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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음료수 캔은 초록점 표기가 중요하다?

작성일20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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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음식은 문화를 반영한다. 인도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는것은 바로 인도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얼마 전 '손으로 먹는 인도의 음식문화' 기사를 쓰면서 음식에 담겨있는 수많은 문화적 함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다. 인도의 음료수 캔에서 발견한 인도인들의 종교적 숨결. 이 작은 캔에서 '채식주의'라는 놀라운 귀결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인도의 채식주의, 음식과 종교의 소통

 

인도인들의 식습관은 매우 특이하다. 이러한 식습관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다.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은 종교적인 의식과 많은 관계가 있다. 즉 인도인들의 삶에서 종교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종교가 식습관에서 영향을 준 예로 손으로 먹는 풍습 외에도 인도만의 독특한 것이 있다. 바로 채식주의이다. 인도의 많은 인구가 힌두교를 믿고또 이슬람 교를 믿는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 서로 다른 두 종교의 영향으로 인도는 채식주의’를 중시하게 되었다.

힌두교는 다양한 동물들을 신으로 숭배한다. 돼지, , 닭 등 많은 동물들이 직접 신으로 여겨지고 보호받는다. 따라서 힌두교인들에게 육식은 신을 먹는 행위, , 신앙에 반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오랜 전통 때문에 힌두교인들은 채식주의자들이 매우 많다. 신앙심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실천한다.

이슬람교는 힌두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채식주의자들이 많다. 이슬람 교리상 육식은 불결한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슬람 교도들은 대부분 고기를 먹지 않는다. 소와 돼지고기, 닭고기를 거의 먹지 않으며, 심지어는 생선도 먹지 않는다. 무슬림들도 신앙심을 지키기 위해 채식으로 삶을 영위한다.

이런 두 종교의 풍습이 묘하게 겹쳐, 인도인들은 채식주의가 늘 습관화 되어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Are you Vegetarian”이라고 먼저 묻는다. 이렇게 인도와 채식은 떼어 놓을 수 없는 문화적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도에서 채식주의 식당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길가에 있는 음식점 중 한 두 집 건너 채식 음식점이 있다. 한두 집 건너 채식 식당이 있다. 채식 식당은 Veg-Restaurant 라고 쓰여있다.

 


길가에서 종종 보이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당. 인도는 채식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음료수 캔에 나타난 채식주의

 

하지만 인도에서 채식주의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음료수 캔을 사서 먹으면 된다.

당황스럽게 무슨 음료수 캔 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인도에서 파는 음료수 캔에는 채식주의에 대한 깊은 배려가 들어가있다. 음료수 캔을 자세히 살펴보자. 초록색 동그란 점이 보일 것이다.

 


음료수 캔에 보면  동그란 초록색 표시가 있다.

 

이 초록색 동그란 점이 무엇일까 눈치가 빠른 사람은 보자마자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채식을 나타내는 표시이다. 음료수가 육식이 있을까 구멍가게에서 조차 육식표시가 된 음료수 캔을 보지 못했다. 동물성 단백질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육식의 음료수가 거의 없는데, 이렇게 채식을 따로 표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지만 인도인들의 생활에서 채식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할때, 모든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는 인도인들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음료수에 표기된 동그란 점은 지금 마시는 음료수가 '채식'임을 알려주는 것 뿐만 아니라, 마시는 사람의 심리적 안정감을 나타내 주고 있다. 목구멍으로 들어가도 된다는 문화적 신호등인 것이다.

신호등에서 파란색이 '전진'을 나타내면, 빨간색은 '정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육식은 빨간색점으로 나타낸다. 빨간색 점이 있다는 것은 해당 음료수 안에 동물성 단백질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종의 경고 표시도 의미한다. 힌두 교도와 이슬람 교도들의 공통 풍습 때문에 인도의 음료수 캔들은 늘 채식과 육식의 신호등을 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표기는 과연 음료수에만 국한 된 것일까

채식, 육식 표시는 식당에 가서도 늘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음식이 육식이면 붉은 색 표시, 해당 음식이 채식이면 초록 색 표시가 있다. 사진에서 보는 음식은 생선 요리인데, 인도에서는 생선 요리도 육식으로 표시한다.

 


식당에서 육식을 알리기 위해서 빨간 점으로 '육식'이 표시 되어 있다.

 

전세계 표준 메뉴를 선사하는 맥도날드도 예외란 없다

 

심지어는 전 세계인들이 애용하는 맥도날드도 채식주의 자들을 배려한다. 기본적으로 인도의 맥도날드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일체 쓰질 않는다. 모든 햄버거 메뉴는 닭고기다. 그리고 모든 음식에도 초록 색, 빨간 색 표시가 있다.

 


맥도날드는 치킨버거만 판매한다. 치킨 버거에도 마찬가지로 빨간색 표시가 있다.

맥도날드, 식당, 음료수 그리고 채식 식당까지. 인도인들의 삶에는 채식주의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 모습은 초록, 빨간 색의 작은 표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채식주의에 대한 종교적, 문화적 풍습 때문에 인도인들의 채식주의가 거대하고, 뭔가 지켜져야만 하는 엄청난 제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세계 만국 공통의 메뉴를 가지고 있는 맥도날드 조차 인도의 문화를 이해하고 채식주의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메뉴를 바꾸고 육/채식 표시를 꼼꼼히 표시해 놓았다. 전 세계 표준을 내세우는 맥도날드도 인간의 종교적 신념을 고려하여 메뉴를 개발해야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신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작은 음식에서도 실천하는 채식

 

채식주의를 이해하는 법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간단한 곳에 있다.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시키면 으레 나오는 토마토 케찹. 토마토 케찹이 대수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종교적 삶을 중시하는 인도인들에겐 일회용 작은 케찹 봉지조차 한번 더 살펴 보아야 할 존재다.

 


작은 케찹 봉지도 초록색 점으로 표기되어있다.

 

작은 음식속에서 채식에 대한 배려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는 오히려 인도의 허름한 구멍가게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손가락보다도 작은 사탕속에 채식주의가 녹아들어가 있었다. 사탕 한켠에 '채식'을 나타내는 익숙한 초록색 점이 보인다. 외국인들은 쉽게 간과할 수 있으나, 인도인들은 이 표시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먹는다.  LOTTE라고 쓰여있는 '외국 산' 작은 사탕 하나가 인도인들에게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새로운 도구로 재 탄생하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인도인들의 채식주의에 대한  관념들 

 

큰 식당의 음식들 부터 작은 사탕까지. 인도의 채식주의는 늘 그렇듯 인도인들의 삶과 생활속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었다. 인구 10억의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넓은 나라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살고있는 나라. 이런 다양성이 넘치는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요리의 가지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지닌 국가가 채식주의라니 모순이지 않은가

그런데도 힌두교는 힌두교 나름대로, 이슬람교는 이슬람 교 나름대로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실천하고, 그 채식을 실천하는 것을 돕기 위해 모든 음식에 이렇게 작은 동그라미 표시를 해 놓는다. 다양함에서 발견되는 하나의 규칙, 수 많은 음식속에서 찾아내는 채식에 대한 공통된 신념. 10억의 인구를 이끄는 그 거대한 문화적 패러다임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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