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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문화유산, 후통을 가다

작성일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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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상하이가 중국 경제의 중심지라면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에 부응하듯 현대식 고층 빌딩과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베이징 역시 천년 고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옛 정취를 찾아보기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의 역사와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후통(胡同, 골목)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그럼 저와 함께 베이징 골목 여행을 떠나볼까요

1.우물을 중심으로형성된

후통의 역사는 베이징이 처음으로 중국의 수도가 된 원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나라를 통치했던 몽골인들은 물과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족답게 우물을 중심으로 부락을 형성했고, 이 때부터 베이징에는 수많은 골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후통이란말 역시 우물을 뜻하는 몽골어 'Hottog' 기원으로 한다고하네요.

 

후통은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를 거치면서 그 수가 부지기수로 늘었고 1945년 해방 이후에는 큰 규모의 주민 거주지가 형성되면서 6000여 개까지 증가했는데요, 한 때 베이징 사람들은 "이름있는 후통은 3600개고, 이름없는 후통은 그 수가 소의 털처럼 많다(有名的胡同三百六无名胡同似牛毛)"고 했을 정도로 후통은 그 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베이징의 현대화 건설과 함께 많은 후통들이 철거되고 축소되면서 현재 남은 후통은 300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다행인 것은 후통이 지니고 있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 때문에 지금은 절반의 후통이 정부 소유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고 하네요. 

2.인간미 넘치는 후통의 일상 풍경  
 
베이징 후통 주변의 다양한 일상 풍경들은 사람냄새를 물씬 풍기는데요, 길가에 널어놓은 이불 빨래와 삼삼오오 모여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동네 아저씨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팔고 있는 길거리 상점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짙은 향수를 자아냅니다. 

 

후통의 전통 주거양식은 사합원(四合院)으로, 이는 가운데 정원을 중심으로 4개 가구가 'ㅁ'자 모양으로 동서남북에 주거하는 주거형태를 말합니다. 일부 사합원은 실제로 사람이 살고는 있지만 후통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개방되어 직접 들어가 내부를 구경해 볼 수 있는데요, 돈을 지불하면 차도 마시고 베이징식 가정식사를 맛 볼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사합원은 밀폐형 주택인 까닭에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안에 화장실이 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일정 거리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이용한다.

 

3.대문만 봐도 집주인의 신분을 알 수 있다
 
과거 중국의 봉건시대에는 신분사회이니만큼 집 현관 입구에 사회 지위에 맞는 장식을 할 수가 있었는데요, 입구 좌우에 세워 놓는 사자 모양의 문돈(墩)은 왕족을, 서책 모양과 북 모양의 문돈은 각각 문신과 무신을 상징하고, 입구 위에 박힌 문당()은 관직의 품계를 나타내는 장식으로 2개는 5~7품 관리의 집을, 4개는 1~4품 관리의 집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4.마오쩌둥, 쑨중산, 리펑의 고거(故居)를 찾아서
 
후통에서는 베이징의 기나긴 역사와 함께하듯 많은 유명인들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과 1990년대에 총리를 지냈던 리펑,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중산, 소설가 루쉰 등의 고거가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이 1918년 전후에 살았던 옛 집으로, 당시 마오쩌둥은 정치인 신분이 아닌 25세의 일반 노동자였다고 합니다. 청년 마오쩌둥이 이 허름한 집에 머물 때 마을 사람들은 그가 장차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었을까요

 

 

이 곳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쑨원이란 이름으로 더욱 알려진 쑨중산이 베이징에서 머물렀던 집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 화려한 대문 옆으로 난 철문 앞에서 서성거렸지만 저의 행동이 미심쩍었는지 CCTV로 감시 중이던 경비원이 문 밖으로 나와 경계해 안은 들여다 볼 수 없었습니다. 옆 집 상가에 들어가 물어보니 아쉽게도 대외개방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5.후통여우(胡同游, 골목여행) 제대로 즐기기
 
후통은 높은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로 인해 지난 1990년대부터 관광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베이징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했는데요, 관광객들은 삼륜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인력거에 몸을 실어 인력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후통 이곳 저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1시간에 80~100위안 수준입니다.

 

▶인력거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을 듣고 있는 기자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인력거.

 

허화(荷花)시장에서 스차하이(什刹海)로 이어지는 후통 역시 베이징을 찾은 관광객들이 꼭 거쳐가는 여행코스 중 하나입니다. 이 주변의 후통에는 과거에 관직이 높은 관리나 부유한 집안의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지역으로, 지금도 문학가 궈모뤄(郭沫若), 쑨중산의 부인이자 정치가인 숭칭링(宋) 등의 고거가 남아있습니다.

 

▶이 곳은 과거에 국수집, 채소가게, 곡물상점 등이 늘어선 소규모 상업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현대식 카페와 바, 기념품점이 즐비해 우리나라의 삼청동과 인사동을 연상케 한다.

 

후통 맛집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후통피자인데요, 후통피자집은 스차하이 내 은정교()라 불리는 돌다리 근처에 있는 피자집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이름난 곳입니다. 그러나 제가 소개해드릴 곳은 스차하이 내에 있는 난먼솬러우(南肉)라는 곳입니다. 난먼솬러우는 신선로에 고기와 각종 채소를 데쳐서 먹는 베이징식 샤브샤브인 솬양러우(羊肉)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주말 저녁엔 손님들로 붐벼 최소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맛집입니다. 기자도 오래 기다릴 것을 염두해 이른 6시에 찾아갔지만 번호표를 받아들고 1시간 30분을 기다린 뒤에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난먼솬러우의 전경과 솬양러우의 사진. 저녁 시간대엔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수 년 전에 서울의 수많은 한옥들이 철거되고 그 자리를 고층 빌딩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방송을 보고 경제발전의 대가로 서울의 아름다운 전통 가옥과 골목 풍경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베이징도 빼곡히 늘어선 고층 빌딩과 아파트들로 점점 삭막한 도시 분위기로 변해가고는 있지만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후통들이 계속해서 보존되어 정겨운 옛 모습을 앞으로도 유지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영현대 여러분들도 골목 여행을 통해 베이징의 옛 멋과 정취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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