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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SESC POMPEIA

작성일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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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브라질의 대도시 상파울루에 위치한 한 폐공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브라질의 빈민가 실상을 담은 영화 ‘시티오브갓’의 한 장면을 떠올리노라면 발길을 들여놓을 상상조차 가지 않는 장소, 폐공장. 그런데 어째서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이 폐공장에 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이 곳은 버려진 폐공장을 재조성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브라질 상파울루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죽기 전에 봐야 할 건축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건축을 지닌 곳. 바로, ‘SESC POMPEIA (혹은 SESC POMPEIA FACTORY / SESC 폼페이 팩토리)’다. 상파울루는 브라질 내에서도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나 문화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중에서도 ‘SESC POMPEIA’는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예술을 즐기기 좋은 계절인 가을을 맞이한 만큼, 브라질 국민들이 예술을 접하고 만나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인 ‘SESC POMPEIA’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자!



브라질 사람들이 주로 ‘세스끼’라 부르며 자랑스러워 하는 이 곳, ‘SESC’. 사실 SESC POMPEIA는 상파울루 POMPEIA 근처에 위치한 SESC의 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즉, 상파울루에는 SESC POMPEIA를 제외하고도 SESC PINHEIROS, SESC BOM RETIRO, SESC ITAQUERA 등 다양한 지역에 걸쳐 SESC가 위치하고 있다.

 
▲ SESC의 로고

 그렇다면 과연 SESC는 무엇일까 SESC는 Servio Social do Comrcio의 줄임말로, 브라질의 비영리단체이자 브라질 전역에 본부를 둔 회사들이 후원하는 독자기관이다. SESC는 현재 상파울루 시, 상파울루 내륙지역, 해안지역 등 상파울루 주 전체에 걸쳐 34개의 지점이 설치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이 SESC는 관광산업에서 걷은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관광산업이 발달한 브라질에서는 ‘임금세’라는 명목으로 관광업 종사자들에게 1.5%의 세금을 걷어 교육, 건강, 레저 및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SESC가 이 중 일부를 담당한다. 즉, 국민들이 관광업에 더 많이 고용될수록 SESC의 수익이 늘어나고, 이 늘어난 수익은 다시 국민들에게 문화서비스의 형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큰 흔들림 없이 SESC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이렇듯 국민들의 세금으로 SESC가 운영되는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문화 서비스들을 누릴 수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SESC를 자랑스러워 하며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SESC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운동 및 신체활동, 영유아 교육, 예술 활동, 인터넷 교육, 지역 관광, 지속 가능성 교육, 노인교육, 건강 교육 등으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뿐 만 아니라, SESC는 미술,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역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하고 있어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크게 앞장서고 있다.         

 
 

▲ SESC POMPEIA 입구 모습
/ 사진 박 란

그렇다면, 상파울루 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SESC 지점은 어디일까 바로, 흔히 SESC 폼페이 팩토리라고 불리는 ‘SESC POMPEIA’다. 많고 많은 지점들 중에서 왜 SESC POMPEIA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까 그 이유는 ‘건축’에 있다. SESC POMPEIA는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으로 유명하다. 

사실 SESC POMPEIA는 본래 유리공장으로 사용되다가 버려진 공장 부지를 SESC에서 인수한 후 공간을 탈바꿈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 탄생시킨 사례로 유명하다. 본래 공장을 헐고 그곳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지으려 하였으나, 이 프로젝트를 맡았던 ‘리나 보 바르디’가 계획을 변경하여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결정했다. 보 바르디가 이 계획을 변경하게 된 데에는 버려진 공장단지에서 주말마다 놀 곤하던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결국 버려졌던 공장 부지는 사교 공간, 다목적 레스토랑, 미술과 수공예 워크숍, 모임과 전시를 위한 공간, 1200석 규모의 극장, 독서를 위한 공간 등으로 새롭게 탈바꿈 되었다.

▲ 버려진 공장단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SESC POMPEIA의 모습
/ 사진 박 란


▲ 두 개의 건물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
 마치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를 연상시킨다.
/ 사진 박 란

 공장 부지 한 켠에는 스포츠 센터를 지으려 하였으나, 그 곳은 지하로 빗물 배수 터널이 지나가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리나 보 바르디는 이 터널이 지나는 공간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건물을 양 옆으로 지어, 건물 사이에 철근 콘크리트로 보행자용 다리를 만들어 건물을 연결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와 같은 창의적인 건물 구조는 SESC POMPEIA의 대표적 상징으로, 현재 이 곳을 상파울루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 위에서 바라본 SESC POMPEIA의 전경
/ 사진 박 란

  이러한 독특한 건축 방법을 고안해 낸 ‘리나 보 바르디’는 추후 ‘SESC POMPEIA를 지나 걷는 것은 사회적으로 예술적인 경험을 하는 것과 같다.’ 라는 말을 남겼다. 즉, SESC POMPEIA의 특색 있는 건축양식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위하여 건물들을 다시 짓는 것이 꼭 최상의 선택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과거의 흔적을 함부로 없애지 않으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한 ‘SESC POMPEIA’, 그 건축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아무리 건물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더라도, 즐길거리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기 마련이다. 훌륭한 건축과 함께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SESC POMPEIA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부터 한 곳 한 곳 들여다보자.


▲ 입구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조형물로 꾸며진 나무와 함께 우리를 반기는 표지판
/ 사진 박 란

무엇보다도 SESC가 주말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는 이유는 바로 SESC 안에 위치한 식당 때문이다. 다소 물가가 비싼 상파울루에서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SESC에서는 질 좋은 음식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시설에서 판매한다. 특히, SESC 회원 카드를 지니고 있을 경우엔 7000원 내외에서 후식까지 포함한 훌륭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필자처럼 SESC 회원 카드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경우엔, 식당 입구에서 방문자 카드를 받은 후 이용하면 된다. 브라질 대부분의 식당이 그러하듯, SESC의 식당도 뽀르낄로 (Por quilo/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은 후, 음식의 무게를 재서 음식 값을 지불하는 방식)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0000원 내외의 가격으로, 신선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주말의 경우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식당이 가득차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평일을 이용하거나 서둘러 가는 것이 좋다. 또, SESC POMPEIA의 경우엔 식당 내에 맥주 바와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 SESC POMPEIA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줄 선 사람들의 모습 
/ 사진 박 란


▲ SESC POMPEIA의 식당 내부
식당 안에 마련된 무대가 인상적이다. 
/ 사진 박 란


▲ 이 날 필자가 먹었던 점심 식사. Visitante(방문객)라고 적혀있는 빨간 카드로 식당을 이용한다.
브라질의 대표 콩요리 ‘페이졍(Feijo)’과 국민음료 ‘과라나(Guarana)’가 눈에 띈다.
/ 사진 박 란

SESC POMPEIA에는 식사 후 시민들이 앉아서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떨거나 혹은 공부를 할 만한 시설이 아주 잘 갖춰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설들은 모두 기존 유리공장의 느낌을 살려 인테리어 되었다. 특히 무엇보다도 건물 중앙에 있는 난로가 옛 추억을 회상시키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삼삼오오 탁자에 모여 과제를 하기도 하고, 이제 막 식사를 마치고 나온 듯해 보이는 노파들은 의자에 앉아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휴식 공간에서 가득히 풍겨져 나오는 브라질 특유의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마음에 평안을 안긴다. 


▲ SESC POMPEIA의 휴식공간. 유리공장의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 방식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건물 벽의 벽돌들은 모두 공장 건물 그대로의 벽돌들을 보존한 것이라 한다.
/ 사진 박 란


▲ 한 켠에 마련된 휴식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
/ 사진 박 란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필자의 흥미를 가장 끌었던 것은 바로 SESC POMPEIA의 문화공연들이었다. SESC에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공연들이 매달 바뀌어가며 상연된다. 특히, SESC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나 학생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문화 공연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지역 예술가들의 공연에서부터,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인사의 공연까지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공연들로 가득하다.   


 ▲ SESC POMPEIA의 9월 공연 안내
/ 사진 박 란


▲ SESC POMPEIA의 공연장 입구 모습
/ 사진 박 란

 그 뿐이랴. SESC POMPEIA에는 군데군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공간 옆에 전시가 마련되어 있어 기다리는 사람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건물 전체가 전시를 위해 마련되어 있기도 한다. 전시장 한 켠에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작업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생생하게 관찰해볼 수도 있다. 

▲ 점심 줄을 서는 곳 옆에 마련된 자그마한 전시
/ 사진 박 란


 ▲ 전시장 입구 표시와 신문지로 만든 인상 깊었던 작품
/ 사진 박 란


▲ 전시되어있던 판화 작품들
/ 사진 박 란
 
▲ 예술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
/ 사진 박 란

전시나 공연처럼 감상활동보다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걸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SESC POMPEIA에는 다양한 신체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가장 먼저, 바다와 물을 좋아하는 브라질답게 SESC POMPEIA에는 실내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 실내 수영장에는 안내 요원이 배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수준과 연령에 맞는 다양한 수영 프로그램 또한 준비되어 있다. 


▲ SESC POMPEIA의 실내 수영장
/ 사진 박 란

   수영장을 나와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면, 회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헬스장과 어린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실내 체육관이 위치해있다. 체육관 안에는 체육지도자들이 상시 위치해있어, 그들의 안내와 도움을 따라 안전하게 신체활동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날에도, 체육 지도자들의 지도에 따라 어린 아이들이 안전하게 체육활동을 즐기는 광경을 포착할 수 있었다. 


 ▲ SESC POMPEIA의 실내 체육관
/ 사진 박 란
  
SESC POMPEIA에 가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바로, 태양 아래 윗옷을 벗고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가 없다. 여기는 바로 구릿빛 피부를 사랑하는 나라, ‘브라질’이니 말이다. 즉, SESC POMPEIA에는 햇빛 쐬는 걸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을 위해 곳곳에 선탠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뜨거운 태양을 온 몸 가득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 상상만해도 신기하지 않은가.

  그 외에도, SESC POMPEIA에는 실외에 미니 축구 게임, 탁구 등 간단한 게임들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 햇빛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좌) , 간단한 게임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우)
/ 사진 박 란

이렇듯, SESC POMPEIA에는 아름다운 건축물뿐 아니라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마련되어 있다. 실제로, 필자의 브라질 친구들도 ‘SESC POMPEIA를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는 잡고 가라’라고 조언했을 정도다. 맛있는 식사와 식사 후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들이 가득하니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다만, 공연과 전시는 매달 다르게 편성되니 가기 전에 미리 알아 본 뒤 방문하면 좋을 듯 하다.

세계적인 건축물에서부터 일반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식사 그리고 하루 종일 심심할 틈 없이 마련된 다양한 체험거리들로 가득한, SESC POMPEIA. 빡빡함으로 가득 찬 도시 상파울루에서 시민들에게 숨쉴 틈을 제공하는 일종의 ‘파라다이스 같은 휴식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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