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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마단은 특별했다!

작성일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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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2013년 라마단이 시작한지 벌써 3주가 지났다. 처음에는 갑자기 확 바뀐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 때문에 당황하며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기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라마단을 즐기게 되었다. 무슬림이 아닌데도 말이다. 'Ramadan Kareem(자비로운 라마단 보내세요)'라는 라마단 인사말처럼, 길을 건널 때에도 라마단 전보다 운전자들이 양보를 잘해주는 것 같았다. 또한 낮 동안 사람들이 담배를 피울 수 없기 때문에 공기도 훨씬 깨끗해졌다. 낮에는 거리가 조용하지만, 밤이 되면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매일 밤을 축제처럼 보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라마단 동안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경험하려고 노력했다. 라마단 하루 하루가 보내면, 어느새 라마단의 특별한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 라마단 장식품을 파는 가게에서 아름답게 불을 밝히고 있는 전등(사진=심아영) 

 

마단에는 삶의 패턴이 바뀐다! 

   라마단 한 달 동안에는 무슬림 및 이슬람 국가 전체의 삶의 패턴이 바뀐다. 따라서 저절로 외국인과 비무슬림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긴다. 우선 해가 떠 있는 낮에는 무슬림들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실 수 없고, 담배도 피울 수 없기 때문에 다소 짜증이 쉽게 나고 금방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변화가 있기 때문에 사회는 그들을 존중하기 위해 그들의 삶에 맞춰 변한다. 

   우선, 무슬림의 취침 및 기상 시간이 바뀐다. 금식이 시작되는 첫 번째 아잔이 울리는 새벽 4시까지 이들을 낮을 위해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그런 뒤에 잠들어서 오전 9~10시쯤 천천히 일어난다. 직장에서도 근무시간이 보통 10~3시로 바뀌기 때문에 늦게 일어났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요르단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한국인 직원들은 원래대로 출퇴근을 하지만, 요르단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10~3시에만 근무를 한다고 한다. 일이 끝난 뒤에는 보통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목마름과 배고픔을 잊기 위해 낮잠을 자거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오후 7시부터 이들은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금식의 종료를 알리는 저녁 아잔이 7시 40분쯤 울리기 때문이다. 닫았던 음식점에도 저녁을 먹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고, 음식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아잔이 울리기 직전에는 모두들 아잔 소리에 기울이며 1분 1초를 보내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더해진다. 

   저녁 아잔이 울리면서 금식의 시간은 풀리고, 모두들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음식을 먹으면 체할 수 있어서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기 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대추 야자로 속을 달랜다. 이때 먹는 식사를 무슬림들은 '금식을 깬다'라는 뜻인 '이프타르'라고 부른다. 이프타르를 먹은 뒤에는 모두들 축제와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길거리에 나와서 시원함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사먹기도 하고,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기도 하고, 보통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라마단에는 무슬림들이 하루에 다섯 번 해야 하는 기도 외에 한 번이 더 늘어난다. 하지만 이 기도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신앙이 깊은 무슬림들은 밤 9시 30분쯤 사원에 가서 이 특별한 기도에 참가한다. 이프타르 이후부터 금식이 시작되는 새벽 예배 사이의 시간은 자유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잠들기 전이자, 다시 금식이 시작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간단한 식사 '수후루'를 먹는다. 대부분의 무슬림은 이러한 삶의 패턴으로 라마단 한 달을 보낸다. 


 

라마단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식들 

  라마단 한 달은 전세계 무슬림에게 아주 특별한 기간이기 때문에 그들이 먹는 음식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다. 오랜 시간 금식을 한 후에 식사를 할 때에는 스프와 같이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것으로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특별히 스프를 메뉴로 선보인다. 또한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과 같은 프랜차이즈에서도 라마단 저녁에만 파는 각양각색의 'Ramadan Meal'을 내놓았다. 


 

. 라마단 기간에 바뀐 영업 시간을 알려주는 안내문. . KFC가 내놓은 'Ramadan Meal'(사진=심아영)


 

 

. 터키 식당에서 내놓은 Ramadan Meal', . 치킨으로 유명한 학교 앞 식당 시핀에서 내놓은 'Ramadan Meal'(사진=심아영)

 


  우리나라에서 설날에는 만두, 추석에는 송편, 동지에는 팥죽을 먹듯이 라마단에 먹는 특별한 전통 음식들이 있다. 팬케이크와 비슷한 쫀득쫀득한 빵 속에 호두나 크림 등을 넣어서 반달모양으로 접어 설탕물을 부어서 오브에 구워내는 '까타이프'. 만두와 같은 느낌으로 속에 야채와 닭, 소고기를 넣어서 삼각형 모양으로 구워내는 '사모사'. 이프타르가 시작되기 전에 물과 함께 먹는 대추야자 열매 '타므르'. 이렇게 세 가지 음식이 라마단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 타므르(출처=ramadan2013pictures.com)   . 까타이프(출처=kirsty larmour blog)   . 사모사(출처=5pillarz.com)

 

 


요르단 친구 Wala의 집에 초대받다!  

   라마단에는 친척, 친구들이 같이 이프타르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다. 요르단 친구 Wala가 라마단을 맞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줘서 암만에서 버스타고 40분 거리에 있는 자르카라는 도시로 놀러갔다. 전부터 Wala집에 놀러가는 날에는 다른 무슬림처럼 금식을 해보기로 약속해서 내 인생 처음으로 금식에 도전했다. 배고픔은 참을 수 있었지만 목마름과 갈증을 극복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학교 앞에서 Wala를 만나서 버스를 타고 자르카로 이동했다. 라마단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3시쯤 퇴근을 해서 자르카로 가는 길은 너무 막혔다. 보통 40분이면 갈 수 있지만, 차가 많이 막혀서 1시간 20분이나 걸렸다.  


   

. 학교 앞에 서있는 버스들.      . 자르카로 가는 버스.      . 버스 내부의 모습(사진=심아영)


   Wala의 집은 정말 아기자기했고, 깔끔한 성격의 Wala처럼 방도 깨끗했다. 12형제중에서 10번째인 Wala는 그녀의 여동생 Fida와 함께 방을 쓰고 있었다. 고맙게도 Fida는 자신의 침대를 나에게 양보하며 Wala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5시부터 6시30분까지 낮잠을 자면서 배고픔과 갈증을 달랬다. 7시쯤 Wala의 고모 집으로 이동을 했다. 고모 집에서 모든 가족이 모여서 이프타르를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길은 집으로 향하는 차들로 가득차서 고모 집 근처에서 내려서 걸어서 갔다.  


 

. 깔끔한 Wala의 방. . 식물 가꾸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아기자기한 Wala의 집(사진=심아영)


 

. 집으로 가려는 차들로 꽉 막힌 거리. . 이프타르를 10분 남겨두고 서둘러서 고모네 집으로 이동하는 차안(사진=심아영)

   고모와 고모의 가족들을 내가 놀러온 것을 굉장히 반가워하셨다. 사실 나를 신기해하시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Wala를 제외하고 Wala의 가족들에게 나는 정말 신기한 존재였다. 행여나 내가 불편해해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할까봐 걱정하시며 Wala의 어머니께서는 손수 내가 먹을 음식을 챙겨주셨다. 음식은 정말 푸짐하고 다 맛있었다. 더 먹고 싶었지만 이프타르 이후에도 잠들기 전까지 계속 먹고, 마신다고 들었기 때문에 적당히 배부르게 먹었다. 


  

△ Wala의 고모께서 식탁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푸짐하게 음식을 준비해주셨다(사진=심아영)  


   이프타르를 끝낸 후에는 가족들이 식탁을 치우고 의자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마셨다. 아랍에서는 차문화가 굉장히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식후에는 거의 항상 가족들이 모여서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낸다. 차를 마시면서도 Wala의 가족들을 끊임없이 질문을 하셨다. 아마도 내가 아랍어를 공부하고 Wala와 친구인 것이 많이 신기하셨나보다. Wala의 가족들은 모두 친절하고 따뜻했다. 남자들은 기도 시간이 되자, Wala의 아버지의 지도 하에 다같이 모여서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 기도가 끝나고 Wala와 함께 고모네 집 근처에 있는 모스크로 향했다. Wala가 나에게 모스크를 보여주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기도실은 남자들의 기도실과 분리되어 지하에 마련되어 있었다. 다섯 번째 기도가 끝난 뒤에 20분 정도 라마단 특별 기도가 진행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 식사 후에는 차 한잔. . 식사 후에 카드게임을 하는 남자들. . 다같이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를 드리는 모습(사진=심아영)


△ 이프타르 후에 Wala와 함께 간 이슬람 사원(사진=심아영)

   모스크에서 기도를 드린 후에 다시 고모네 집에 와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1시쯤 Wala의 집으로 돌아왔다. Wala의 가족과 이야기를 하면서 아랍어를 배우길 정말 잘했다고 계속 생각이 들었다. Wala와 집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무 피곤해서 2시쯤 잠들었다. 3시 30분쯤 Wala가 금식이 시작되기 전에 먹는 '수후르'를 먹으라고 깨웠다고 하는데, 너무 열심히 자느라 깨우는 것을 듣지 못하고 수후르를 먹지 못하고 계속 잠을 잤다. Wala 덕분에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다. 라마단이 끝난 뒤에 3일동안 '이드'라는 명절이 있는데, 이때에도 또 놀러오라고 초대해주었다.     

 

라마단이 궁금하니!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에서 라마단을 겪기 전에는 라마단은 모든 무슬림들이 한 달 동안 금식을 해야만 하는 힘든 기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라마단을 경험하면서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고치게 되었고,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되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라마단에 대해 궁금해한 것과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말 하루 종일 먹지 않나요 배고픔은 어떻게 극복해요

->  아니에요. 첫 번째 아잔이 울리는 새벽 4시부터 네 번째 아잔이 울리는 저녁 7시 40분까지 먹을 수 없어요. 그 이후 시간에는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어요. 배고픔을 극복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낮잠을 자면서 배고픔과 피곤함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려고 하더라고요.

 

낮 시간에는 아무도 먹을 수 없나요

-> 아니에요. 생리 중인 여성, 외국인, 어린아이들은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무슬림 앞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그들을 존중하기 위해서 집에서 조용히 먹어요. 생리 중인 여성이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몸이 더럽다고 간주되어 신께 기도를 드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라마단이 끝나고 나서 금식을 못했던 날만큼 추가적으로 금식을 해야 한다고 해요. 또한 어린아이들은 금식을 안 해도 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하루에 몇 시간씩 조금씩 조금씩 금식하는 법을 연습한다고 해요.

 

라마단에 할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 라마단에는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아무것도 먹거나 마실 수 없어요. 심지어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는 것도 안된다고 해요. 또한 담배도 피울 수 없고, 라마단 한 달 동안에는 술을 절대로 팔지 않아요. 평소에도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것은 사회적으로 금하지만, 라마단에는 특히 더욱 조심해야 해요.

 

외국인, 비무슬림으로서 겪는 불편함은 무엇인가요

-> 우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가 낮에 열지 않는 다는 것이 불편해요. 집 근처에서 점심을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유일하게 맥도날드여서 일주일에 4번을 맥도날드로 점심을 해결했어요. 또한 낮에 친구를 만나도 갈 곳이 없어서 결국 집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저녁으로 약속 시간을 바꿨어요. 그리고 덥고 갈증이 나도 길에서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없는 것이 힘들어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에 숨어서 몰래 몰래 물을 마셨죠. 또한 쇼핑을 하러 몰에 가더라도 6시부터 9시까지는 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을 생각하면서 움직여야 해요. 사실 낮에는 집에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 같아요. 

 

외국인이 라마단을 보내는 자세

-> 무슬림의 생활을 이해하면서 라마단을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자세인 것 같아요. 저와 친구들처럼 하루쯤 금식을 하면서 물과 음식과 같이 평소에 쉽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라마단이라고 불편함을 호소하기 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 평소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록 복잡하지만 라마단에는 12시인데도 한가한 맥도날드 매장. . 맥도날드의 'Ramadan Meal'(사진=심아영)


 

   이슬람 국가에서 비무슬림이자 외국인으로서 보냈던 내 생에 처음 겪은 라마단의 끝이 보이고 있다. 앞으로 1주일이 남은 라마단 동안, 훗날 라마단을 회상했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지금처럼 열심히 라마단을 즐겨야겠다. 나의 2013년 라마단은 분명 불편함보다 특별함을 강하게 느꼈던 시간이었다. 사람마다 라마단을 겪는 방법과 이로부터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이왕 라마단을 이슬람 국가에서 보내는 사람이라면 이 특별한 경험을 열심히 즐기고 무슬림의 생활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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