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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fever! 맥주도시 플젠 in 체코

작성일201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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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 필스너 우르켈의 도시, 플젠에 가다. (사진=윤란)


처음 체코 프라하에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 메뉴를 보던 내 눈이 잘못된 줄 알았던 경험이 있다. '물은 0.3L에 40코룬(한화로 2400원 정도), 맥주는 0.5L에 30코룬(한화로 1800원 정도)' 한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이런 괴상한 일이, 체코에서 지낸 지 6개월이 넘어가면서 아주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만큼 많은 체코 사람들은 맥주를 사랑하고, 체코 맥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체코는 맥주의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각각 특색을 갖고 있다. 남자들이 많이 즐기는 체코의 가장 대표격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여자들이 좋아하는 달고 시원한 흑맥주인 코젤(Kozel), 미국 유명 맥주인 버드와이저의 원조인 부드바이저(Budweiser)까지. 체코에 와서 체코 맥주를 맛보지 않았다면, 그건 진짜 체코 여행이 아니라고 할 정도! 그래서 체코인의 자부심인 맥주를 더 가까운 곳에서 직접 대면하러 플젠으로 떠났다.




▲ 플젠 중앙역(Plzen Hlavni nadrazi)의 모습. (사진=윤란)


플젠은 체코 수도인 프라하에서 기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되는 위치에 있다. 기차표는 1인당 왕복 100코룬(한화로 약 6000원) 정도이고 가는 편과 오는 편 모두 매 한 시간마다 기차가 있다. 체코는 기차표를 끊을 때 한 사람씩 각각 구매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구매하면 더 싸진다. 체코는 역무원이 모든 사람의 기차표를 확인하므로 무임승차는 절대 금지! 또한 체코 기차는 안내 방송을 거의 하지 않으니 매 정거장마다 창 밖을 확인하자. 플젠 흘라브니 나드라지(Plzen Hlavni nadrazi)에 도착해서 내리면 드디어 필스너 우르켈의 도시, 플젠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즉 싼 가격에!- 맥주도시 플젠을 즐길 수 있을까 바로 Combined entry ticket을 구매하면 된다. Combined entry ticket은 맥주 박물관과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투어를 포함한 티켓으로, 학생은 130코룬에 이 두 군데를 모두 방문할 수 있다. 또한 플젠 히스토리컬 언더그라운드 투어까지 포함하면 총 190코룬으로, 맥주 쿠폰까지 받을 수 있고, 티켓을 따로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 단, 주의할 점은 맥주 박물관,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히스토리컬 언더그라운드 모두 사진 촬영시 100코룬을 지불하고 받은 스티커가 있어야 한다. Combined tour ticket을 사고 나면 쿠폰을 최소 2번 이상 받을 수 있으니, 플젠에서는 맥주를 사서 마시기 보다 쿠폰으로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걸 추천!




▲플젠의 지하도시, 히스토리컬 언더그라운드. (출처=플젠 공식 웹사이트)


플젠의 구시가지 광장 밑에는 지하도시가 숨어있다. 그것도 무려 17 km나 되는 길이다. 자칫 이 미로 같은 길을 혼자 걷다가는 길을 잃어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가이드의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다. 135세기부터 짓기 시작해 17세기에서야 완성된 이 어마어마한 지하도시는 주로 음식을 제조하고 저장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한다. 16세기에 물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땐 급수탑을 건설해서 물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았다. 엄청난 길이에 미로 같은 곳에서 길을 잃기 쉬우니 투어를 받는 게 편하다. 투어는 약 750 m 정도를 걷는 1시간 짜리 투어로, 이곳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적도 구경할 수 있다. 




▲플젠 구시가지 광장의 모습. (사진=윤란)


맥주도시라 해서 맥주 공장만 줄줄이 늘어져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맥주 박물관에서 플젠 맥주 역사를 실컷 구경했다면 구시가지로 가 볼 시간이다. 모든 유럽 도시가 그렇듯 플젠의 중심에도 구시가지 광장이 존재한다. 독특하게도 플젠의 건물은 러시아 건물을 떠올리게 하는데, 분홍색이나 노랑색 같은 밝은 색감에 특이한 지붕 모양은 프라하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성당의 위용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잠시 이 근처 카페에서 한타임 쉬고 난 뒤 천천히 걸어서 필스너 우르켈 맥주 공장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스너 우르켈 맥주 공장 Visitor center. (사진=윤란)


매서운 체코의 겨울 바람을 뚫고 맥주 공장 문에 다다르면, 왜 이곳이 맥주 도시라 불리는지 알수 있다. 맥주 공장의 입구라고 하기엔 엄청난 크기의 문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문을 통과하면 왼쪽엔 Visitor center가 있고, 오른쪽엔 Na spilce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다. 이 레스토랑에 가고 싶더라도 나중에 모든 투어가 끝나고 나서 받은 쿠폰으로 맥주를 마시러 갈 수 있으니 조금만 참자. 


신기하게도 맥주 공장 입구를 지나치자마자 엿기름 냄새가 온 거리를 메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큼하면서도 고소한 냄새를 맡으면 진짜 맥주를 맛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Visitor Center에 들어서면 이제 관광객들이 플젠을 찾는 목적인 맥주 공장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고소한 엿기름 냄새로 가득 찬 맥주 공장을 돌아 다니다보면 체코 맥주의 매력에 흠뻑 녹아들 것이다.




▲투어 버스를 타고 조금만 가면 공장 투어가 시작된다. (사진=윤란)


영어로 된 투어는 매일 12시 45분, 오후 2시 15분, 4시 15분에 시작한다. Visitor Center에서 필스너 우르켈이 수출되는 국가를 간단하게 보는 것부터 투어가 시작된다. 그 뒤에 투어 버스를 타고 잠깐 가다 보면 맥주를 병에 담는 공정을 거치는 곳에 방문하게 된다. 유럽에서 가장 최신식으로 설비되었다는 이 공장에는 1시간에 12만개의 병에 맥주가 담기게 된다.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공장에서 엄청난 양의 맥주 병이 매일매일 공장에서 돌아간다는 게 필스너 우르켈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맥주 판매량이 급증하는 여름에는 24시간 내내 공장을 가동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전시실의 모습. 물, 맥아, 발효의 탄생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사진=윤란)


이 공장에서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이제 필스너 우르켈 제조과정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로 가게 된다. 체코에서 가장 크다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필스너 우르켈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이 나타난다. 이 곳에서 왜 체코 맥주가 사랑을 받는지 보고 난 뒤에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맥주를 만들 때 쓰는 맥아가 종류별로 나열되어 있고, 직접 만져보거나 먹어볼 수도 있다. 실제로 이 맥아를 먹어보면 고춧가루를 먹은 것처럼 텁텁하고 얼얼한 느낌이 입에 남는다. 대체 이걸로 어떻게 맥주가 만들어지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또한 맥주를 만들기 위한 발효과정에서 쓰이는 발효균도 현미경으로 볼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현대식 양조장의 모습. 통로를 지나면 옛 방식의 양조장으로 갈 수 있다. (사진=윤란)


그 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이제 진짜 양조장을 구경할 차례. 현대식으로 설비되어서 2004년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이 양조장은 우리가 기대한 맥주 양조장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곳곳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가 돌아가고, 양조 과정의 시간을 측정하는 시계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 방식의 양조장을 모두 없앤 것은 아니다. 맥주를 위해 플젠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을 고려해서 아직도 과거 방식의 양조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식 양조장에서 제조된 맥주는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맥주를 생산하고, 옛 방식의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일부는 도시에서 판매하지만 대부분 이 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해 만들고 있다.




▲맥주 공장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시음. (사진=윤란)


아마 이 맥주 공장 투어를 신청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현대식 양조장을 지나 으슬으슬한 과거 방식 양조장에 들어서면 곳곳에 시큼한 발효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거대한 맥주 통은 만드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리기도 하는데, 이 통 마다 이상한 숫자들이 분필로 적혀 있다. 이 숫자는 매일 공장 직원들이 직접 온도를 측정하고 날짜를 확인해서 적는 것이라 한다. 이렇게 수많은 통을 지나쳐서 더 많은 통들로 가득 차 있는 곳에 들어가면 발효 과정중에 있는 맥주를 직접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추운 날씨인데도 이 차가운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시음이 끝나고 나면 처음에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오면서 투어가 끝난다.


1인당 맥주 소비량 1위 국가인 체코. 유럽은 맥주 여행을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맥주가 많다. 그 중 체코 맥주의 으뜸인 필스너 우르겔 공장은 이제 하나의 상징적인 관광 명소까지 될 정도이다. 이처럼 매력적인 도시 플젠에서 진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는, 체코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봐야 할 경험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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