소리가 다르고 개인적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브레이크 없이는 운전을 해도 혼 없인 운전을 못한다.’란 말이 생겨났을까.

 

 

 

 

 

 

사이드미러쯤은 옵션이지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무심결에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는 사람을 보았다. ‘사이드미러도 안 펴고 운전을 하는 걸 보니 저 분은 초보인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아예 사이드미러 자체가 없는 차가 지나갔다. 이어서 사이드미러 유리가 깨져 없는 차들, 아예 부서진 차들이 지나갔다. ‘뭐지. 이곳은.’

 

사이드미러가 차를 살 때 옵션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물론 기본적으로 부착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도로에는 사이드미러 없이 운전하는 차들이 많았다. 양쪽 다 없는 경우도 있고, 운전석에만 위태롭게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인도인들에게 물어보니 이런 대답을 들었다. “사이드미러를 옵션으로 다는 값보다 하인을 태우고 옆을 보라고 하는 편이 훨씬 싸요.” “곁눈질을 하면 부정을 탄다는 내용의 미신이 있어요. 그래서 그러는 걸 거예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인도의 교통문화를 이해하라

 

최근 계획적으로 새로 만든 도로 말고는 인도 대부분의 도로에는 차선이 없다. 횡단보도가 없는 것은 고사하고 신호등조차도 없다. 중앙선은 형식적인 선에 가깝다. 방향을 바꿀 때 미리 전조등으로 신호를 주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유턴을 한다. 게다가 도로는 좁고, 울퉁불퉁하여 속도를 내기 힘들다. 자전거, 릭샤, 오토바이, 자가용, 택시, 버스, 트럭 등 바퀴가 있는 것이면 모두 굴러다니고 있기도 하다. 도로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정신이 없다. 아수라장이다. 차는 거의 몇 센티미터의 간격만 두고 달린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이드미러는 있어도 쉽게 파손된다. 그래서 인도인들 사이에서 사이드미러가 오히려 운전자들이 운전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퍼진 것이다.

 

 

사이드미러가 없다는 점과 클락션이 지나치게 크게 울린다는 점. 언뜻 보면 이 둘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대신 클락션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다. 너도나도 혼을 울리다 보니 조금 더 큰 소리를 내려 하고, 결국 개인적으로 클락션을 바꾸기까지 하는 것이다.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정신없는 도로. 인도인들에게 사이드미러는 도로의 공간만 차지하는 불필요한 것.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되고, 관리만 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대신 이들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혼란스러운 도로에서 가장 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클락션에 비중을 두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인도인들을 이해하라.

 

 

하지만 무질서하게만 보이는 인도의 도로에도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 양보운전, 보호운전이 그것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차의 행렬에 다른 차가 끼는 것은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씩 양보하며 길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신호등 하나 없는 5차선 도로에서도 차들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겉으로는 혼잡해보여서 어떻게 이곳에서 운전을 하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들만의 방법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인도인들의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국민성도 이와 같은 도로문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조금은 답답하리만큼 느긋한 그들의 삶. 신과 함께하는 이상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여유와 긍정적인 생각. 주문한 음식이 몇 시간이 걸려도 태연히 기다린다. 우리나라의 여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운 곳에서 에어컨 없이도 지금 이 순간이 축복이라며 믿고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독특한 이곳만의 문화가 만들어 졌는지 모른다.

 

앞으로 세계 3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인도.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10여명이 조금 넘는다는 사실은 그만큼 앞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도로를 달리는 차는 더욱 늘어날 텐데 인도인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일까. 인도 특유의 문화가 녹아있는 도로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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