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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국립공원 속으로!

작성일201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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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미국은 크나 큰 땅덩어리를 가진 만큼 사방 곳곳에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널려있다. 평소 등산 너무 힘들다, 어차피 올라갔다 내려올 것 왜 하지등 등산에 관한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게으른 나를 국립공원 투어로 이끈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떠나보자!



산 하단의 색이 짙은 부분이 모두 붉은 사암이다./ 사진 이고은

 


매년 10, 미국의 대학생들에게는 짧은 가을방학이 주어진다. 주말까지 더해 4일 동안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 나는 앨버커키의 국제교류기구 사람들과 애리조나로 여행을 떠났다. 애리조나 하면 다들 그랜드캐년을 떠올리겠지만, 그 때 당시 미국 정부의 셧다운으로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이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처럼 아쉬운 마음을 품고 여행지를 급히 애리조나 주, 세도나에 위치한 레드 록 주립공원(Red Rock State Park)으로 바꿨다.

 

사진출처: 레드 록 주립공원 공식 홈페이지


레드 록 주립공원은 이름 그대로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세도나 지역 일대를 지칭한다. 세도나의 끝 자락으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도시를 감싸는 붉은 사암 암벽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우선 세도나의 여행자센터에 방문해 레드 록 주립공원의 주요 관람 명소를 체크했다. 유명한 볼거리들이 모두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차를 타고 이동하다 내려 등산을 하거나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는 식으로 관광을 했다.

 


 


멀리서 바라다 본 레드 록 주립공원의 산들은 찰흙으로 빚어 놓은 듯 현실감이 없었다. / 사진 이고은


우선 차를 끌고 고지대로 올라가서 한 눈에 도시를 눈에 담아보았다. 처음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붉은 사암들을 봤을 땐 강렬한 색채 때문에 도시 전체가 불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붉은 사암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드디어 내가 정말 서부에 있는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한없이 들떴다.

 

다음으로 우리는 가벼운 트레킹에 도전했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얕은 산의 중턱에만 올라가는 쉬운 코스였지만, 곰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을 보자마자 나의 트레킹이 식은 땀과 함께 환상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로 탈바꿈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단의 사람들 크기를 보면 산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크기인지 짐작 할 수 있다./사진 이고은


친구들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한참을 걷다가 절경을 보면 호들갑 떨며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목표 지점까지 도착해 있었다. 산 중턱에서 소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보며 점심으로 싸 온 샌드위치를 먹다 보니 어르신들이 왜 그렇게 등산에 열광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경치를 즐기고, 먹고, 웃고 떠드는 재미가 등산의 핵심 아닐까



 

얕은 산을 오르고 자신감이 붙은 우리는 또 다른 산에 도전했다. 이 산은 대부분이 돌로 이뤄져 나무 한 그루, 그늘 한 쪽 찾기 힘든 황량한 산이었다. 특이한 것이 이 산은 등산로가 없었다. 아마 돌산이라 길을 만들기가 힘들기 때문 아니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다들 자신이 가고 싶은 길로 거침없이 산을 타고 있었다. 느린 걸음으로 한발한발 걷다 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원형으로 서서 태극권처럼 느린 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이 신기해 자꾸 쳐다봤더니, 같이 걷던 아주머니께서 이 곳은 기가 맑고 강하기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수련을 하러 온다고 설명해주셨다. 미국에서 동양문화의 정수인 기를 다루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반가움에 웃음이 났다. 마치 한 순간에 이국적인 붉은 산들이 지리산처럼 정겹게 느껴졌다.


기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묘하게 풍경과 잘 어울렸다./ 사진 이고은

 

산 중턱을 지나자 돌 산이 급격히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두 팔을 땅에 짚지 않으면 걸을 수 없는 수준의 경사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보니 내가 지금 여행을 온 것인지, 고생을 하러 온 것인지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다리를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도 이쯤에서 포기할까하는 생각이 매 순간마다 들었지만, 옆에서 끊임없이 할 수 있다고 다독여주는 국제교류처분들과 이미 정상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이 있었기에 목표 지점까지 꾸역꾸역 산행을 마쳤다.


처음엔 완만했지만 점점 갈 수록 힘들어지는 등산 난이도에 우리는 사족보행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 이고은

 

시간의 제약이 있어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하고, 그에 준하는 봉우리에서 멈춰 섰다.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보자 아찔함과 함께 탁 트인 자연이 주는 상쾌함이 한 순간에 훅 다가왔다. 그 동안 아파트와 빌딩으로 가득 찬 콘크리트 숲에서만 살다가 드넓은 자연 경관을 보자 그야말로 감탄 밖에 나오질 않았다. 봉우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바라보다 이 풍경을 오래오래 기억하고자 바쁘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봉우리에서 짧은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산을 내려왔다. 올라갈 때 네 발로 기어 갔듯이 내려올 때도 손 끝과 발 끝에 있는 힘껏 힘을 주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내려왔다.     

 

처음에는 급하게 바뀐 주립공원으로의 여행이라 기대도 많이 하지 않았고, 오히려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이는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드넓은 땅과 중간중간 우뚝 솟은 붉은 사암의 산들은 그 색채만큼이나 강렬하게 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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