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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시장에서 만난 멕시코, 멕시칸, 화려함, 다채로움

작성일20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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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Luci Nieto

 

멕시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 구석구석이 우리네 인사동 같다. 골목마다 공예품을 늘어놓고 구경하고 흥정하고 사고 파는 이들로 가득하다.

 

 

사진=Luci Nieto

 

멕시칸은 화려하다. 정열과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지극히 맑고 강렬한 원색을 선호한다. 모두 멋을 아는 사람들이라 낡고 헤진 옷을 입어도, 무채색 옷을 입고 그림자가 되더라도 원색의 포인트를 잊지 않는다. 소맷자락에 보일락 말락할 만큼 자그마한 꽃자수부터 가느다란 안경테, 심지어는 치아교정기의 브라켓까지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포인트가 된다. 그들의 공예품 또한 그들을 닮아 화려하다. 오색빛깔로 물들인 공예품에 선인장, 해와 달, 다알리아(멕시코 국화), 다양한 열대 과일과 고대 신들의 분신인 동물들 등을 새겨넣은 멕시칸의 공예품은 예쁘다. 아름답다. 그러나 보고 있자니 눈이 살짝 아픈 듯도 하다.

 

사진=김원경

 

멕시칸 공예품의 화려함은 곧 다채로움으로 다가왔다. 이는 강렬하다. 혹은 강력하다. 가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수긍할 수 없을 만큼 난해하기도, 심오하기도 하다. 여백의 미를 중시했던 우리네 조상님들께서 이렇게나 화려하고 다채롭고 무시무시한 색감의 공예품을 보셨더라면 입을 다물지 못하셨으리라.

 

사진=김원경

 

그들만의 문화 속에서 태어난 공예품은 세월을 담아 문화를 좇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

 

 

죽은 자를 기리며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그들의 풍습은 해골을 공예품으로 승화시키기에 이르렀다. 께름칙한 해골도 색을 입히고 무늬를 더하니 훌륭한 장식품이 되어 약간은 우스꽝스러우면서 정감이 가기도 한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멕시칸의 오랜 식습관을 따라 옥수수 알맹이를 먹고 남은 옥수수 잎은 공예품을 만드는 데에 좋은 재료가 되었는데 옥수수 잎을 말려 염색을 해 바구니나 항아리를 만들어 무미건조한 일상의 한켠을 밝힌다. 아기자기한 맛에 덥썩 사버린 옥수수잎 상자,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예쁘다고 득템했다며 방방 뛸 때는 언제고 시간이 지나면서 옥수수 잎이 삐져나오니 괜히 샀단 말이 저절로 나온다잎사귀로 만든 물건치고는 내구성이 뛰어난 편이다.

 

어린 시절 과학 상상 그림 그리기 때 한번 쯤은 그려봤을 법한 모든 과일이 자라나는 나무. 멕시코에는 존재한다. 신화를 따라 공예품으로 만들어졌다는 생명의 나무는 귀하디 귀한 모든 것이 자라나는 나무로 축복된 삶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Creador de Fantasia, Carlos Orduna Barrera, Mexico

 

묵묵히 앉아 가면을 조각하고 있는 장인의 모습. 수많은 공예상들의 마음이 이와 같으리라.

 

사진=김원경

 

말하지 않아도 팔리지 않아도 공예상의 손은 쉬지 않고 한땀한땀, 한올한올, 구슬을 꿰고 바느질을 한다. 막대사탕도 사먹지 못할 5페소(한화 약 450)에 손바닥만한 장식품을 팔아도 함박웃음을 짓는 그들의 모습이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 아닐까. 그러나 그들의 땀과 노력이 묻어난 탓인지 에누리는 없다.

 

공예품만 늘어놓으면 그곳이 상점이든 길 한복판이든 공예시장이 된다. 공예시장을 거닐면서 공예품을 파는 이들이 모두 인디오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직접 만들고 색칠하고 선보이고 그러나 남는 것은 없는 공예품 장사에서도 장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오지 않는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은 마음을 콕콕 찌르기만 하더라. 게다가 남자들은 죄다 어딜 간건지...공예품 좌판을 지키는 이들은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좌판을 앞에 두고 숫자 공부를 하는 여자  사진=김원경

 

성경을 읽는 할머니  사진=김원경

 

여전히 마초이즘이 팽배한 멕시코에서 거리로 내몰린 여성과 아이들. 때 낀 얼굴로 방글방글 웃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공예품을 팔면서 숫자를 공부하고 성경을 읽는 그들. 때 낀 얼굴, 때에 절은 옷을 입어도 그들도 여자인데, 그들도 누군가에게 예뻐보이고 싶고 사랑에 마음이 설레고, 꿈을 꾸고 저 빛나는 공예품보다도 빛이 나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멕시칸을 닮아 화려하고 다채로운 공예품,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눈이 놀랄 정도로 예쁘다. 비싸지 않은 값에 심심한 공간에 빛을 더해 줄 수 있는 공예품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화려함과 다채로움에 가려져 이를 파는 인디오, 여자들은 빛이 바래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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