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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는 캄보디아의 시간 이야기

작성일201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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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동남아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가장 먼저 알아듣는다고 하는 한국어 '빨리'.

이 곳 캄보디아에서 또한 '빨리'라는 단어를 아주 쉽게 알아듣고 좋아한다.

그 이유는 '빨리'라는 단어가 경찰을 뜯하는 캄보디아어 '뽈리'(police)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태양과 함께 하는 하루

(사진=이주연)

 

캄보디아는 적도에 가까이 위치해 있는 만큼계절별로 일출 일몰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 6월에는 오전 5시경이면 해가 뜨고, 12월에는 6시가 지나서야 하늘이 밝아진다.

전기 시설이 좋지 않은 캄보디아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하루가 움직이는데 5시 즈음에 일어나며 7~8시부터 학교 수업이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만큼, 점심 또한 10~11시면 먹으니 한국에 비해 조금은 빠른 하루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가장 더운 시간인 오후 1시경에는 많은 사람들이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데, 이 때는 상점 주인들도 가게를 열어놓고 그늘 아래 해먹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오후 5시 정도면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방으로 갈수록 하루 마무리가 더 빨라지는데, 불빛이 없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 보통 9시면 시골마을은 사방이 어둡고 밤에 집을 지키는 개들이 짖는 소리만 울려퍼진다.

 

 

"방금 출발했어요"보다 더 오래 걸리는 "다 왔어요"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키고서 들을 수 있는 말, "방금 출발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빨리 빨리의 나라 한국에서는 사실 정말 '조금'만 기다리면 도착한다.

"30분 안에 배달이 도착하지 않으면 공짜로 드립니다"라는 홍보 문구가 있을 만큼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들.

캄보디아에서는 상상하기에도 벅찬 이야기다^^;

캄보디아에서는 무언가를 주문하고 나면 항상 이런 말을 듣는다.

"쯭 덜 하으이"

의 다 왔다 라는 뜻인데 여기서 '거의'는 몹시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몇 분 정도 걸리냐며 정확한 시간을 물어봐도, 대부분 되돌아오는 것은 '거의' 왔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대답 뿐이다. 그러니 정말 조금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기다리세요"

5인승 일반 승용차에 10명을 태우는 캄보디아 딱씨(택시).

일반 버스 보다, 란또리(카풀 개념의 승합차 교통수단)보다 더 빠르고 편한 택시. 한국과 같은 미터기 택시는 수도 프놈펜에만 소수 있고 일반적인 택시는 지역을 오가는 대중교통으로 쓰인다. 캄보디아에서 택시를 타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택시는 시장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잡을 수 있는데, 택시 기사가 지역명을 소리치며 손님을 잡는다. 방향이 맞는다면, 가격을 흥정하고 탑승하면 된다. 그리고 기다린다.

택시 정원이 가득 찰 때까지, 택시 기사 아저씨가 출발해도 된다고 생각 될 때까지. 운이 좋으면 마지막 탑승 손님이 되어 바로 출발 할 수도 있지만, 보통 1~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택시 정원은 앞자리 네 명, 뒷자리 다섯 명으로 보통 아홉 명인데, 여기에 아이들은 ''으로, 명수에 더하지 않는다. 편하게 혼자 앉고 싶다면 앞자리 조수석 두 명분 자리 값을 내면 되는데, 결국 일반 버스 보다 두 배 가격인 셈이 된다.

"시간이 금이다, 돈이다."라는 말이 캄보디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병원에 응급치료를 받으러 가도, 점심시간이니 잠깐만 기다려달라는 말 밖에 들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캄보디아의 시간개념이다.

 그래! 약속하지 않은 무언가, 예약하지 않은 택시라면야 기다리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다치자. 하지만 만약 약속을 했더라도 예약을 했다 하더라도 캄보디아에서는 늦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대학교라는 큰 기관에서 행사를 시작해도 30분은 기본으로 늦게 시작한다. 결혼식 또한 청첩장에 쓰여진 시간보다 손님들은 1~2시간 정도 늦게 도착한다.(캄보디아의 보통 결혼식은 오후 5시경부터 시작해 밤 늦게 까지 한다.) 코리안 타임이 10~15분이라면, 캄보디안 타임은 조금 더 길다.

     

(사진=이주연)

 

 

깨알 같은 점심시간 챙기기

 

수 많은 약속에서 늦어도, 학교든 병원이든 특히 공공기관이라면 점심 시간에 철저하다. 외국인들에 특화된 병원이 아니라면, '응급상황'이라고 말을 해도 "점심시간이니 오셔서 기다리세요"라는 말만 들어야 한다. 직책, 업무에 따라 아닌 곳도 있겠지만, 점심시간 또한 몹시 유동적이다. 대학교 내 복사실에서 일하는 썸낭씨(가명). 공식적인 점심시간이 11시부터 1시까지(두 시간!)인데, 썸낭씨는 10 30분부터 문을 닫고 2시가 다 되어서야 일을 시작한다. 복사를 하러 찾아가는 선생님들이 허탕을 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도, 문제시 하지도 않는다. '캄보디아'이기 때문이다.

 

이른 하교를 하는 학생들 (사진=이주연)

 

 

느리게 사는 캄보디아. 느림이 아닌 게으름이라고 비난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캄보디아를 겪어보면 조금은 그 문화를 이해 하게 된다. 정말 너무 더운 날씨탓에 지쳐 움직일 기운도 없기 때문이다^^;

캄보디아가 살아가는 방식.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알 수 없을 만큼 유자적 흘러가는 캄보디아의 시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도 느리게 살되, 게으르지 않는 정도에서 캄보디아스럽게 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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