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당신의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세요! 칠레 뗄레똔

작성일2012.12.07

이미지 갯수image 13

작성자 : 기자단


연말, 칠레는 뗄레똔(teleton) 열풍!

▲ 산티아고 시내 곳곳 설치된 현수막, 뗄레똔을 지지하는 차량과 상품.

“뿌~로 꼬라손, 에스 라 뗄레 똔(teletn)~(순수한 마음, 그것이 뗄레똔 입니다)” 언젠가부터 TV에서 멈추지 않고 흘러나오는 이 노래 때문에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칠레의 영현대양. 길거리를 지나가도 뗄레똔, 뉴스를 봐도 뗄레똔, 슈퍼에 장을보러 가도 뗄레똔! “도대체 뗄레똔이 뭐길래 이 난리야!” 하고 알아봤더니 모금 행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을 맞아 각종 기부를 하곤 하지만 8월부터 끊임없이 뗄레똔 관련 행사와 광고를 하며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자면 그 열정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럼 칠레 사람들의 통~큰 기부행사 뗄레똔을 본격적으로 살펴볼까

그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예요
▲ 뗄레똔의 테마 음악. 3달여간 TV와 인터넷, 라디오를 통해 전 칠레로 방송됐다. (출처: 유투브)

뗄레똔(teletn)은 텔레비전(televisin)과 마라톤(maratn)의 합성어로 장애 아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마라톤식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올해는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각종 모금 활동이 전 국가에서 시행됐고 생방송으로 현장 중계됐다. 시메나 까사레호스(Ximena Casarejos) 이사는 “27시간동안에 걸친 방송에서 음악과 예능을 비롯한 좋은 프로그램을 갖춰 사람들이 모금에 동참하도록 노력했다”고 일간지 엘 메르꾸리오(El Mercurio)를 통해 밝혔다. 올해의 슬로건인 “그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예요 (Ellos no se rinden, nosotros tampoco)”를 보고 느낄 수 있듯 뗄레똔은 모금 행사의 의미를 넘어 전 칠레 국민과 국토를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 12월 1일 오후 3시경, 뗄레똔의 도움을 받은 가족의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다.  (출처: teleton.cl)

27시간에 걸친 생방송,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냐고 칠레 남부 발디비아(Valdivia)에 사는 아기 에마(Ema)는 태아 때 등살이 벌어지는 희귀병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적으로 붙을 확률이 없었기에 에마의 엄마는 생명을 걸고 미국에서 실험적인 수술을 받았다.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지만 끊임없는 재활이 남아있다. 에마의 아빠는 눈물을 글썽이며 “6개월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뗄레똔 덕분에 그 날짜가 하루하루 늘어 1년이 넘었다”며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뗄레똔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 도움을 주는 사람들 그리고 유명 연예인들의 격려와 공연까지 27시간의 방송 시간 내내 지칠 틈이 없다. 

숫자를 보면 뗄레똔이 보인다
21.735.065.277페소! 약 한화 4백 9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올해 뗄레똔의 목표 성금액이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다음 2년간 칠레 곳곳에 위치한 12개의 뗄레똔 재활센터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1978년 12월 8일과 9일은 뗄레똔이 처음으로 방송된 날이다. 칠레 방송인 돈 프란시스꼬(Don Francisco)은 미국의 제리 루이스(Jerry Lewis)의 프로젝트인 “MDA Labor Day Telethon”을 따 신체장애를 가진 아동을 돕자는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 당시 군부 독재라는 상황에서도 칠레의 모든 TV채널을 통합해 1백만 달러라는 성금을 모았다.

칠레에서 시작된 뗄레똔! 오늘날엔 무려 25개국이 같은 이름 혹은 비슷한 이름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콜롬비아,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 15여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에까지 이르는 뗄레똔 참여국가. 각 국가마다 목표치를 달리 설정하지만 모금 형태는 비슷하다. 

뗄레똔은 항상 모금 목표액에 도달했을까 NO! 1995년, 단 한 번의 실패를 겪은 칠레 뗄레똔. 하지만 1978년부터 지난 24회간의 모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단 한 번, 목표액 도달에 실패했다는 것이 놀랍다. 


당신의 순수한 마음, 27시간 동안 마음껏 표현해 주세요
드디어 운명의()날은 왔다! 12월 1일, 칠레 전 지역에서는 뗄레똔 모금을 돕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수도인 산티아고에 있는 영현대양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단순한 모금이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뗄레똔 모금 현장, 살펴~보시죠!

딸랑 딸랑 종치기는 너무 식상해~ 시원한 록 공연으로 시선 집중!
중심가에 있는 칠레 은행(Banco de Chile) 본사 앞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로 붐볐다. 그 이유는 뗄레똔을 지지하는 록 밴드의 공연이 있었기 때문!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신나는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면 더위까지 싹~날아간다니까 이정도면 행인들의 시선 끌기, 성공이지


단돈 3천페소에 머리를 잘라 드려요!
“싹둑싹둑” 사람들이 머리를 자르는 이곳은 길거리! 역시 칠레 은행 앞에는 간이 미용실이 열렸다. 단돈 3천 페소(우리 돈 6천원정도)면 머리를 자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한 어린이도 도울 수 있다. 바닥에 수북~히 쌓인 머리카락만큼 성금도 쌓여간다. 미용사 알렉스(Alex)씨는 “산티아고에서 미용실을 하는 프로페셔널들이 모였다”며 “수 십년 째 뗄레똔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도, 길거리에서 모금은 계속된다!
뗄레똔에 기부를 하고 싶으면 일반적인 방법은 은행에 직접 가는 것. 하지만 바쁘디 바쁜 산티아고 시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길거리에 설치된 모금함에 원하는 만큼 기부를 하면 예쁜 스티커와 팔찌를 받을 수 있다. 또 지하철역 곳곳에 설치된 부스를 발견할 수 있으니 걸음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을 걸


자전거 마니아들의 봉사방법, ‘뿌로 뻬달레오(Puro Pedaleo)’!

이탈리아 광장(Plaza Italia)앞, 자전거 마니아들이 뭉쳤다! 이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인 까닭은 뗄레똔 기부 영수증을 가져온 사람들의 자전거를 무료로 수리해 주기 위함이다. 또마스(Tomas)는 “온 가족이 모여 매년 뗄레똔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뭉친 사람들이 있는 이상 뗄레똔은 올해도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을까


칠레의 통~큰 기부행사, 뗄레똔을 지켜보며
12월 2일 새벽 3시경, 어둡던 산티아고의 하늘이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물들었다. 뗄레똔 목표액 달성을 기념하며 폭죽을 쏴댄 것. 최종 성금액은 25.445.520.245 페소, 우리 돈 5백 8십 5억원. 무려 1백 억 원 가까이 초과 달성한 것이다. “칠레가 자랑스럽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피다 보니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만만찮게 눈에 띠었다. 산티아고 대학교에 재학중인 벳사베(Betsabe)는 “뗄레똔은 돈이 많은 사람들을 더욱 부유하게 할 뿐”이라며 “기업들이 온 마음을 다해 장애 어린이를 돕는다고 믿는 사람들을 보면 냉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뗄레똔을 돕는다’는 광고를 내보내며 상품 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게 말도 많은 뗄레똔이지만 올해도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2014년, 더욱 확대된 모습으로 칠레 사람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