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퍼의 계절, 특색 있는 과점퍼들을 소개한다!
작성일 2016.11.07캠퍼스에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분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얇은 옷을 입고 에어컨을 켜기 바빴던 것이 엊그제 같지만 어느새 캠퍼스가 붉게 물들고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동시에 캠퍼스에는 ‘과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른바 과점퍼의 계절이 온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점퍼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전공에 따라 디자인을 바꾸기도 하고 롱패딩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외투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각 학교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과점퍼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롱패딩의 원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롱패딩은 야외 촬영과 활동이 잦은 한예종 학생들의 특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방송, 영화계에서 스태프들이 애용하는 롱패딩 긴 기장으로 다리까지 바람을 막아준다. 또한 안에 솜이 들어있어 일반 과점퍼들 보다 따뜻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1학년 홍성현
일반적인 과점퍼보다 긴 기장을 갖고 있는 한예종의 롱패딩
K’ARTS라는 글자에서 예술가의 기운이 느껴진다.
외국인은 한글을 한국인은 한자를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대학이라는 이름에 알맞게 한국외대 학생들은 서로 외국어로 된 과점퍼를 입는다. 주로 한국 학생들은 한자 혹은 영어로 쓰여진 과점퍼를 선호하고 외국인들은 한글로 쓰여진 과점퍼를 선호한다. 외국인들 눈에는 한글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16학번 서정빈
한자와 영문으로 조합으로 쓰여진 한국학생의 과점퍼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16학번 Mafer
큼지막하게 한글로 새겨진 외국학생의 과점퍼, 국내에 한글로 대학이름을 새기는 학교는 몇 없다.
예쁘게, 좀 더 예쁘게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는 과별 점퍼보다 직접 디자인에서 공동구매 하는 식의 과점퍼들이 예쁜 것이 많다. 아무래도 여대인 만큼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학생들이 많은 특성이 반영된 듯 하다.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부 15학번 강다은
여성스러운 느낌의 핑크색을 띈 무난한 디자인의 과점퍼도 있는 반면에
독특하게 정 가운데에 학교의 상징인 ‘배꽃’을 넣은 디자인도 있다.
전공에 맞춰 변하는 독수리,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는 학교의 상징물인 독수리를 과점퍼에 새겨 넣는데, 전공에 따라서 그 형태가 조금씩 변한다. 예를 들어 의과대 학생들의 과점퍼에는 독수리가 의술을 상징하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들고 있는 식이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15학번 안재연
심리학과의 과점퍼에 새겨진 독수리에는 Sixth sense, 즉 육감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연세대의 방패문양에 심리학과를 뜻하는 상징물을 더했다.
민족고대, 호랑이를 새겨 넣은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민족’이라는 단어이다. 이에 걸맞게 고려대학교의 과점퍼에는 호랑이가 새겨져 있다. 빨간색의 과점퍼에 새겨진 금색 호랑이는 고려대학교의 심벌과도 같아서, 다른 어떤 학교들보다 빨간색 과점퍼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16학번 손봉근
우리 민족의 상징인 호랑이를 새겨 넣은 고려대학교, 붉은색과 금색의 조화가 눈에 띈다.
초원의 제왕 사자를 품은 경희대학교
초원의 제왕으로 불리는 사자는 경희대학교의 상징이다. 하지만 단순한 사자가 아니고 웃는 사자인데, 강건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뜻한다고 한다. 고려대학교의 실제의 모습과 비슷한 호랑이와는 반대로 현대적으로 디자인화 되어있는 모습이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16학번 최한빈
사자의 입 꼬리를 보면 미세하게 올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은행잎, 역사, 한자… 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는 1398년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이다. 교내에 500년된 은행나무가 존재하는 만큼 은행잎을 상징으로 하고 있으며 역시 과점퍼에 이 상징물을 새겼다.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16학번 김채연
1398은 성균관대학교의 개교 연도. 새삼스레 성균관대학교의 역사와 전통이 느껴진다.
대학생들에게 과점퍼란?
대학생들에게 과점퍼는 단순한 외투의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전공이나 학교의 특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소속감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과점퍼를 입고 동기, 선배들과 함께 만들었던 기억들은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새내기들에게는 대학생활의 설렘을, 고 학번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하는 과점퍼. 이번 겨울에도 잘 부탁한다.
이제는 조금 입기 민망하지만… 2011년의 추억이 깃든 11학번의 과점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