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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아직 사서 쓰니?

작성일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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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대중교통을 타고 내릴 때마다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 나라. 엘리베이터에 닫힘 버튼을 찾기 어려운 나라. 핫플레이트를 사용할 때 일정 시간 제약이 있는 타이머를 돌려 사용하는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국과 달라 불편함을 느끼는 때가 있다. 그 중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다. 에너지 절약이 습관이 된 오스트리아에서도 특히나 그 정신이 투철하게 반영된 마을이 있다. 바로 솔라시티다.

 


 

   오스트리아는 1970년대부터 원자력 에너지를 거부했다. 그 대신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 현재는 에너지 소비의 80% 이상을 대체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국가로 유명하다. 이런 오스트리아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마을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린츠 외곽에 위치한 솔라시티다.
  
   2번 트램의 종점이자 주거용 단지인 솔라시티는 무려 100% 자급자족식으로 에너지를 소비한다. 태양열, 쓰레기 소각 그리고 지열을 이용한 솔라시티의 에너지 생산은 때로는 마을 내 에너지 소비를 웃돌아, 남는 에너지의 경우 돈을 받고 파는 정도다. 자급자족으로 만들어낸 에너지가 남는다는 건, 단순히 에너지를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마을 전체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노력 역시 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단지의 창은 두껍고 열이 잘 보존되는 것으로 인테리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마을 외곽으로 도로를 치워 내부에서는 자전거와 도보 그리고 트램을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마을 주민의 철저한 협조로 솔라시티는 에너지 보존 측면에서 타국의 모델로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솔라시티 마을을 둘러보도록 하자. 

 


   솔라시티의 주택은 대부분 5층 이내의 낮은 맨션 형식으로, 옥상을 잘 쳐다보면 태양열을 받아들이기 위한 판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양열 발전을 통해 주택용 에너지를 생산하는 마을답게 한 건물이 다른 건물을 가리지 않도록 주택 단지마다 똑같은 높이로 지어져 통일성이 넘친다. 단지 내에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한 블럭마다 놓여 있다. 도로 방면의 분리수거용 쓰레기통과 달리, 단지 내부의 쓰레기통은 자연적인 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나무 창고 안에 들어 있다.

 



   솔라시티의 이러한 자체 에너지 생산은 주민들이 눈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단지의 건물 우측에는 패널이 붙어 있어 얼마나 생산했는지를 알려준다. 이 계량기를 통해 주민들은 자신들의 에너지 생산을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더욱이, 솔라시티는 단순히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에만 주축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존하고 환경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을 목표로 한다.


  

   위의 사진은 솔라시티의 배수 시설을 보여준다. 지붕과 땅을 연결하고 있는 쇠사슬을 따라 지붕에 쌓인 물이 내려와 자갈 사이로 스며들게 되어 있는 이 설치물은 땅 밑에 파여 있는 하수구가 아니라 땅 그 자체로 빗물이 흘러들 수 있게 한다. 그 밑의 사진은 잔디밭 위의 동산에서 물이 흘러내릴 수 있게 하는 장치로, 비가 많이 내릴 때에는 물 그 자체의 힘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수동으로도 수문을 열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사진 역시 솔라시티의 자연 배수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솔라시티의 주택단지 뒤로는 넓은 잔디밭 동산이 펼쳐져 있다. 이러한 잔디밭 동산은 도로 사이사이에 존재하는데, 도로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경사를 만들어 자갈 안으로 물을 빠지게 하는 자연 배수로가 마을의 조경 전체에서 어색하지 않게 해준다.

 

   녹색 환경을 추구하는 만큼, 솔라시티는 녹지와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다. 이러한 산책로는 도보 혹은 자전거를 이용해 다닐 수 있다. 자동차는 주택 단지의 외곽으로만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어 산책로는 완전히 자동차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그렇기에 단지 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전거 거치대와 보관소였는데, 어느 자전거에도 자물쇠가 걸려 있지 않은 것이 매우 신선했다.

 

 



   산책로 내부에는 주민 휴식 공간을 마련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벤치와 어린이 놀이터가 주택단지 군데군데에 자리 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책로 옆에는 호수가 있어 여름에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는 한다. 특히 이곳은 누드레이크로 알려져 있는데, 맨몸으로 수영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맑다.

 

 



   오스트리아 현지 친구들에게 솔라시티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마을이다. 외국인들에게는 관광지로 인식되지만, 그들에겐 대단하다는 식으로 새삼 주목을 받을 이유가 없는 곳이라고 했다. 이는 그들이 그만큼 에너지 보존과 환경 보존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여름, 한국에서 겪었던 에너지난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한국 대다수의 국민 모두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사실 자체는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오스트리아인의 에너지 보존 정신은 태어날 때부터 몸에 익혀 누구나 당연한 듯이 그 정신을 실천하게 했다. 겨울이 문 앞까지 다가온 이 시점, 에너지 보존에 대해 한 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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