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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는 벼룩시장에 가자!

작성일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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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바츨라프 광장. 하지만 이게 프라하의 전부는 아니다. (사진=윤란)



많은 사람들이 체코를 방문할 땐 일정을 2박 3일 이상 잡지 않는다. 그나마도 하루 이틀만 프라하에 머물 뿐, 나머지 일정은 근교 도시를 가기도 한다. 체코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꼭 거쳐가는 프라하는 작은 도시이고, 관광 명소도 모두 가까운 곳에 붙어있어서 걸어 다닐 수 있을만큼 짧은 일정으로도 모두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는 프라하 성, 구시가지 광장, 까를교 정도가 전부라서 사람들은 프라하를 그저 짧게 지나쳐도 되는 도시라 생각한다.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방문하는 뻔한 프라하 여행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프라하에 있는 벼룩시장에 가보는 건 어떨까 아직은 유럽 여행 비수기인 겨울이라 조금은 규모가 작지만, 여름에는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큰 벼룩시장이 바로 체코에 숨어있다!






노란선을 타고 콜베노바 역에서 하차한 뒤 길을 건너면 벼룩시장으로 갈 수 있다. (사진=윤란)



프라하에 있는 Blesi Trhy Praha(블레시 트르히 프라하)는 프라하 중심지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져있다. 프라하 9지역은 프라하의 동쪽 끝 지역인데, 중심지에서는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프라하의 메트로(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하다) 노란선인 B선에서 Cerny most 방향으로 가면 Kolbenova(콜베노바) 역으로 갈 수 있다. 블레시 트르히는 이 콜베노바 역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바로 앞에 있다. 





입장할 때는 동전을 투입구에 넣고 들어가면 된다. (사진=윤란)



블레시 트르히는 벼룩시장인데도 규모가 커서인지 입장할 때 입장료를 내야 한다. 성인의 경우 1회 입장에 20코룬(한화로 약 1100원 정도)를 내야하고, 15세 이하의 어린이나 장애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작은 돗자리를 깔고 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150코룬(한화 8300원정도), 자동차를 가판대로 사용하면서 장사를 할 경우엔 300에서 700코룬을 내면 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전문적인 상품을 파는 사람뿐만 아니라 집에 있던 잡동사니들을 끌어 모아 온 듯한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입장할 때는 따로 티켓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 동전을 투입구에 넣으면 마치 놀이공원에 입장하듯이 들어가면 된다. 입구에서 경비원이 철저하게 확인을 하고 있으니 억지로 무료로 들어가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추운 주말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벼룩시장에 모여들었다. (사진=윤란)



프라하의 마켓들은 (벼룩시장이나 농수산마켓, 디자인마켓 등) 대부분 주말에만 운영한다. 블레시 트르히도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열리는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상인들은 전날 저녁부터 밤새 그 입구 앞에서 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상점이 일찍 여는 만큼 오후 1시쯤이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돌아간다. 그러니 충분히 오래 구경을 하고 싶다면 늦어도 아침 9시부터는 구경을 하는 것이 좋다. 보통 유럽에서는 큰 행사나 연휴의 경우 이런 마켓도 문을 닫지만, 이곳은 주말 동안은 무조건 연중 무휴다. 





헌 옷은 셔츠가 하나에 10코룬(600원)부터 시작한다. 독특한 의상을 입고 액세서리를 파는 아저씨도 눈길을 끈다. (사진=윤란)


시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허름하지만 구색을 갖춰놓은 상점들이 죽 늘어 서 있다. 시장의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 10년 전 동네 시장의 모습이나 시골의 5일장 같은 느낌도 든다. 이 곳의 모토는 마치 ‘팔 수 없는 물건은 없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여기서 팔 수 없는 건 단 한가지인데, 바로 동물이다. 블레시 트르히에서는 어떤 종류라도 동물이나 살아있는 생명을 파는 건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름은 ‘벼룩시장’이지만, 파는 물건은 중고든 새것이든 상관이 없다. 




식료품을 파는 가게도 많지만 유통기한을 잘 확인하고 사야한다. (사진=윤란)


2004년 10월부터 열린 이 벼룩시장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무려 5만 제곱 미터라는 넓은 부지에는 온갖 다양한 제품을 늘어놓은 사람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많이 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팔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신기한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벼룩시장의 모습은 홍대에 있는 벼룩시장에 가까운데, 이곳은 그보다 더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프라하 사람들은 타인에게 큰 관심을 보이거나 친절을 베푸는 성격은 아니라서 벼룩시장임에도 호객행위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저 무심한 표정으로 구경하는 사람만 멀뚱멀뚱 쳐다보기도 한다. 또한 이곳은 물건을 단순히 사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팔 수도 있다. 정해진 가격을 내면 지정된 자리에서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늘어놓고 팔면 된다.

식료품은 프라하의 일반적인 슈퍼마켓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유통기한을 잘 확인해보고 사야 한다는 점이다. 우연히 들여다본 영국 수입산 얼 그레이 티는 40코룬(한화 2400원)이라는 경이로운 가격에 판매 중이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지 이미 1년이 넘은 상품이었다. 모든 사람이 악의를 갖고 판매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료품의 경우에는 특별히 더 신경을 써서 구입하는 게 좋다.




파는 물건 중 가장 특이하다고 느낀 두가지. (사진=윤란)


판매하는 물건 중에 가장 특이한 종류였다는 생각이 든 건 바로 중고 타이어와 군용품, 이 두 가지였다. 처음 벼룩시장에 방문할 계획을 세웠을 때 내가 상상했던 건 자신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이나 오래되긴 했어도 매력 있는 중고 물품으로 가득 찬 모습을 생각했고, 그건 미국의 yard sale이나 홍대 플리마켓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곳에 들어서고 중고 타이어를 손님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았을 때, 블레시 트르히는 그 자신만의 매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군용품을 판매하는 것도 단순히 오래된 군용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군대에서 쓸법한 수통이나 장갑, 의상과 가방들을 한꺼번에 팔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새 것이어서 대체 이걸 어디서 구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중고 가판대의 모습. 소소한 물건들 사이에는 ‘대박’이라 할만한 물건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윤란)


하지만 역시 벼룩시장의 묘미는 오래된 중고품 사이에서 숨은 진주를 찾는 것에 있다. 주로 크기와 규모가 큰 가판은 새 상품을 싸게 도매로 구입해와서 파는 경우가 많고, 보자기를 깔아서 물건을 팔거나 작은 가판대에서는 주로 집의 오래된 잡동사니를 팔고 있었다. 잘 뒤져보면 의외의 물건을 굉장히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제품이 러시아나 동유럽 제품인 게 많아서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제품도 많았다. 더군다나 무뚝뚝한 체코인들은 구경하고 있는 사람이 고민하고 있는 눈치면 그냥 무심하게 좀 더 가격을 내려서 부르기도 한다. 체코인의 무심함이 가장 맘에 드는 순간은 바로 이런 때일 것이다. 영현대 기자의 경우, 러시아 산인 오래된 필름 카메라 Siluet Elektro를 200코룬에 샀다.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동종의 제품을 34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지금도 작동하는 제품인데도 12000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니 시장을 꼼꼼히 뒤져보면 어떤 것이든 맘에 쏙 드는 제품 하나쯤은 발견하기 쉬운 곳이 이곳 블레시 트르히다. 

기나긴 유럽 여행에서 성당, 미술관, 박물관만 뺑뺑 돌던 코스들이 지루하다면, 이 곳을 꼭 방문해보자. 유럽 최대규모라는 점도 놀랍지만, 프라하의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면 프라하 사람들의 삶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는 프라하 중심지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력이 벼룩시장의 숨은 보석처럼 곳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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