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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다단~영현대 기자의 터키 결혼식 체험기

작성일201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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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터키에서 유학중인 영현대 해외기자 남치뎀(21). 어느 날 이웃집 할머니가 솔깃한 제안을 하셨다. “치뎀아 내일 우리 친척 결혼식이 있는데 혹시 거기 같이 안 갈래”. 터키 사람들이 가득 모인 결혼식 장이라.. 좀 무섭기도 했지만 터키의 결혼식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할머니를 따라 나서기로 결정했다.

 

[사진-남정윤 터키의 결혼식장 외관 모습]

 터키의 결혼식은 대부분 듀운 살롱 이라는 결혼식장에서 진행된다. 결혼식장은 동네를 지나다가도 흔히 볼 수 있고, 앙카라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지역에 가면 듀운 살롱이 굉장히 많이 모여있다. 듀운 살롱을 빌릴 여건이 안되는 상황이라면 가끔 아파트 뒷 마당이나 큰 길에서 동네 잔치처럼 벌이기도 한다. 저번 달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 뒷 마당에서 두 번이나 약혼식과 결혼식이 열렸다.

 

 터키의 결혼식은 어떤 식으로 진행 될까 결혼식장의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신랑 신부가 서는 쪽이 특이했다. 우리나라처럼 신랑 신부의 자리, 그리고 그 앞의 주례 선생님의 단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큰 무대 하나가 있었다.

 

 

[사진-남정윤 입장 후 함께 춤을 추는 신랑 신부의 모습]

 

 불이 꺼지고 신랑과 신부가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입장했다. 우리 나라 신부들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들어오는 것과 달리 신랑 신부가 함께 입장했다. 신랑 신부가 들어오고 무대로 올라서자 폭죽이 터지고 신랑과 신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응..갑자기 둘이 춤을”

 

 

 

 신랑 신부의 춤이 끝나자 하객들도 무대에 올라서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응..갑자기 하객들이 춤을..” 나는 매우 놀랐지만 곧 이게 터키 결혼식의 보편적인 모습임을 알게되었다. 특별히 초대한 가수가 축가. 라기 보다는 음악을 위한 노래를 부르기 위해 나왔고 춤을 추고 싶은 어린이들이나 하객들이 무대에 올라서서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런 행사에서 터키사람들이 추는 춤은 우리 나라의 강강술래와 비슷하다.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빙글빙글 돌면서 터키 고유의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춘다. 다들 신나게 춤을 추니 나도 한번 올라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았다.

 

[사진-남정윤 춤을 추고 있는 하객들]

 

 댄스 타임은 정말 오래동안 계속되었다. 하객들은 계속해서 춤을 추고 어린이들도 무대를 휘젓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조용하고 약간은 신성한 분위기의 결혼식에서는 절대 상상할수 없는 분위기에 깜짝 놀랐지만 즐길 땐 즐기는 터키 사람들의 성격과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댄스 타임 후에 신랑 신부가 준비된 테이블 앞에 앉았다. “응 이번엔 뭘 하는거지”

 

[사진-남정윤 무대 중앙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있는 신랑과 신부]

 

 터키의 결혼식에서 가장 특이한 장면이었다. 바로 혼인신고를 결혼식 도중에 바로 해버리는 것. 게다가 혼인신고를 위해 공무원이 직접 와서 혼인신고서를 함께 작성하고 결혼의 증인이 되어준다. 우리 나라로 치면 결혼식 도중에 동사무소 직원이 와서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있는 것이다. 결혼식에서 만난 한 터키인의 말로는 공무원이 직접 결혼식에 와 혼인신고를 하는 것은 200리라(한화 약 130.000원), 보통 결혼식 후에 기관에 찾아가 하는 것이 20리라(한화 13.000원 정도)로 10배나 차이나지만 기관에 찾아가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기도 하고,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보통 공무원을 부른다고 한다.

 

[사진-남정윤 터키 전통 음식 피데(pide)]

 

[사진-남정윤 입장하고 있는 케이크]

 

[사진-남정윤 함께 나누어 먹는 케이크]

 

 이렇게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하객들을 위한 음식이 나왔다. 터키 과자들과 전통 음식인 ‘피데’(서양의 피자와 비슷한 형태로 훨씬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과일들이 나왔다. 맛있게 피데를 먹고 있는 치뎀의 눈에 발견 된 것! “와 정말 크다!!!!!!!!” 우리 나라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3단, 5단의 케이크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의 케이크. 터키어로 케이크는 ‘pasta'라고 하는데, 결혼식에서는 특별히 큰 파스타를 쓴다고. 이번 결혼식에서 내가 본 파스타는 무려 8단 짜리였다. 신랑 신부가 앞으로 할 결혼생활의 행복을 빌기 위해 하객들과 파스타에 돈을 꽂으며 커팅식을 한다. 하객들과 함께 커팅식을 하는 것도, 케이크에 돈을 꽂는 것도 생소한 모습이었지만 신랑 신부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니 보기 좋아보였다. 커팅식이 끝난 거대한 파스타는 하객들과 모두 함께 한 조각씩 나누어 먹는다.

 

 결혼식의 공식적인 이벤트는 이후 끝나며 계속해서 노래와 함께 춤을 추고 싶은 사람들은 무대에 나와 춤을 추고 신랑 신부는 한 쪽에 앉아 하객들과 인사를 나눈다.

 

 뜻밖의 기회로 가게 된 터키의 결혼식의 첫 인상은 사실 굉장히 시끄럽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했지만 뭔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딱딱하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우리나라 결혼식보다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의 결혼식이었다. 행사에 즐거운 표정으로 함께 참여하는 하객들을 보면서 흔히 인사치레로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정말 신랑과 신부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 참석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지에서 생활하며 문화의 차이를 가끔 느끼곤 하는데, 터키의 결혼식을 체험하며 다른 문화권과 다르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결혼을 할 때가 되면 나도 터키의 결혼식처럼 eglenceli(즐거운, 신나는)한 결혼식을 꾸며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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