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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 파리에서의 일주일

작성일201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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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최지혜 기자)

 

 파리하면 떠오르는 것. 낭만, 예술, 에펠탑, 지하철, 센강, 야경.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 도시답게, 파리에서는 길거리나 관광지 구석구석이 전부 아름답다. 수많은 사람들의 낭만을 품고 있는 도시, 파리. 과연 내게 파리는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했기에 유럽 교환학생 시기에서 첫 여행지를 파리로 정했다. 일주일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가고 보고 들었던 모든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보자.

 

 

 


 파리로 떠나기 결심한지 하루 만에 그 다음날 출발일로 기차 티켓을 끊었다. 원래 유럽에서는 비행기만큼 비싼 게 기차다.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티켓을 끊어야 저렴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 심지어 기차 홈페이지에서 기차표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한 번 실수로 최초 페이지로 돌아간 적이 있는데 잠깐의 5분 사이에 5유로(대략 7500원)나 값이 올라 놀랐던 적이 있다. 미리미리 여행계획을 짜서 다니면 좋겠지만 이번에는 너무 급하게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비싼 기차표에 눈물을 머금고 파리에 가는 기차를 탔다.

 

 

(직접 사용했던 교통권인 나비고(왼쪽)와 까르네(오른쪽)/사진:최지혜 기자)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기 때문에 가장 실용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찾았다. 그 첫 번째가 교통. 파리에서는 까르네(Carne)라는 1회권 교통권을 구매하면 지하철, RER선, 버스 중 아무거나 탈 수 있다. 모빌리스 1일권은 하루간 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티켓, 1일~5일 중 선택할 수 있는 비지트 티켓, 그리고 일주일 동안 쓸 수 있는 나비고(Navigo)가 있다. 나비고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딱 일주일간 사용할 수 있다. 나비고 티켓의 시작 요일은 월요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요일에 사더라도 일요일까지밖에 쓸 수 없다. 또한 이 티켓은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 딱 3일간만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여행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나비고 티켓을 구매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고 지하철 1~2존 구간의 교통을 무제한 탈 수 있는 이 티켓의 가격은 19.8유로. 거기에 카드 보증금 3유로 정도를 더하면 총 21유로에 구매가 가능하다. 카드의 보증금은 환불되지 않고 다음에 파리 여행을 또 한다면 그때 사용이 가능하다^^; 이 카드를 만들 때 증명사진과 서명이 필요하므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


 이렇게 교통권 선택을 완료하면 동선을 짜야 한다. 사실 나는 에펠탑, 센강, 루브르 박물관 등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에 관해 정말 이름만 들어보았다. 무엇이 유명하고 어떤 것을 보고 싶다, 하는 것도 없었기 때문에 여행 추천 코스를 봐도 정하기 어려웠다. 여러 블로그를 검색해서 다른 사람들의 여행 일정을 전부 종이에 적어갔고 내가 어떤 것들을 봐야 할까 하고 고민했다. 물론 여행 중간에는 이 종이를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 파리에 가서 지도 한 장만 얻으면 걷는 곳마다 눈앞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지기 때문에, 여행에 떠나기 전 코스나 관광지에 대해서는 너무 고민하지 말자. 발길이 닿는 순간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기 때문에.

 

 

 

 

(사이요궁에서 바라본 에펠탑 야경/사진:최지혜 기자)

 

 파리하면 에펠탑을 빼놓을 수 없다. 건설 초기에는 파리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모파상을 비롯한 프랑스 지식인과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심지어 모파상은 매일 에펠탑 2층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는 식사하는 내내 에펠탑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제는 명실공히 파리의 가장 큰 관광 장소로 자리잡았다. 나도 여행하는 내내 에펠탑만 보면 멈춰 서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오랫동안 관찰하곤 했다. 특히 밤마다 매시 정각에 5분씩 불빛쇼를 하는데 이때가 정말 장관이다. 에펠탑 바로 근처 잔디밭에서 치맥을 하거나, 아름다운 사이요궁에 앉아 에펠탑만을 뚫어져라 바라봐도 좋다. 또는 몽파르나스타워나 개선문 같은 높은 곳에 올라가 에펠탑과 함께 파리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무척 낭만적이다.

 

(다리에서 바라본 센강의 야경, 고흐의 작품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아름답다/사진:최지혜 기자)

 

 서울의 한강처럼 도심을 가로지르는 파리의 센강. 알렉상드로 3세다리나 알마다리 등 유명하고 예쁜 다리도 많고 센강 자체만으로도 무척 아름답다. 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야경과 함께 유람선을 타는 것이 좋다. 나는 1회 12유로짜리 바토무슈를 타고 1시간 동안 센강의 운치를 감상했다. 여행 첫날에 바토무슈를 타고 너무 좋아, 마지막 날에도 다시 한번 이 유람선을 탔다. 처음 바토무슈를 탈 땐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해서, 감탄하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두 번째 탈 땐 저기가 그때 갔던 곳이구나, 저기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유롭게 즐겼다. 파리에 온지 일주일만에 이만큼 파리에 추억이 많이 쌓였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한강에서 치맥을 즐기는 서울의 대학생들처럼 이곳에도 센강 주위에 앉아 와인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커플이 다정하게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단체로 춤을 추고 흥겹게 놀기도 한다. 항상 센강 다리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신기했다.

 

 

 

 

(언덕 입구에서 바라본 몽마르트 언덕/사진:최지혜 기자)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파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여주인공이 꼭 한 번 몽마르트 언덕에 가보고 싶다던 대사가 기억난다. 나는 사실 파리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몽마르트 언덕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결과 이곳 입구에서는 어떤 남자들이 팔찌를 채워주면서 돈을 강요하기도 하고 치안이 매우 안 좋다고 하였다. 유명한 곳이니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마음과 동시에 꼭 조심히 잘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가본 몽마르트 언덕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그냥 언덕이겠거니 했지만 이곳은 정말 탁 트인 언덕과 평화롭게 누워있는 사람들, 언덕 꼭대기에 아름다운 사크레꿰르 사원, 모든 것이 완벽했고 언덕 입구도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잔디에 누워 친구와 함께 사진도 찍고 일광욕도 즐겼다. 여유롭게 누워있는 사람들 옆에서 함께 그 여유를 누리자니, 정말 휴양지가 따로 없었다. 피부 탈까봐 걱정하면서 여름 야외 활동을 자제했던 평소 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따사로운 언덕 위에 눈을 감고 누워 마음껏 햇빛을 즐겼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사크레꿰르 사원, 이곳에서는 파리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사진:최지혜 기자)

 

 언덕 위에 올라가 이 사원을 보는 순간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서질 것 같은 하얀 햇빛이 사원에 그대로 닿아 정말 빛이 났고 정교한 건축물이 무척 화려했다. 보불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성금을 모아 지어진 것이라는데 정말 그 말처럼 자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주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다웠다. 몽마르트 언덕 역시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에 바토무슈처럼 이곳을 두 번이나 방문했다. 두 번째 왔을 때는 날씨가 흐리고 종종 비가 와서 처음 봤을 때보다 예쁘진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어 기뻤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 왔다면 마땅히 미술관 몇 군데를 가야 한다. 대표적인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말고도 모네의 수련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오랑주리 미술관, 퐁피두센터의 현대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등 유명한 미술관들이 굉장히 많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모든 곳을 다니는 것이 좋겠지만 빠듯한 일정 속에서 루브르나 오르세 같은 대형 박물관은 반나절을 잡고 가야 한다. 따라서 모든 미술관에 가보지 못했지만 평소 좋아하는 화가나 작품이 있다면 꼭 그 미술관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루브르 박물관과 유리 피라미드 전경/사진:최지혜 기자)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서양미술의 역사와 감상이라는 학교 수업을 듣고 난 뒤 유명한 작품을 직접 보고 싶었던 내게 루브르 박물관은 정말 멋진 곳이었다. 일단 책에서만 보던 유리 피라미드와 웅장한 박물관 규모를 실제로 보니 무척 신기했다. 그 앞에서 여러 장의 기념사진을 찍은 뒤, 박물관에 입장했다. 미술관이 아닌 박물관이라는 명칭답게 루브르는 정말 다양한 전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고대부터 20세기까지, 동서양을 전부 보여주는 엄청난 작품들이 많았다. 이 모든 전시품을 보려면 한 작품당 40초씩 일주일 내내 감상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루브르 박물관을 5시간 잡고 왔기 때문에 모든 곳을 둘러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오리엔트 문명이나 건축물보다는 미술 작품을 보는 데에 중점을 두었고 실제로 2층에 있는 미술 작품들을 거의 전부 보았다. 나머지는 다음에 파리에 올 때 볼 수 있게 남겨두었다.
 


(오르세 미술관 내부, 루브르보다 작지만 알차고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사진:최지혜 기자)

 

 개인적으로 루브르보다 오르세가 더 좋았다. 평소 나는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이 오르세에 많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 고흐, 세잔, 모네, 르누아르, 밀레 등 미술 교과서에서 수없이 들어봤던 대가들의 작품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나 밀레의 <이삭 줍기>처럼 유명한 작품들을 눈앞에서 크게 보고,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르누와르의 작품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은 4시간동안 찬찬히 관람하였는데 그 정도면 거의 모든 작품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시간이었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한눈에 탁 트인 풍경이 굉장히 아름답다/사진:최지혜 기자)

 

 유럽 최고의 왕권이었던 부르봉 왕조가 107년에 걸쳐 살았던 베르사유 궁전. 태양왕 루이 14세의 막강한 권력과 50년간의 공사 기간, 국민의 엄청난 노력 끝에 완성된 궁전답게 정말 규모가 크고 웅장했다. 마리 앙뜨와네트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유명한 말이 떠오를 만큼 베르사유 궁전은 무척 사치스럽고 아름답게 꾸며졌다. 이 사치와 향락이 프랑스 대혁명을 불렀다는 역사적인 슬픈 사실은 잠시 접어두고, 이 궁전을 돌아다닐 때만큼은 내가 마치 루이 14세의 시절의 왕궁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들었다. 왕과 왕비의 수많은 방들이 대칭을 이루고 있어 서로 다른 분위기로 꾸며진 방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고 저 방에 루이 14세나 마리 앙뜨와네트가 생활했으리라는 생각을 하니 신기했다.

 

(궁전에서 나와 대운하 쪽으로 걸어가는 길/사진:최지혜 기자)

 

 베르사유는 궁전 말고도 정원, 그랑 트리아농, 쁘띠 트리아농, 왕비의 촌락 등 볼 것이 많다. 정원에는 잘 깎여진 나무와 드넓은 호수가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몽마르트 언덕에서처럼 잔디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고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왕비의 촌락은 마리 앙뜨와네트가 전원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12채의 전통 가옥과 호수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이 장소의 사치스러운 건축 배경에 왠지 모를 웃음이 나왔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공기가 너무 좋았다. 파리에서는 쾨쾨한 지하철과 쾌적하지 않은 공기 때문에 마음껏 숨을 들이쉬기 꺼려졌는데 이곳에서는 마치 독일의 포르츠하임에서처럼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서의 6박 7일간의 긴 여정. 워낙 급하게 정한 여행이라 파리에서 너무 무턱대고 오래 머무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일주일 동안 파리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게 너무나 큰 행운이고 잘한 일 같다. 아침에 일어나 지도를 보면서 오늘은 어디를 돌아다닐까 고민하고, 길거리에 나가면 눈길 가는 곳마다 아름다웠다. 에펠탑, 샹젤리제, 몽마르트, 룩셈부르공원, 튈트리정원, 마레지구 등등 7일간 거의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파리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내년 2월의 한국행 출국 장소는 파리로 정했다. 6개월이 지나고 만나는 파리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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