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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다른 두 자연사 박물관을 탐하다.

작성일201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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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미국에는 유명한 자연사 박물관이 두 개나 있다. 하나는 뉴욕에 있고 나머지 하나는 워싱턴DC에 있다. 그래서 미국 동부 여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두 자연사 박물관 중 어디를 갈까’였다. 처음엔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워싱턴 DC의 자연사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라는 말에 두 곳 모두 방문했다.  이 두 박물관들은 같은 자연사 박물관이지만 두번 방문한 것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특징을 각각 갖고 있었다. 지금부터 두 박물관이 뭐가 다른지, 어느 박물관이 개인의 취향에 더 맞는지 알아보자!




뉴욕 자연사 박물관은 지하철 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언제나 사람이 많으니 되도록이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짐을 보관하는데 2달러를 지불해야 하니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는 것이 좋다. 사진= 이고은 기자

매년 4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이 된 이후 더욱 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뉴욕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로 자리잡았다. ‘많은 이들이 입 모아 추천하는 곳을 빼먹을 수는 없지!’하는 마음으로 자연사 박물관에 방문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다른 때보다 더욱 가벼웠다. 물가 비싼 뉴욕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자연사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기부금 입장제를 도입한 박물관으로, 관람객이 원하는 만큼 입장료를 내면 마음껏 관람을 할 수 있다. 권장 가격은 22달러이지만 대부분의 배낭여행객들은 1~10달러 정도의 돈을 내고 입장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다양한 식물군과 동물들을 이곳에선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인디언 전용 전시관도 있어 인류의 다양한 생활 문화까지 한 곳에서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사진= 이고은 기자

자연사 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자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지구 탄생의 역사에서부터 인류의 탄생, 포유류와 해양생물, 식물까지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포괄적인 전시 범위를 자랑한다. 단순히 동물들의 박제만 상상했던 나에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연사 박물관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뒷쪽에 보이는 것 처럼 유리관에 보관된 공룡의 뼈들은 실제 발굴된 것들이고 앞쪽 공룡은 실제를 바탕으로 모델링 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 이고은 기자  

이 곳에는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포인트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공룡관이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을 뽑으라면 대부분 고민 없이 공룡관을 고를 정도로 사랑 받고 있다. 공룡관에는 실제 공룡의 화석들이 가득 차 있고, 모형 공룡 뼈 또한 실감나게 전시되어 있다. 또한 전담 해설가가 따로 배치되어 있어 공룡 화석이나 모형에 대한 좀 더 깊은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상식으로만 생각해왔던 공룡의 존재를 직접 화석으로 확인하고, 실제 크기의 모형 뼈를 보자 공룡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신기한 감정들이 마구 생겨났다.





흰긴수염고래 모형의 뒷쪽에 보이는 사람들의 크기를 보면 이 모형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날 것이다. 사진= 이고은 기자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바로 생물 다양성 전시관의 흰긴수염고래의 모형이다. 생물 다양성 전시관에서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을 정교한 박제와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현존하는 생명체 중 가장 큰 흰긴수염고래를 실제 크기 그대로 재현한 모형이 유명하다. 이 고래 모형은 전시관 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데, 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남다른 전시 스케일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이 곳에 전시된 박제는 대부분 자연사한 동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 것이거나 부자들의 수집품을 기부 받은 것이라고 한다. 
사진= 이고은

마지막으로 포유류관도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쏟는 전시관이다. 관광시간이 촉박하다면, 다른 전시관을 다 포기 하고서라도 관찰하기를 추천하는 곳이 바로 공룡관과 포유류관이다. 특히 포유류관은 다양한 볼거리로 큰 재미를 선사한다. 뉴욕 자연사박물관은 박제된 동물들을 단순히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이 사는 생태계까지 박물관에 옮겨 온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의 셀 안에 그 동물이 생활하는 환경을 최대한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다. 박물관 도슨트에 따르면 동물들이 전시된 셀의 배경은 그랜드캐년이나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같이 실제 동물들이 사는 서식지를 사진으로 찍어 미술가들이 배경에 그대로 담아냈다고 한다. 늑대 셀의 경우 사슴 발자국을 추적하는 늑대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재현되어 있다. 배경으로 그려진 오로라의 섬세함과 눈밭을 질주하는 늑대와 그 늑대 옆 희미한 사슴 발자국을 표현한 디테일이 굉장하다. 한 늑대는 뒷발 하나로 땅을 딛고 있고, 나머지 한 늑대는 앞의 두 발만 땅에 딛고 있는데 사냥의 순간을 그대로 포착한 이 모습이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른 동물들 셀 또한 굉장히 매력적이다. 북미 대륙의 상징인 들소의 셀에는 들소의 배설물과 들소 뿔의 허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셀의 한 켠에는 영양의 박제를 배치해 같은 초식 동물이지만 다른 풀을 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다. 대자연의 맥락이 살아있는 각각의 동물 셀은 관람객들이 셀 하나하나를 자세히 관찰하게 만들었고,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 했다.


허물처럼 벗겨진 뿔과 들소의 등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새의 디테일이 굉장하다. 이 곳에 전시된 대부분의 셀은 생태계와 동물의 주거 환경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동물원 우리 속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사진= 이고은 기자

그 외에도 이곳에는 미국 최초의 운석이라던가 각 인류의 생활상과 숲의 다양성 등 다양한 주제와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화려하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전시품들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한마디로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박물관의 로비를 지키고 있는 거대한 코끼리 박제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박물관 관람을 시작한다. 사진 = 이고은   

미국에 있는 또 하나의 자연사박물관은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이다. 워싱턴DC 중심에는 스미소니언 재단에서 만든 박물관 단지가 있는데, 이 곳에는 미국의 역사에서부터 미술, 항공우주 등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밀집해 있다. 여러 개의 박물관 중에서도 단지 중앙에 위치한 자연사 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이 꼭 거쳐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미소니언 재단에 소속된 박물관들은 모두 무료로 운영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비버의 앞 이빨을 직접 만나볼 수 있기도 하고, 인간의 목뼈와 기린의 목뼈의 크기를 한 눈에 비교할 수도 있다. 이처럼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사진= 이고은 기자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과는 달리 좀 더 아이들 학습에 최적화 된 곳 같았다. 왜냐하면 전시장 내에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보는 콘텐츠들이 풍부하고, 설명이 많았기 때문이다. 포유류 관에서는 사막의 더위에도 어떻게 동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보여주기도 하고, 일반 산 속에 사는 갈색 곰과 북극곰의 발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비교를 해놓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전시 구성은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 봄으로써 상식들이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 보다 더 깊이 기억에 남는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질문들, 예를 들면 '사막의 동물들은 어떻게 더위를 피할까'와 같은 질문을 박물관은 끊임없이 물어본다. 
사진= 이고은 기자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박물관이 계속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다. 인간은 포식동물일까 아닐까 인간은 육식동물이지만 포식 동물의 범주에는 속하지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모든 포식자는 날카롭고 위협적인 송곳니를 갖고 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판넬에는 이와 같은 질문이 쓰여져 있고, 이 판넬을 들추면 답이 나오는 등, 한번 더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연 상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를 통해 필자 또한 자연스럽게 몰랐던 점을 알아갈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보석은 난생 처음일 것이다. 필자 또한 그랬다. 이 낯선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한참을 넋 놓고 반짝이는 호프 다이아몬드를 바라 보았다. 사진= 이고은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역시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처럼 인류의 역사에서부터 공룡, 곤충, 동물 등 다양한 전시관을 갖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관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을 모아 광물관을 꼽을 것이다. 이곳에는 불운의 다이아몬드로 잘 알려진 호프 다이아몬드가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백원짜리 동전 크기 만한 이 청색빛 다이아몬드는 주인에게 나쁜 일을 가져다 준다는 안 좋은 소문 때문에 더욱 더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무시무시한 다이아몬드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이 전시관을 찾는다. 광물관에는 호프 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마리 앙뚜아네뜨가 착용했던 보석 목걸이와 아름답게 세공된 크리스탈 등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들이 가득 채워져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교한 컷팅이 돋보이는 이 크리스탈은 삼십센치 남짓한 크기로. 그 모양이 워싱턴 DC의 중앙에 위치한 워싱턴 기념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진 = 이고은

쌍둥이도 서로 다른 매력과 성격을 갖고 있듯이, 두 개의 자연사 박물관도 비슷한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서로 다른 재미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만약 두 박물관 중 꼭 한군데만 가야 한다면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을 추천하겠지만, 이왕이면 두군데 모두 방문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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