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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al-Weibdeh에서 놀자!

작성일201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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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요르단 친구들이 'al-Weibdeh'라는 곳으로 놀러 가자는 제안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동안 요르단에서 지내면서 익숙한 것이 편했던 나의 대답은 항상 '인샤알라('신의 뜻대로'라는 아랍어 표현으로 '나중에'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으며 거절을 의미한다)'였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예배하고 나니 요르단에서 아직 못해본 것들을 해보고 싶고 가지 않았던 곳에 가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겼다. 결국...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al-Weibdeh에 '혼자' 놀러 갔다. 주변 친구들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위험할 것 같다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사실 요르단은 안전하다. 오히려 지레 겁먹어서 돌아다니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놀림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에, 당당하게 돌아다녔다.

 

(사진=심아영)

   그렇다면 요르단의 대학생 및 청년들이 좋아하는 al-Weibdeh는 어떤 곳일까 al-Weibdeh는 암만 시내에 있는 우체국과 하심 식당 뒤쪽 언덕에 위치한 동네이다. 이곳에 가는 방법은 전혀 어렵지 않다. 택시 아저씨한테 Paris Circle이나 al-Weibdeh에 가달라고 말하면 바로 그곳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걸으면서 암만의 풍경을 조금 더 즐기고 싶었기에 시내에 내려서 걸어갔다. 동양인 여자가 혼자서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가니까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기도 했다. 

 

(사진=심아영)

   al-Weibdeh는 우리나라의 삼청동처럼 오래된 건물과 갤러리 및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이다. 이번에 방문했던 darat al-funun과 fann wa chai를 비롯해서 많은 갤러리와 카페가 있고, 거리 곳곳에서 카펫 전시관, 수공예품 전시관, 모자이크 가게, 미술 학원 등 예술과 관련된 장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암만의 다른 장소에 비해 관광객 및 현지인도 적고 조용하지만, 암만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인 것 같았다.

 

(사진=심아영)

 

(사진=심아영)

   al-Weibdeh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5,500㎡의 규모를 자랑하는 darat al-funun이다. 아랍어로 '예술의 집'또는 '예술가의 집'을 의미한다. 이곳은 6세기 비잔틴 교회를 보존해서 건축한 1920년대의 건물 다섯 채를 리모델링해서 지어졌다. 1993년에 개관한 darat al-funun은 비영리 예술 공간으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전시장, 영상 자료실, 도서관, 작업실, 카페 등이 있으며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지원을 받아 예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심아영)

   darat al-funun은 Khalid Shoman라는 사람의 예술을 향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한때 아랍 은행을 이끌었던 그는, 일평생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사람이었다. 1992년에 부인과 함께 폐허 상태였던 이곳에 처음으로 방문했었는데, 이후에 복구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이 특별한 장소를 다음 세대가 요르단 및 아랍의 역사, 유산, 예술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darat al-funun에는 Khalid Shoman의 업적을 기리를 기념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봤던 그의 말이 인상 깊었다.

 

(사진=심아영)

  "Wishing everyone success in preserving this giant Arab institution, and urging them to perform their duties in compliance with its principles and values.(나는 모든 사람들이 아랍의 거대한 유산 및 조직을 지키는데 노력하고, 이것의 규칙과 가치에 맞는 그들의 의무를 행하기를 바란다.)" 

 

 (사진=심아영)

  

(사진=심아영)

  두 번째로 갔던 곳은 darat al-funun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fann wa chai'(아랍어로 '예술과 차'를 의미함)라는 갤러리 카페이다. 카페에 들어갔을 때,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예뻐서 놀랐다. 테라스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카페 안쪽으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와서 카페의 분위기를 한층 아늑하게 만들어 주었다. 갤러리 카페라는 말에 걸맞게 벽에는 작품이 전시 중이었고, 멀리에서도 눈에 띄는 화려한 찬장도 있었다. 작품을 감상하던 중에 운이 좋게도 그 작품을 그린 작가 Lina Ghanem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심아영)

   "안녕하세요. 저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건축가 Lina Ghanem입니다. fann wa chai에서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제가 틈틈이 그렸던 스케치에요. 저는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전공이 건축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케치를 할 기회가 많아서 이렇게 전시회를 하게 되었어요. 스케치들이 전반적으로 파란색인 이유는 제가 항상 들고 다니는 파란색 볼펜으로 그렸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다른 전시장이 아닌 갤러리 카페에서 전시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이 편하게 작품을 봤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쉽게 다가가고 싶어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이번 전시는 특별한 주제가 없어요. 다만 사람들이 사물을 볼 때,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봤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사진=심아영)

   9월 한 달은 요르단에서의 유학 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너무 그리웠고, 이곳에서 공부한 시간에 비해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자꾸 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l-Weibdeh에서 혼자서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그리고 자유롭게 보냈던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타임'이었다. 앞으로 남은 유학 생활 중에서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al-Weibdeh로 떠날 것이다. 우리나라 삼청동에서 느꼈던 기분을 이곳에서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또한 아랍 전체의 밝은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Khalid Shoman의 업적을 보면서 존경심을 느꼈다. al-Weibdeh!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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