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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살라망카에서의 이야기

작성일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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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관광 도시가 아닌 살라망카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지만, 스페인 중부의 Castilla y Leon(카스티야 이 레온)자치주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먼저 '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유럽에서 3번째로 오래된 살라망카 대학교가 위한 대학 도시이다. 이곳에서의 이야기 속으로 잠시 떠나보자!





사진/1492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영화 스틸컷


살라망카 대학교는 1218년 이 지역을 다스렸던 알폰소 9세 왕이 설립했으며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와 신대륙을 개척한 콜롬부스를 배출한 대학이기도 하다. 법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스페인 문학사에 획을 그은 루이스 데 공고라, 미겔 데 우나무도, 미겔 데 세르반테스 모두 살라망카대학 출신이다. 영화 1492 크리스토퍼 콜롬부스는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 앞에서 신대륙 발견에 대한 요구와 그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을 살라망카 대학에서 연설한 바가 있다.  





사진/김소정 제공


도서관에는 학생증을 제시하고 출입할 기회가 있었는데 상당한 분량의 고문서가 보존되어 있었고, 중세 문학 과목을 수강했을 때 15c 인문학자들의 대화집, 소설들도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원본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교수님도 때때로 이곳에서 가져온 고문서들을 펼쳐 보여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극 수업의 코멘트 다는 시간의 모습, 사진/임지예


대학교 수업중에는 극(Teatro)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항상 허름한 코트에 양손에 극 집을 끼고 안경 두 개를 바꿔가며 수업에 열중하셨던 사마레뇨 교수님인데, 학생들에게 항상 모든 기회를 주시는 편이었다. 각자 자발적으로 대본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하기도 하고, 수업중간 중간에 극에 대한 소감 및 코멘트를 달고 가끔은 외국인 학생들이 주도해서 문화적 차이와 공통점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스페인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항상 표정이던 말이던 표현이 참 극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만큼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이야기가 많아서 였을까, 극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스페인 적인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명예와 체면을 중시여기는 전통에서 가끔은 과장과 허풍도 비롯되는 것 같았고 그러면서 굉장히 인간적이고 모순적인 면들을 감싸안는 '휴머니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요르 광장에서 열린 도서 주간의 고문서 가게, 사진/임지예


살라망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Plaza Mayor이다. 중앙에 위치한 시청사와 그를 둘러싼 네 개의 변으로 구성된 이 광장은 18세기에 만들어졌으며, 스페인 중부 Castilla 지방에서 볼 수 있었던 광장중에서도 가장 예뻤다. 날씨 좋은 오후에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삼삼오오 몰려앉아 대화와 휴식을 즐기고, 특별한 축제기간과 공휴일에는 온갖 행사들이 마련되는 문화 공간이었으며, 밤에는 검은 배경에 화려한 빛으로 채워진 건물로 낮과는 다른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모든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공간이라서 위치뿐만이아니라 의미적으로도 살라망카 생활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사진/김소정 제공

Las Conchas 이름이 붙은 이곳은 조개의 집이다. 외벽에 조개 모양이 장식되어 있어서 이 이름이 붙었다. 같은 건물에 중앙도서관과 복사집이 위치해 자주 드나들었는데, 알고보니 순례지 Santiago de Compostela(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을 지키던 기사 Rodrigo Aryans Maldonado(로드리고 아르얀스 말도나도)가 결혼 후 거주할 공간으로 건립했다고 한다. 1493년 건축을 시작해 1503년에 후기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항상 관광객들이 모여서 조개모양을 쳐다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사진/최경민 제공

El dia de guardia(국군의 날)에는 살라망카 광장을 중심으로 클래식 카의 행렬이 있었다. 이 동네의 멋쟁이 차와 차 주인들이 다 나와서 각자가 소유한 차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예전에 차 박물관에서 취재했을 당시의 차들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마요르 광장을 통과해 시내 중심부를 한번씩 통과하는 행사였는데 주말에 마요르 광장에 나오면 이같은 행사가 마련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사진/임지예


마드리드와 같은 대도시에서 잠시 생활하다가 1년이 지난 뒤 다시 스페인 살라망카에 와서 생활을 하려니 어딘가 문화공간도 적은 것 같고, 지하철도 다니지 않을 정도로 작은 도시여서 순간순간의 답답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작은 도시에 느리게 산다는 것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시끄럽지만 어딘가 정많고 그만큼 인간적인 대화가 오가는 이곳에서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과 더 친밀해진 것 같았다. 항상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창을 열고 보면 웃는 얼굴로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 살라망카에 왔을 당시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영화를 보고 6개월동안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꾸려가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나름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살라망카 대학교 학생 20여명이 넘는 공간에서 매일 친구들과 마주하고 놀면서 학기초에는 잠시 늘어지기도 했고조용한 아파트에서 스페인중국 친구와 온갖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며 결코 조용하지 않은 버라이어티한 일상을 보냈다살라망카는 작지만 나의 공간과 나의 사람들나의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공간이다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있을 것 같은 이곳 출신의 친구들자주가던 카페와 바의 주인집주인 아저씨교수님들을 비롯한 현지 사람들을 생각하니 살라망카에 나의 작은 이야기하나가 더해진 것 같아 이곳을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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