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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공구대학교? 이화여대의 독특한 공동구매 문화!

작성일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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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경은
▲ 이화 후드
▲ 이화 후드

이화여자대학교에는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문화가 있다. 소위 '이화공구대학교'라고 불릴 만큼 공동구매(이하 공구)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

공구는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원하는 디자인대로 학교 굿즈(goods)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깨끗한 공구 문화가 이화여대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공동구매 문화를 알아보자.


공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 팔찌, 배지 등 다양한 종류의 이화여대 굿즈
▲ 팔찌, 배지 등 다양한 종류의 이화여대 굿즈

누가 공구를 할 수 있을까? 공구를 하는 사람 즉, 소위 총대를 메는 사람은 총학생회장일까? 아니면 학교 측일까? 모두 아니다. 공구 진행과 공구 참여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정말 평범한 학생도 앞장서서 총대를 메는 상황이 흔하다는 것이 이화여자대학교 공구의 인상적인 점이다. 누구나 절차를 거치면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의 학교 굿즈(goods)를 만들어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브리타임이나 이화여대 비공식 커뮤니티 이화이언에서 수요 조사 및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주로 학생 문화관이나 ECC에서 배부한다.


▲ 휴대폰 케이스 시안과 휴대폰 케이스
▲ 휴대폰 케이스 시안과 휴대폰 케이스

가장 기본적인 야구잠바, 패딩, 바람막이뿐만 아니라 에코백, 휴대폰 케이스, 물통, 후드티, 볼캡, 키스킨, 텀블러 등 다양한 종류의 용품에 학교 로고를 새기는 모습에서 학생들의 애교심을 확인할 수 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8만 원 가량의 큰 금액을 걱정 없이 송금할 만큼 쌓여있는 신뢰는 어떻게 쌓였을까? 그리고 저작권을 등록하지 않아도 디자인 도용을 당하지 않는 깨끗한 공구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일까?


공동구매가 이루어지는 과정


STEP 1. 이화인 인증
이화여자대학교 비공식 커뮤니티 이화이언과 에브리타임에서 학교 인증 절차를 거쳐야 글을 작성하고 공구를 진행할 자격이 주어진다.

STEP 2. 수요 조사
학교 커뮤니티에 자신이 원하는 대략적인 디자인의 상품에 대한 공구 의향을 올리면 댓글이나 ‘좋아요’ 개수로 수요를 파악한다. 수요가 너무 많아도 규칙적으로 제한하지만, 너무 적어도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아 세부적인 디자인을 조금씩 조율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수요가 없는 위험을 피하고자 이전에 진행되었던 공구품을 원작자에게 사용 허락을 받은 후에 재공구를 여는 경우가 있다. 또한, 당시 커뮤니티의 트렌드를 반영한 공구를 열기도 한다. 실례로, 한창 에브리타임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졌을 때 그에 발맞추어 롱 토퍼 공구가 열렸다.


▲ 롱 토퍼 시안
▲ 롱 토퍼 시안


▲ 롱 토퍼 실물
▲ 롱 토퍼 실물


STEP 3. 디자인 시안 완성 및 업체 측과 가격 협상
예상되는 수요에 따라 공구 진행을 조금 더 본격화한다. 피드백을 받고 단체 제품을 맞춤 제작해주는 대표 업체와 연락하여 디자인과 원단을 정하고 가격 협상을 한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과잠팩토리(http://gwa.kr/main/index)와 썬어패럴(http://www.ssunap.co.kr)이 있다.

STEP 4. 공구 진행 공지 및 구매자 확정
제품의 디자인, 원단 및 재질, 가격, 배부일, 기타 옵션 등 세부 사항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로 공구를 열고 구매자를 받는다. 공구를 진행할 때는 반드시 이화인 인증이 선행되어야 하며 글을 쓸 때는 공구 진행 양식에 맞추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이화이언 공구 규칙을 위반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

50명보다 많은 수요자가 있으면 관례로 선착순 댓글로 구매자를 확정한다. 실례로 정말 인기가 많은 제품을 위해 '댓글 빨리 달기 연습'을 하며 정각에 정확하게 쓰기 위해 정확한 사이트 시간을 알려주는 프로그램까지 사용하고 세계시각을 안내하는 116에 전화를 하기도 한다.

STEP 5. 회계 처리 및 수시 진행 상황 보고
구매자가 확정된 후 대개 1~2일 내 입금이 완료되고 공구 진행자(이하 총대 벗)이 엑셀 파일로 정리한 후 공지하여 오류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예상 밖 상황이 생길 때는 그때그때 공지하여 구매자에게 정확하게 알린다.


▲ 공구를 통해 구매한 후드 티셔츠
▲ 공구를 통해 구매한 후드 티셔츠

STEP 6. 배부
대개 3주~4주 정도 후에 공구품이 배부된다. 총대 벗이 편한 곳에서 배부하기도 하지만 구매자의 편의를 위해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학생문화관이나 ECC에서 배부하는 경우가 많다. 배부 시에는 학생증 대조를 확인하고 대리 수령 시에는 미리 총대 벗과 연락한 후 가능하다.


공동구매는 왜 하는 걸까?


▲ 이화인 인증 (이화이언)
▲ 이화인 인증 (이화이언)

그렇다면 말만 들어도 이렇게 복잡한 공구를 왜 하는 것일까? ‘총대 벗’ 입장에서는 공구를 한다고 해서 명예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 이득이 생기는 것도 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공구를 진행하는 이유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학교와 학생들(이하 벗들)에 대한 사랑이 가장 큰 동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매자는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진행하는 물건을 실물이 나오기도 전에 구매하는 것일까?

아무리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한다 하더라도 총대 벗이 상장 기업들만큼 신뢰성이 높지는 않다. 또한, 실물이 나온 것이 아니라 시안만을 보고 입금하는 것이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공구는 다채로운 색상의 옷과 다양한 품목의 학교 굿즈를 가질 기회이며 ‘이화인 인증’ 절차가 이러한 위험성을 상쇄할 만큼의 끈끈한 힘을 가지고 있다.

공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도 많다. 공구는 학생들에게 리더쉽을 갖게 한다. 어떠한 그룹 내에서 반드시 눈에 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피드백을 반영하는 일련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많게는 300만 원 정도의 돈을 청렴하게 관리해야 하는 책임감을 키울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법에 대한 자각도 키울 수 있다.

실례로 디자인을 도용한 공구가 있었을 때 불매 운동을 한 선례가 있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도용인은 즉시 사과문을 올리고 피드백을 받아 자신의 행동을 고치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 이화여자대학교의 공동 구매는 단순 물건 매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성숙한 사회인으로 첫걸음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뷰: 총대 벗 & 구매자


▲ 이화 코치 자켓 시안(무단 도용 금지)
▲ 이화 코치 자켓 시안(무단 도용 금지)

Y양, 경영대 3학년(총대 벗)

Q. 어떤 공구품을 진행하셨고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코치 재킷을 남색과 차콜색 두 가지로 동시에 진행하였고 두 개 다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보통 등판에 ‘EWHA’를 새기는데 저는 ‘1886’이 더 예뻐 보여서 이를 중점적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제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공구를 진행하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총대를 멨어요!

Q.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고 어떤 점이 가장 보람찼나요?
A. 맨 처음 제가 제시했던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상심하고 있었는데 댓글로 “글자를 좀 더 크게 해달라”, “자간을 좀 키우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등의 피드백이 있었고 좀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켜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수요가 정말 많아져서 치열한 선착순 경쟁을 통해 50명으로 추려서 공구를 진행했고 이에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K양, 경영대, 4학년(구매자)

Q. 많은 공구품 코치 재킷을 구매한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일반인 코스프레(이하 일코)용 공구품을 선호합니다. 사실 학교 로고나 이름이 너무 크게 새겨져 있으면 학교 밖에서 입을 때 시선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일코용 공구품은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도록 학교의 아이덴티티를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전혀 학교 굿즈라고 생각할 수 없는 공구품이라 좋습니다. 또한, 1886 코치 재킷은 기존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시도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어요.


▲ 2017 이화 다이어리
▲ 2017 이화 다이어리

지금까지 이색적인 이화여자대학교의 공구문화를 소개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공구는 실생활에서 소통, 포용력, 융통성, 주체성, 주인 의식,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앞으로도 ‘이화인’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감 속에서 깨끗한 공구문화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 본 콘텐츠의 디자인 시안은 모두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있습니다.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영현대기자단14기 이경은 | 이화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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