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하얼빈의 겨울은 정말 그렇게 많이 추울까?

작성일2012.01.22

이미지 갯수image 12

작성자 : 기자단

 

  이미 하얼빈이라는 도시는 한국 사람들에게 그렇게 낯선 도시는 아닐 것이다. 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곳, 세계적인 겨울 축제인 빙등제가 열리는 곳, 동북 3성의 일부 등 다양한 키워드로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겨울이 너무 너무 추운 곳이다. 정확하게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부터 내 머리 속엔 하얼빈 = 추운 곳 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그건 나 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하얼빈으로 유학을 간다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하나같이 거기 엄청 추운 데 아니야라고 말했던 걸 보니 말이다.

 

 

 

 

 

 

  일단, 하얼빈의 겨울은 춥기도 춥지만 매우 길다. 보통 10월 중순에서 말이면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점점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고, 12, 1, 2월 이렇게 세 달 동안 극한의 추위에 다다른다. 3월이 되면 날이 조금씩 풀려 길 위에 얼어있는 얼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추워서 패딩을 입고 다녀야 하고, 4월에도 집 밖을 나설 때마다 어우, 추워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곤 한다.

 

 

  위의 날씨자료는 작년 11월 내가 직접 캡쳐 해놓은 것이다. 사진의 하단부에 적혀 있듯이 11 21일의 날씨인데, 그 기온은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날씨이다. 12월이 되고, 1월이 되면 날이 점점 더 추워져서 낮에도 영하 20도 정도이고, 밤이 되면 영하 40도에 육박하기도 한다. 한 번은 밤에 온도가 영하 37도까지 내려간 걸 보았는데, 나 역시 내가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하얼빈에도 여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8월과 1월에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 1년 내내 겨울일 것 만 하얼빈도 여름이 있고,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다니기도 한다. 겨울엔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가지만 또 여름엔 영상 30도까지 올라가는 곳이 바로 하얼빈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입이 떡 벌어지는 기온에 대해 얘기하면 다들 묻곤 한다. 그런 데서 어떻게 살아라고 말이다. 물론 춥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콧속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고, 내복도 두겹세겹 입고, 양말도 두겹세겹 신어야 하고, 추워서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 다니면 내 입김이 목도리에 부딪혀 목도리에 얼음결정이 생기고, 속눈썹에도 얼음결정이 생기곤 한다. 이렇게 너무너무 춥지만, 생각보다 견딜 만 하다. 다행스럽게도 하얼빈은 습도가 낮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만큼 춥진 않다. 견딜 만하다. (그렇지만 가끔씩 바람이 불 때면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이마가 찢어질 것만 같이 차갑다.)

 

 

 

 

 

 

  남다른 기온만큼 겨울의 모습도 남다르다! 하얼빈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의 모습을 살펴보자.

 

  하얼빈에서는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저렇게 길거리에 내놓고 판다. 굳이 냉동고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바깥 날씨가 냉동고보다 춥기 때문에 굳이 전기 들여가면서 냉동고를 가동시킬 이유가 없다. 저렇게 바깥에 놔둬도 저 아이스크림들은 꽁꽁 얼어있다. 바꿔말하면 하얼빈 자체가 거대한 냉동고이고, 사람들이 그 냉동고 안에서 생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건 빙등제에 놀러가서 찍은사진 그렇지 않다! 그냥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얼음의 도시 하얼빈 답게 겨울이 되면 하얼빈 곳곳에 이렇게 얼음으로 크고 작은 장식을 해놓는다.

 

 

  이건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하얼빈은 버스 안에서 히터를 틀어주지 않는다. (여름에도 역시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 안과 밖의 기온 차이 때문에 버스 창문에는 이렇게 서리가 낀다. 12월 쯤부터 끼기 시작한 서리는 이듬해 2월까지 녹을 새 없이 쭉 껴있다. 밖을 내다볼 수가 없다. 아마 처음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밖을 볼 수 없어 꽤나 불편할 것이다.

 

 

  이건 학교 안에 있는 스케이트 장이다. 하지만 1년 내내 스케이트장은 아니다. 원래는 그냥 평범한 운동장인데, 겨울이 되면 운동장에 물을 부어 얼려 이렇게 스케이트 장으로 만들어 근처 주민들,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스케이트를 빌려 주기도 하는데 대여료는 시간제한 없이 5위안(한화 900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내가 살던 집에서 찍은 하얼빈의 야경이다. 이렇게 어둑어둑하지만 사실 이 사진을 찍은 시각은 오후 4시 반 정도이다. 하얼빈의 겨울은 밤도 빨리 온다. 4시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해서 5시면 캄캄해 진다. 처음에는 너무 적응이 안됐고, 시간 체계에 혼란이 오는 것 같았다. 아홉시쯤 된줄 알고 시계를 보면 여섯시 밖에 되지 않아 가끔 뭔가 시간을 번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이상으로 하얼빈의 겨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너무나도 춥지만, 그 추움 안에 상쾌함이 느껴지는 하얼빈. 너무 추워서 아무 것도 없이 삭막하고 메마른 도시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추위 속에서 나름의 개성을 찾고 독특한 문화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그렇기에 하얼빈은 추워서 멋진 도시가 아닐까 싶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