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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체코의 무거움

작성일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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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에서 뜨기 전 그는 이미 한국에서 그만의 스타일로 많은 국내팬을 보유한 스타였다. 만약 그에게 열렬한 국내 지지층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하 ‘참.존.가.’]로 알려진 체코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싸이와 다를 것이 없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자신의 조국인 ‘체코’에서는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대문호인 그가 왜 조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까   

 

 

 

 

 

 

 

체코사람들이 예술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답은 NO 다. 체코의 민족음악가로 유명한 스메타나의 경우 그의 이름을 딴 음악홀과 함께 매년 그의 서거일인 5월 12일에 국제음악축제 ’프라하의 봄‘이 열린다. '변신‘의 프란츠 카프카는 체코인이 아닌 유대인이었으며, 독일어로 글을 쓴 작가이지만 프라하에서 태어나고 살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체코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실제로 지금도 생가와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체코에서 곡을 발표한 오스트리아 출신 모자르트에게는 거대한 청동상을 선물할 정도로 예술에 대한 그들의 사랑은 오히려 과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즉, 그들은 예술을 굉장히 사랑하고 자신의 나라 사람이 아니라도 자신의 나라에서 예술을 한 이들에게는 사랑과 존경을 보내는 매너 있는 이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해바라기'로 유명한 반 고흐는 그의 사후에야 그의 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었으며, 카프카의 경우, 그의 친구가 사후 모든 작품을 불태워달라고 한 카프카의 유언을 따르지 않았기에 세상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한 특별함이 없고 현재 생존한 상태이기 때문에 밀란 쿤데라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체코를 제외한 많은 국가에서 그의 작품을 인정하고 ‘참.존.가’의 경우에는 이미 1988년 ‘프라하의 봄’ [영제 -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이라는 이름으로 영화화 되기도 한 작품이다.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한 밀란 쿤데라를 자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일까

 

 

 

 

 

 

 

 

1968년, 탈공산주의를 외치며 시작한 ‘프라하의 봄’은 이후 체코 민주화의 계기가 되는 운동이었으나 당시에는 실패한 운동이었다. 운동의 여파가 타 동유럽 공산국가들로 퍼질 것을 우려한 소련의 침공으로 체코를 무력 장악하기 때문이다. 반사회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밀란 쿤데라에게 이 사건은 그를 체코의 평범한 작가에서 모든 작품이 금지되고 가르치는 것 조차 불가능한 참을 수 없는 시련을 준다. 결국 프랑스로의 망명을 선택한 그에게 프랑스는 그의 첫 불역판 작품인 “농담”에 대해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 주는 작가’라는 찬사와 함께 체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의 작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교두보가 된다.

 

 

 

 

소설 ‘참.존.가’를 읽어보면 지식인으로서 망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과 작가 밀란쿤데라가 겹쳐보인다. 실제로 소설 속의 주인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자기 자신에 대해 괴로워하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코의 국민들은 아직도 나라를 버린 그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조국은 체코이지만 작가로서의 조국은 프랑스라고 이야기한 밀란 쿤데라에게 체코인들은 그의 고향인 브루노에 어떠한 그의 흔적이나 자취도 남기지 않는다. 나라가 위급할 때일수록 모범을 보였어야 할 인물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쉽게 사라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와는 대조적으로 갖은 핍박 속에서도 끝까지 나라를 지킨 극작가 출신의 바츨라프 하벨은 1989년 ‘벨벳 혁명’ 과 함께 자유 민주 정부의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프라하 국제공항을 그의 이름을 딴 '하벨 공항'으로 개명하기 위해 8만명 이상의 시민이 청원 했다는 것은 크고 작은 침략으로 고생한 체코인들에게 나라를 끝까지 지킨 이의 존재가 얼마나 무거운지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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