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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을 기억합니다_총기난사, 그것이 알고싶다 두번째

작성일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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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총기난사, 그것이 알고싶다  

두번째이야기_ 32명을 기억합니다.  

 

 

 www.vt.edu

 


안녕하세요, 미국 버지니아텍에 나와있는 영현대 하수지기자입니다.

2012년 9월 1차 기사였던 ‘총기난사, 그것이 알고싶다’를 기억하시나요 (http://young.hyundai.com/str0005View.do?gpostSeq=2635)

 

 

사진/하수지


1편을 취재할때는 그 사건 이후의 학교의 변화에 집중했었습니다. 문의 손잡이와 메시지 전달 스크린 설치 등 사건이 있고 난 뒤 바뀐 학교의 시설에요.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지 6주기가 되는 2013년 4월 16일이 다가오면서 이 사건이 버지니아텍뿐만 아닌 지역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정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리적인 변화보다 더 컸던 ‘사람들’의 변화.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았습니다.

 

 

바쁜 학기 생활을 보내고 있던 영현대 기자는 4월 16일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친구를 통해 13일 토요일, 3.2 마일 달리기 행사, “3.2 Run in Remembrance”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총기사건의 피해자 32명을 기리기 위해 매년 4월 16일 전의 토요일에 3.2마일(약 5km)을 달리는 행사인 것이죠.

 

사진/www.mathieumiles.com

 

버지니아텍의 상징색인 마룬과 주황의 색을 가진 풍선을 날아 올리며 달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진/www.mathieumiles.com

 

처음엔 그저 분위기만 느껴보자 라고 생각했던 영현대 기자는, 달리기에 참가한 사람들을 보고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www.mathieumiles.com

 

버지니아텍 학생들도 많았지만, 학교가 위치해있는 도시 블랙스버그에서 애도를 표하기 위한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나이 지긋하진 어른 분들, 딱 봐도 애기티를 벗지 못한 초등학생들 까지. 3.2마일을 “달리는” 행사이지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지지의 뜻을 표현하는 참가자들도 많았어요. 버지니아텍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는 반 단위로 단체로 참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발걸음이 될 수도 있었지만, 달리기 루트 전반에 걸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귀와 버지니아텍의 로고를 항상 볼 수 있을 정도로 본래의 의미에 충실했던 행사였습니다.

 

사진/www.mathieumiles.com

 

 

4월 16일, 이 날을 기억해요. 

 


4월 15일 밤 11시 40분 경, 캠퍼스 내 도서관에서 숙제를 하고 있던 영현대 기자는 점점 산만해지는 주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하나둘 씩 사라지고 있었거든요. ‘어라.. 이상하다 분명 아직까진 4월 16일이 아닌데.’ 도서관 밖으로 나와보니 차량 통제를 하고 있는 경찰들과 함께 눈에 들어온 것은 어둠속에서 잔디밭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지/www.facebook.com

 

32개의 희생자 기념비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촛불애도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자정이 되자 희생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렸고 사람들은 모두 숨죽이며 애도를 표합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버지니아텍 학생들 뿐만이 아닌 순전히 애도를 표하기 위해 버지니아텍을 방문한 분들도 눈에 띕니다.

 

사진/하수지

 

4월 16일, 매년 이날은 이상하리만치 너무나 아름다운 날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2013년의 4월 16일도 어김없이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맑았어요. 잔디밭 한편에 준비된 기념비 자리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사진/하수지

 

영현대 기자도 수업이 끝난 후, 잠시 가보았습니다. 한명 한명의 기념비 옆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 혹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안녕을 기원하는 메시지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진/하수지

 

32명 앞에 놓인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다, 어디선가 따뜻한 음악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가 기념비가 세워진 가까운 곳에 기타와 함께 홀로 앉아 몇 시간 동안이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Stephan Franklin을 만났습니다.

 

사진/하수지

 

Stephen Franklin(36세)은 버지니아텍을 다닌 적도 없고, 또 희생자 중에 친구가 있었던 것도 아닌, 어찌 보면 이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너무나 아름다운 날이에요. 이런 날에 사람들이 슬픈 마음을 갖는 것이 싫어, 제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 버지니아텍 학생이었던 적은 없지만 그저 블랙스버그를 사랑하는 마음에 나오게 되었어요. 블랙스버그 사람들은 오늘 위로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4월 16일은 제게도 많은 의미가 있어요.”

 

사진/하수지

 

버지니아의 다른 대학교 학생과 대화한 내용이 생각이 납니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더라도 타 대학교 학생이 된 후 버지니아텍 학생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구요. 너무 자기네들 끼리 뭉쳐()서 불편하다고 했었죠. 4월 16일이 되니, 그 친구가 한 말이 맞다는 것을 그저 몸으로, 마음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6년 전, 하루아침에 32명을 잃는 대참사를 겪은 한 커뮤니티. 그 상처를 보듬으려 학생,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그래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모두가, 그저 묵묵히 힐링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사진/michellevia.com

 

이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수는 없겠지만, 32명의 숭고함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마다않는 버지니아텍과 블랙스버그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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