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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고즈녁한 소도시, 타보르에 가다

작성일20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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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타보르의 중앙 광장. 날씨가 풀렸지만 사람이 별로 없는 조용한 마을이다(사진=윤란)



어느덧 체코에 교환학생으로 지낸 지 7개월이 다 되어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체코 구석구석을 다닐 수 있었고, 그 여행에서 아직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유럽인들만 방문해서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든 체코의 자그마한 소도시들이지만, 아직 덜 다듬어진 채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체코만의 역사와 매력을 갖고 있는 만큼 시간을 들여서 볼 가치가 충분하다. 시끌벅적한 유럽 대도시를 둘러보았다면, 체코에서 가까우면서도 오래된 향기로 가득 찬 체코의 타보르에 들려보는 건 어떨까 작은 강이 마을을 돌아나가는 이 조용한 마을엔, 관광객보다는 동양인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현지인이 더 많은 신기한 도시다. 작은 버스로 한 시간 반을 달려가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도시 타보르를 만날 수 있다.





▲ 타보르의 역사가 담겨있는 곳, 후스 박물관



체코의 역사에서 반드시 빼먹으면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는 바로 얀 후스다. 얀 후스는 유럽 내의종교 개혁을 시도해서 이미 유명한 루터나 칼뱅보다 앞서서 체코 내에서 종교 개혁을 주장했었던 인물이다. 물론 이 종교 개혁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그는 이 때문에 화형을 당했다. 그가 죽은 뒤 그를 따랐던 사람들이 만든 종파가 바로 후스파였는데, 후스파는 기존 종교인들의 위협에 저항하며 이곳 타보르까지 넘어와 자리를 잡게 된다. 그 뒤에도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체코 내에서 수많은 성전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후스파들의 이동 경로와 생활, 전쟁과정을 전시해 놓은 곳이 바로 후스 박물관이다.


일단 버스나 기차를 타고 타보르에 오면 가장 먼저 중앙 광장을 찾는다. 중앙 광장은 중앙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중앙 광장 한쪽에 바로 이 후스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후스 박물관 내에서 통합 입장권을 사면 지하터널 투어까지 받을 수 있는데, 학생의 경우 할인을 받아 60코룬(한화로 3600원 정도)에 모든 걸 다 볼 수 있다.


후스 박물관을 천천히 구경하고 나온 뒤엔 지하 터널 투어에 참가하면 된다. 무려 12에서 14km나 되는 거리가 뚫려져 있다는 타보르의 지하 터널 내부는 아주 어두컴컴한데다가 습기 때문에 바닥도 미끄러워 이 곳에서 어떻게 생활이 가능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각 집마다 호수가 적혀있고, 나름 체계적인 방식으로 음식 저장고와 식당도 이 지하 세계에 존재했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타보르에 가면, 탑에 올라보자! 성당의 모습과 내부 탑에서 본 전경. (사진=윤란)



타보르의 중앙 광장인 지즈카 광장(Zizka Namesti)에 가면 단연 눈에 띄는 성당을 볼 수 있다. 성당 내부는 아직도 찬 기운이 감돌지만, 성당 옆에 있는 탑을 올라가보면 체코에도 이제 봄이 온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87미터 높이의 탑을 250개의 계단을 통해 오르다 보면 힘들다고 느낄 수 있지만, 탑에 올라 전망을 보면 올라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열심히 올라가면 입장료 25 코룬(약 1500원 정도)을 내고 창 밖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 코트노프 타워의 상설 전시관과 타워 입구. (사진=윤란)



성당 탑에 올랐을 때 아쉬운 점은 탑이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창문을 통해 내다보는 것이 전부라는 것. 그렇다면 중앙 광장에서 좀 더 걸어서 코트노프 타워(Kotnov Tower)에 가보자. 먼저 코트노프 타워에 가면 내부에 있는 중세 시대 체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상설 전시관을 볼 수 있다. 상설 전시관 입구에서 통합 입장권을 사고 2개 층으로 이루어진 전시관을 다 보고 난 뒤 한층 더 올라가면 탑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천천히 전시를 본 다음에 다시 숨을 가다듬고 탑에 올라보자. 계단을 오르고 오르다 보면 어느덧 360도로 펼쳐지는 타보르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코트노프 타워에서 내려다 본 타보르. (사진=윤란)


코트노프 타워는 타보르의 멋진 풍경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타보르를 떠올리면 이 탑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뻥 뚫린 하늘 아래에서 햇살을 받고 있는 타보르를 내려다보면, 내가 정말 유럽에 살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빠져든다. 올라가는 나무로 된 계단은 가파르고 위험하지만, 일단 오르고 나면 그 계단을 오를 때 힘든 만큼의 보상이 돌아온다.




▲ 타보르의 구석구석 골목길 다녀보기. (사진=윤란)


어느덧 해가 길어진 체코. 프라하에는 슬슬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하지만, 조그만 도시 타보르에는 아직 몇몇 체코사람들만 이리저리 오가는 분위기다. 타보르에 볼 것이 많은가 물으면 긍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타보르를 대표하는 멋진 풍경만큼은 다른 어느 유럽 도시에 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여유 있는 마음으로 타보르에 방문에서 예쁜 골목길을 이곳 저곳 다녀보기. 중앙 광장 가운데 벤치에 앉아 하늘 쳐다보기. 저렴한 식당에서 차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기. 이 모든 것들이 타보르에서 즐길 수 있는 진짜 유러피안의 여유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정신 없고 바쁜 여행에 지쳤다면 프라하에서 가까운 타보르에 방문해보자. 넓은 들판과 높은 하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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