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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에서 만난 야생동물

작성일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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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보우밸리 파크웨이를 달리며(사진=이현동)

로키에서 만난 야생동물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이어져있는 보우밸리 파크웨이(출처=구글 맵/제작=이현동)


# 보우밸리 파크웨이
 

마을에 내려 온 사슴(사진=이현동)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야생동물들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 먹고 마치 자기 집인 것 처럼 누워 있었다. 관광객들은 신기한 듯 사진을 찍지만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치 일상인 것처럼 신경도 쓰지 않았다. 가끔씩 사슴 가족들이 마을에 내려와 길을 막아 서있기도 하고 트럭 크기 만한 엘크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어 무서워 길을 돌아가기도 했었다. 그리고 하루는 곰이 내려와 마을 사람들이 대피하기도 했었다.

 동물들도 가끔씩 사람사는 세상에 놀러 오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매일 산이나 들판에서만 살면 재미 없기도 하겠다. 이유야 어찌됬든 가끔씩 이렇게 마을에 놀러 와주는 동물들을 보면 참 반갑고 내가 자연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이제는 내가 그 마음에 보답을 하고자 야생동물들을 만나러 떠났다. 




 파크웨이의 시작점(사진=이현동)


 보우 밸리 파크 웨이.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연결되어 있는 이 도로는 울창한 숲 사이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 할 수 있는 멋진 도로다.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가는 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뻥 뚫려있는 고속도로, 편안한 길을 따라 빠른 시간에 갈 수 있다. 두번째는 바로 보우 밸리 파크 웨이. 구불구불하지만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다양한 야생동물들도 만날 수 있다.

 어떤 길을 택해서 가겠는가 여행에 시간을 구애 받지 말자. 이렇게 돌아 가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 코스를 따라서
 
넓은 벌판과 로키산맥(사진=이현동)


한번쯤 티비 광고에서 배우들이 멋지게 차려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드넓은 벌판이나 해안도로를 달리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항상 마음 속에 그런 나만의 로망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나도 멋지게 차려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로키산맥을 달렸다.




바로 옆의 흐르는 보우강과 저 멀리 보이는 산맥(사진=이현동)


들뜬 내 마음을 하늘도 아는지 날씨는 완벽했고 한쪽에는 강이 흐르고 반대편에는 넓은 들판과 숲이 번갈아 바뀌었다. 그리고 저 멀리엔 커다란 산맥들이 서있었다. 

로키는 참 신기하다. 이 곳에 살면서 매일 보는 장면이라 지겨울만도 한데 볼 때마다 감탄사가 흐른다. 자 이제 저 드넓은 곳을 달린다. 아름다운 풍경들도 만나지만 오늘은 야생동물들을 만나려고 이 곳에 왔다.

그리고 만났다.



# 그곳에서 만난 야생동물
  

사슴 무리(사진=이현동)


 출발하자 마자 사슴 무리를 만났다. 어디를 가는지 모르겠지만 저 멀리서 종종 걸음으로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생긴 것처럼 온순하고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것은 불법이지만 아기 사슴들이 너무 귀여워 쓰다듬어 보았다. 그래도 싫어하지는 않더라, 먹이를 찾아 다니는 사슴들을 위해 과자를 나눠 주고 싶었으나 그것은 불법이기도 하고 위험한 행동이라 하지 않았다. 하긴 과자 보다 더 맛있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사슴들도 내 과자를 쳐다보지는 않겠지.
 


빅혼쉽 무리(사진=이현동)


 빅혼쉽은 이름 그대로 구부러지고 큰 뿔을 가진 양이란 뜻이다. 처음 보았을 때 뿔이 참 곱게도 휘어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귀여운 양은 아니였지만 뿔을 보니 참 신기하고 멋졌다.



  빅혼쉽 근접촬영(사진=이현동) 


 크지도 작지도 않았고 성격도 온순한 것 같다. 이렇게 뿔이 달린 것은 모두 수컷이라고 한다. 혹시나 이 곳 사람들이 빅혼쉽의 저 뿔이 몸에 좋다는 미신에 떼어다가 약재로 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엘크(사진=이현동)


그리고 만난 엘크, 엘크는 사슴중에 무스 다음으로 덩치가 크다. 사진만으론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엘크는 실제로 정말 크다. 지난 날 마을에 엘크가 내려 온 적이 있었다. 밤늦게 집으로 가는데 바로 옆에 있던 트럭만한 엘크가 풀을 뜯어 먹다 내 인기척에 나를 빤히 쳐다 보았다. 이들은 사람이 신기한지 아니면 경계심인지 끝까지 나를 쳐다 본다. 그래서 너무 무서웠다. 온순하게 보이긴 하나 혹시나 화가 나면 저 뿔로 나를 치진 않을까 뒷발로 나를 차진 않을까. 분명 나보다 달리기도 빠를텐데.



 블랙베어(사진=이현동)


  마지막으로 만난 블랙베어! 사실 이 곰을 보기 위해 이 곳에 왔다. 이 곳에 살면서 곰을 한번도 못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운이 좋으면 이렇게 만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곳 사람들도 신기한지 곰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SNS에 글을 올리곤 하더라. 블랙베어는 생각보다 작았다. 그런 곰이 귀엽다고 가까이 다가가면 금물! 지난 달 한 마을에서 블랙베어가 여성 한명을 죽였다고 뉴스에 나왔다.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새끼가 함께 있거나 지금처럼 겨울잠을 자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엔 굉장히 예민하다고 한다. 마을에 곰이 내려오면 비상사태가 되고 관리국에서 나와 곰을 생포한다.
 


블랙베어와 블랙베어를 보기위해 모인 사람들(사진=이현동)


곰은 위험한 동물이고 한번 할퀴게 되면 그 힘에 우리는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곳 사람들은 곰이 출몰하는 시기가 되면 항상 베어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닐 것을 말한다. 하지만 베어 스프레이의 사용법은 곰이 근접했을 때 눈에 살포해야 한다. 그러면 곰이 달아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참 필요 없는 물건 인 것 같기도 하다. 근접했을땐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전에 이미 우린 다쳐있지 않을까.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멀리서 곰을 바라 보았다.




# 야생동물들과 함께 하는 삶
  

기찻길과 보우강(사진=이현동)


 오늘 보우 밸리 파크 웨이를 달리며 많은 동물들을 만났다. 이들 말고도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은 참 다양하고 자주 볼 수 있다. 캐나다를 가로 지르는 횡단 열차길과 바로 옆에 흐르는 보우강을 바라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도시와 마을의 차이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곳과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 수 있는 곳, 그 것인 것 같다.

 이 마을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 수 있는 곳 인 것 같다. 그래서 참 인상깊다. 가끔씩 우리를 보러 와주는 동물들 때문에 나는 길을 가다 쓰레기를 길에 버리려다가도 휴지통에 담고, 버려진 쓰레기들도 줍는다. 그래야만 이들이 더 자주 놀러 올 것이고 이상한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지도 않을 테니.



 미네왕카 호수 앞에서(사진=이현동)


 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원래 자연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고 동물들이라고.

 맞는 말이다. 우리는 그들의 터를 뺏고 그들을 우리 속에 가두고 그들을 죽이기도 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식량과 따뜻한 털 그리고 기쁨을 주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해 참 미안하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그들의 터를 뺏고 개발하겠지만 우리 인간들도 이제 그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알아 가고 있다. 이제는 개발과 발전 앞에 ‘무분별한’ 보다는 ‘더불어’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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