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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의 짜릿한 여행,노르웨이의 졸업식

작성일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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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출처:http://tjenester.aftenposten.no/quiz/quiz.htmid=12595>





 고등학교 졸업식은 인생에 단 한번뿐인 날이고, 또 어렵게 달려온 수험생활의 마지막 날인 만큼 축하 받아야 할 날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고등학교 졸업식은 그리 행복한 기억은 아니다.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를 받은 친구들도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받지 못한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기쁘게 축하 받지도 못하고, 축하 해주지도 못하는 졸업식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모두가 축하 받을 수 있는 졸업식은 없는 걸까 대답을 하자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렵지만, 노르웨이에는 있다. 그렇다면 노르웨이의 졸업식은 어떻길래 하시는 분들을 위해 필자가 지금부터 노르웨이만의 특별한 졸업식, ‘Russefeiring’ 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Russefeiring기간 중 학생들 <사진출처:www.demokraten.no>




#‘Russefeiring 의 역사



 ‘Russefeiring’ 은 노르웨이어로 ‘졸업하는 학생들’을 지칭하는 ‘Russ’와 , ‘축하’ 를 의미하는 ‘feiring’ 이 합쳐진 단어이다. ‘Russefeiring’ 은 ‘졸업식’ 보다는 ‘졸업을 축하하는 축제’라고 하는 표현이 더 적절 할 것 같다. 이 축제는 1905년부터 시작된 전통적인 축제이다. 이 축제는 1904년 독일학생들이 노르웨이를 방문할 때 쓰고 온 빨간 모자를 노르웨이 졸업식에 사용하게 되면서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보통 5월 1일부터 17일까지 약 17일 동안 이어지는 이 축제는, 만 18세가 된 노르웨이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술을 사고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바로 직업을 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Russ Hat (모자)


 

                                             ▲Russ hat 의 뒷면 <사진출처:http://emelaia.blogg.se/>




  ‘Russefeiring’  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이 축제를 대표하는 것들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 첫번째가 바로 모자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처음 졸업기간에 모자를 쓰게 된 것은 독일 학생들이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쓰고 온 빨간 모자에서 비롯 되었다. 이후에 노르웨이 Oslo 에 있는 Oslo Commerce School 에서 ‘경제학’을 특별 전공하는 학생들을 구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파란 모자를 쓰게 하면서 더욱 다양해 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러한 모자 색깔들이 우리나라로 이야기 하면 ‘인문계’ ‘실업계’ ‘경제전공’ 등 학생들의 전문 분야를 나타내는 표시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후에 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다. 모자를 자세히 보면, 앞쪽에는 대부분 자신의 별명을 적는 경우가 많고 모자 뒤쪽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달려있다. 이 물건들은  Knots 라고 하는데 이것은 각 학교마다 ‘russefeiring’ 을 준비하는 자치위원회에서 만든 여러 가지 게임형식의 미션을 통과할 때마다 받는 것들 이다. 필자의 노르웨이 친구로부터 들은 예를 이야기 하자면, 마을에 있는 동상 앞에 서서 10분 동안 혼자 이야기 한다거나, 마트의 애완용품 코너에서 개 울음소리를 10분 동안 내는 등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다.




                                                                   ▲ 실제 필자의 친구가 쓴 Russ Hat 의 모습 <사진:곽예하>






#Russ 바지


 


                                                    ▲Russ 바지중 빨간색의 모습 <사진출처: www.pbase.com >



 

 ‘Russefeiring’ 기간 동안 학생들은 정해진 옷만 입을 수 있다. 또 그 기간 동안 옷을 절 때 세탁해서도 안됩니다. 멜빵바지 같이 생긴 바지는 다양한 종류의 색이 있는데 , 모자의 색이 그렇듯이 바지의 색도 학생들의 전공 분야를 나타냅니다. 그 중 몇 가지 색을 예로 들자면



  ★ 빨간색 (rødruss)

     가장 많은 학생들이 입는 색이며 우리나라로 말하면 ‘인문계’ 즉 수학, 물리,역사,영어,문학등의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

     이 입는 색이다


  ★ 파란색(blruss)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입는 색이다.


   ★검은색(svartruss)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실업계’ 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색으로 대부분이 졸업하면 대학으로 진학 하지 않고 바로 직  

     업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실업계는 2년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할 때 만 18세 미만이다. 따라서 실업계 

     학생들은 졸업 행사에 참여 할것인지 아닌지를 선택 할 수 있으며, 나이가 되지 않을 경우 1년 후에 졸업 행사에 참여하  

     게 된다.


    ★초록색 (grønnruss)

    ‘농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며 어떤 경우에는 주황색으로 입는 경우도 있다.

 

   ★하얀색(hvitruss)

     운동이나 의료계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입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독교 학생들이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의미로 입는 경우

     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바지를 입은 학생들은 서로의 바지에 낙서를 하기도 한다. 간혹 바지 색별로 편을 나눠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축제 기간에 경찰들이 항시 돌아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RussKort (카드)



                                                                       ▲필자가 실제로 받은 Russ카드 <사진: 곽예하>
  

  Russkort 의 ‘Kort’ 는 노르웨이 어로 ‘카드’를 의미한다. 학생들은 Russefeiring 가 시작되기 전에 익명으로 서로에게 어울리는 별명을 추첨한다. 그리고 그 별명과 함께 자신을 표현하는 짧은 문장을 적어 명함을 만든다. 이 명함은 친구나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모르는 사람에게 주기도 한다. 잘 모아둔 명함들은, 시간이 흐른 후 하나하나 보면서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노르웨이의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이 명함들을 모으는 것이 유행이 되어서 축제 기간에 보면 명함을 받으려고 고등학생들을 따라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Russebil,Russebusser (자동차)




                                                     ▲ 학생들이 쓰는 Russ 자동차<사진출처:www.autodb.no>



 

Russebil 또는 russebusser 는 축제기간에 학생들에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학생들이 Russefeiring 기간이 오기전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 기간에 타고 다닐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다. 그렇게 돈을 모은 학생들

은 각자 친한 친구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대부분이 전년도의 선배들이 쓰던 차인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대부분 큰 벤을 구입해서 페인트로 자신들만의 색으로 꾸미고, 그 안에서 음악을 틀고 파티를 하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때문에 이시

기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교통경찰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문화가 변질 되어 학생들이 차를 사기 위해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경우가 발생 하기도 한다. 2004년 노르웨이의 어떤 학생은 자동차 살 돈을 모으기 위해 미국의 성인 영화에 

출현하기도 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Russefeiring 은 학생들이 처음 합법적으로 술을 살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의 음주 운전으로 경찰들이 힘든 기간이기도 하다. 아무리 축제지만, 지킬 것은 지키면서 즐겨야 한다는 것! 우리도 다시 한번 잊지 말아야겠다.




Russefeiring 의 하이라이트! 5월 17일





                                                                              ▲ 5월 17일 제헌절의 모습 <사진: 곽예하>




Russefeiring 을 즐기는 학생들의 최종 목적지는 노르웨이의 제헌절 날인 5월 17일 이다. 5월 17일은 독립국가로 세워진 건국기념일에 해당하는 날로써 일년 중 가장 큰 축제의 날 이기도 하다. 이날은 노르웨이 전역의 모든 마을에서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주민들은 노르웨이 전통의상 (Bunad) 을 입고 모두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Russefeiring 기간 중의 고등학생들은, 다 함께 이 퍼레이드에 참여함으로써 17일간의 축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필자도 얼마 전 노르웨이 제헌절을 직접 경험하였는데, 형형색색의 전통의상(bunad) 와 학생들의 다양한 색 멜빵바지가 어우러져 말 그래도 칼라풀 (colorful) 한 하루였다.  따라서 노르웨이의 5월 17일은 한 나라의 독립을 축하 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부모님, 학교, 친구들로부터 독립함으로써 성인으로 나아감을 축하 하는 날 이기도 한 것이다.

 



수능이 끝난 후 졸업식을 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노르웨이에서는 학생들이 졸업 축제인 Russefeiring 이후에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게 된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마지막 시험을 포기 하거나 안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시험 날짜를 축제 이전으로 옮기느냐, 옮기지 않느냐에 대한 것이 항상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 기간에는 학생들에게 음주와 운전이 허락되기 때문에 해마다 사건 사고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 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는 아직 Russefeiring 이 문제점이 많은 졸업 문화이긴 하지만, 필자의 노르웨이 친구들은 모두가 그 기간을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꼽는다. 그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17일이 Russefeiring 이기도 하다.

 




필자가 노르웨이의 Russefeiring 을 소개한 것은, 노르웨이의 이러한 졸업 문화가 우리나라의 졸업 문화보다 더 재미있고 낫다고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나라와는 정말 다른 노르웨이의 Russefeiring 을 소개함으로써 낯선 노르웨이의 졸업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또한, 어떤 문화가 더 좋고 나쁨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시점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조금 솔직해 지자면, 학생들이 하루빨리 결과에 상관 없이, 그간 보여준 과정의 노력으로 다 함께 축하 받을 수 있는 제도적, 문화적 변화에 대한 필자의 바람도 이 기사에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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