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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안의 Feria, 스페인 축제를 담다

작성일201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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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Feria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 


스페인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on)자치주에 속한 살라망카는 중세 유럽 최초의 대학이 위치한 교육도시이자 젊음의 도시이다이 곳에 도착하자 마자 Feria Virgen de la Vega가 운 좋게 열리고 있었다. Virgen de la Vega는 카톨릭 국가인 스페인그중에서도 살라망카의 수호 성인이라 축제를 의미하는 feria와 함께 그 상징적인 이름이 붙게 됬다. 9 8일부터 21일 까지 열리는 이 축제 기간동안의 일상이 기대됬다



▲살라망카 대성당에 수호성인 Virgen de la Vega를 기리며 축제를 맞이하는 신자들, 사진/임지예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 사진/임지예


9 8일 축제의 시작에는 불꽃놀이가 있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이 많은 인파가 어딘가에 꽁꽁숨어 있다가 밤에 Rio Tormes(토르메스 강) 어귀로 물밀듣이 쏟아져 나온 것 처럼 느껴졌다. 여의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불꽃이지만, 성곽을 에워싸고 박수를 치며 보는 불꽃은 더 강렬했다


먹방은 계속된다, Caseta에서 5차까지 가기 




▲이른 오전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열려있는 caseta는 항상 붐빈다, 사진/임지예


살라망카의 가장 활기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는 Plaza Mayor로 가는길, 동서남북으로 난 좁은 길에 컨테이너 박스 모양과 재질로 만든 간이 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다. 작은 집, 임시 움막을 뜻하는 'Caseta'라는 이름으로 이들 가게는 모두 통용되고 있었다



사진/임지예


바로 간단한 전채요리 혹은 안주, Tapas와 함께 간단한 음료 한잔을 제공하는 이 가게는 무척이나 활기차다. 가격도 2유로로 우리 돈으로 3,000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잠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스페인, 한국, 일본 국적을 불문하고 항상 배고프고 돈없는 대학생인 우리는 각자 10유로씩 내고 무려 5곳을 옮겨다니며 타파스를 맥주, 와인, 혹은 주스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3번째 곳을 방문했을 때쯤, 이미 마신 맥주로 배가불러서 먹는 걸 좀 쉬려하자 친구들은 "Venga, chica!(Come on, girl"를 외치며 그들 식으로 밀어부쳤다. 결국 먹고 싶은 타파를 찾아 온 동네를 순회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의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었다.



Plaza Mayor에서 골목골목으로 이어지는 소소한 공연들




▲우스꽝스러운 연기로 보는 재미를 주는 소소한 공연, 사진/임지예


Plaza Mayor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타임테이블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기품있는 공연부터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과 같이 캐주얼한 사운드, 팝 음악까지 온 동네를 꽉 메우는 소리로 가득찼다. 가끔 기이한 사람들이 나와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도 하는데, 광장 근처에서 아기를 데리고 수술을 하는 가족의 과장스럽고 익살스러운 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황당한 이 일들에 관심을 가지며 가진 유로 동전을 던지기도 하고 박수와 올레!를 외치며 웃음을 한가득 머금었다



어딘가 특이한 스페인 공영방송




▲스페인 공영방송 채널에서 생중계 중인 이벤트 의상 판매, 사진/임지예 


또한, 매우 특이하고 일상적이지 않은 방송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케이블 채널에서 벌어질 만한 일이 이곳에서는 공영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바로 축제의상을 쇼 호스트가 판매하는 것이었는다. 평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축제를 위한 매우 특이한 의상이기도 했고, 바로 코앞에서 지켜보는 사람에게 누구든 원하면 출연과 함께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는 말과 함께 즉석에서 말도 안되는 우스꽝스러운 방송이 전파를 타고 중계되고 있었다. 공영방송에서 이런 방송이 가능하다니 정말 신기했다.



우리들의 축제는 밤 12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거리에서 뭐든 서서 구경하고 서서 먹고 서서 노는 문화 때문에 처음에는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특히, 이 곳 살라망카에는 유럽에서 Erasmus에라스무스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들이 많고, 현지 대학생들이 가득 메운 도시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놀이문화 또한 발달해 있다. 아침을 9시에 먹고 점심을 2시에 먹고 저녁은 또 9시에 먹는 이 사이클에 적응 하며 중간 중간 타파스로 허기를 달래는 사이클에는 처음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물론, 이곳 학생들은 그다지 많이 먹지는 않는다. 아침은 스킵하고 점심과 저녁을 가벼운 타파스로 때우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이제 그들의 진정한 일상은 시작된다



▲거실(sala)에 모여들어 노는 piso 친구들, 사진/임지예


같은 아파트를 나누어 쓰는 Piso compartido의 주거 형태가 보편적이다 보니, 자연스레 저녁 때 같은 아파트 대학생들은 거실(sala)에 모여든다. 11시부터 슬슬 한명 씩 나와 음악을 틀고 몸을 풀면서 틈틈이 술도 마시고 쉴새 없이 얘기하며 떠들다 보면 새벽 2시가 된다. 이 때부터 나와 일본인 친구는 졸려움이 몰려들었지만, 스페인 친구들은 아직 시간이 이르다며 새벽 4시까지 거실에서 음악을 틀고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어 유행하는 모든 곡들을 들었다. 이 와중에 싸이노래 가사를 알고 춤을 알고 추는 스페인 소녀들이 너무나 신기했다. 그리고 슬슬 현지 대학생들이 잘 찾는 클럽이나, 교환학생들이 잘 가는 클럽을 그날그날 선택에 따라 이동한다. 진정한 놀이의 피크는 바로 새벽 4시에서 6, 집에는 아침 7시가 넘어야 들어오는게 바로 '레알' 스페인 대학생들의 놀이문화였다. 노는 것, 술 마시는 걸로는 한국이 절대 지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있던 나에게 이들은 정말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나 개강 시즌이라 더욱 이런 패턴을 굳게 고수하며 길거리에서 새로운 이들과 마치 알고 지낸 것 처럼 반갑게 인사하는 친구들이 참 정도 많고 놀기도 좋아하고 스페인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미녀와 야수'




▲뮤지컬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CAEM에서 열린 9/13 공연, 사진/임지예, 맨 오른쪽 아래 공식홈페이지 www.labellaybestia.es 


매일 이런 일상을 반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또 다른 축제의 면면을 구경하러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중 뮤지컬 "La bella y bestia(미녀와 야수)"가 전세계를 순회하고 특히 살라망카에서도 공연을 연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티켓을 구매했다. 물론 내용은 우리가 어렸을 때 본 애니메이션 그대로다. 그런데 음악의 구성, , 무대 장식, 배우들의 연기, 노래가 모두 조화롭고 다채롭다. 한국에 있을 때 보고싶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최저가 6만원에서 최고가 16만원으로 제대로 보려면 너무나 부담이 컸기 때문에 보고 싶은 마음을 고이 접어 두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45유로정도면(한화 6 5천원 선) 정말 퀄리티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락 페스티벌이나 뮤지컬, 문화 공연의 가격이 좀 낮게 조정되어 가족과, 연인과 함께 더 자주 볼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특히 스페인은 2시부터 4시까지 Siesta 시간을 두는데, 이는 단순히 낮잠을 자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고 쉬어갈 수 있는 공식적인 휴식시간이기도 하다. 비록 이 공연은 태양이 환히 걸린 밤에 열렸지만, 가족들의 손을 잡고 온 사람들이 많아서 가족적인, 여유로운, 함께 축제를 즐겨가는 모습이 소소하면서도 참 행복해 보였다



일상이 곧 축제인 스페인의 Feria



▲일상의 Feria를  함께한 스페인 친구들


스페인의 축제는 처음 '축제'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처럼 특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스케일이 크지도 않다. 그것은 스페인 사람들의 일상에 축제가 이미 녹아 들어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이 먹는방식, 노는 방식, 즐기는 방식은 모두 일상의 틈 속에 녹아있다. 우리나라 락 페스티벌에서 타파스를 먹고 뛰어 놀기도 하고 소리질러 노래부르기도 하는 '일상 탈출'이 스페인에서는 '일상 안'으로 맞닿아 있다. 아직도 진행중인 feria로 거리는 새벽 4시가 넘은 지금까지도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은 노래한다. 춤춘다. 그리고 항상 내게 항상 말한다. "No te preoccupes, no pasa nada" 걱정하지마, 문제 없어.(그러니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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