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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졸업식! 꽃 피는 봄에 학사모를 쓰다

작성일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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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영택

벚꽃잎 흩날리는 4월의 졸업식. 혹시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국 최초로 봄 졸업식을 개최해 화제가 된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인하대학교인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월에 '벚꽃 졸업식'을 가졌습니다. 동·하계 두 번에 걸쳐 진행하던 졸업식을 봄으로 옮기고 가족, 연인, 친구가 꽃과 함께 졸업사진을 남길 수 있는 축제로 바꾸었습니다.

지난 4월 23일 토요일에 열렸던 인하대학교 봄 졸업식(2016학년도 학위수여식)에 제가 직접 다녀왔는데요. 지금부터 봄 내음과 웃음꽃으로 가득했던 인하대학교 이색 졸업식 현장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art 1. 봄에 졸업식이 열리게 된 배경


▲ 졸업생 대표에게 학위 수여증을 전해주고 있는 최순자 총장
▲ 졸업생 대표에게 학위 수여증을 전해주고 있는 최순자 총장


▲ 인하대학교 59회 졸업식 최순자 총장 인사말 일부
▲ 인하대학교 59회 졸업식 최순자 총장 인사말 일부

왜 인하대학교는 많은 학생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봄으로 졸업식을 바꾸게 된 걸까요? 그 배경에는 2014년도 말 개교 이래 최초의 모교 출신 여성 총장으로 부임한 최순자 총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 총장은 졸업식 인사말에서 “왜 한국은 추운 2월과 더운 8월에 학위수여식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라고 대변화를 준 이유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최 총장은 이어 “방학 때 열리는 졸업식은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형식적인 행사에만 그치고 있어 이를 바꿔보고자 봄 졸업식을 시도하게 됐다”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학사복도 기존의 검은색에서 ‘혁신과 도전’의 의미를 담고 있는 파란색으로 바꿔 밝은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 졸업 연사로 나선 마틴 쿠퍼 박사
▲ 졸업 연사로 나선 마틴 쿠퍼 박사

졸업식 특별 연사로는 ‘휴대전화의 아버지’ 마틴 쿠퍼 박사가 축사를 위해 인하대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최순자 총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쿠퍼 박사를 만나 졸업식 축사와 특강을 약속하면서 성사됐습니다.

쿠퍼 박사는 모토로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1973년 세계 최초로 셀룰러 방식의 휴대전화를 개발하고 다양한 모바일, 휴대용 송수신 제품을 개발한 인물입니다. 졸업식이 있기 전날 인하대에서 ‘휴대전화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는 축사에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세상으로 나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인하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달라”라며 “기아와 질병을 없앨 수 있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을 만들어 달라”라고 전했습니다.


PART 2. 봄 졸업식 "좋아요 vs 개선이 필요해요 vs 싫어요"



여러분은 봄에 한 번 열리는 대학 졸업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저도 내년 졸업을 앞두고 있어 고민을 해봤는데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장단점이 너무나 뚜렷했기 때문이죠. 학창시절의 마지막 졸업식을 뜻깊게 보내고 싶은 만큼 학내 학생들 사이에서도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려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봄 졸업식에 찬성하고 축제처럼 즐겼던 학생들과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학생 모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 정치외교학과 12학번 이예은, 정치외교학과 12학번 김지은
▲ 정치외교학과 12학번 이예은, 정치외교학과 12학번 김지은

1. 저는 다시 졸업해도 봄에 하고 싶어요!

Q: 먼저 졸업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뀐 봄 졸업식이 계속 유지됐으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예은: 봄 졸업식을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날씨에요.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실내로 들어가고 싶고 여름에는 더워서 학사복을 입고 사진 찍으면 금방 땀에 옷이 젖을 것 같아요. 봄에 졸업식을 했기 때문에 예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고 기분 좋게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다른 이유는 학기 중이라서 동기들과 후배들이 제 졸업식에 많이 참석해줬어요. 방학이었다면 고향이 지방인 친구들은 집으로 내려가 졸업식에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김지은: 저도 예은이와 같은 의견입니다. 8월은 덥고 2월은 너무 휑한 느낌이었는데 봄으로 바뀌면서 졸업식 분위기가 한층 더 화사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졸업식이 주말에 열려 부담 없이 올 수 있었습니다. 직장에 다니고 계신 부모님도 따로 휴가를 내지 않고 제 졸업식에 참석하실 수 있어 좋았고 예쁜 가족사진도 남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 언론정보학과 11학번 이승희, 언론정보학과 11학번 박이로운
▲ 언론정보학과 11학번 이승희, 언론정보학과 11학번 박이로운

2. 봄에 하는 게 좋긴 한데...

Q: 어떤 이유로 봄 졸업식 찬반 입장에 대해 고민 중이신 건가요?

이승희: 사실 봄에 하는 게 좋긴 해요. 무엇보다 따듯하고 사진도 잘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작년에 처음으로 봄 졸업식을 시행하면서 학생들에게 1년에 한 번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공지를 안 해줬었어요. 그래서 저는 작년 여름에 졸업하지 못하고 이제야 졸업식에 참석했답니다. 봄 졸업식을 유지하되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1년에 2번 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이로운: 저는 승희와 의견이 같은 부분도 있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점도 있어요. 1년에 2번 열리던 졸업식이 1번 열리면서 학교에 졸업생이 많아져 어수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과 예쁜 배경에서 사진 찍기가 오히려 더 힘들었어요. 또 학사모와 학사복을 빌리기 위해선 오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죠. 날씨가 따듯하고 꽃 피는 계절에 열리는 건 좋지만 개선될 필요가 분명 있어 보여요.


▲ 인하대학교 61대 졸업준비학생회 4월 졸업식 반대 성명 입장서의 일부
▲ 인하대학교 61대 졸업준비학생회 4월 졸업식 반대 성명 입장서의 일부

3. 봄 졸업식 반대합니다! 총장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졸업식 일주일 후 인하대학교 ‘총장님과의 대화’ 게시판에 4월 졸업식에 반대하는 하나의 글이 게시됐습니다. 일반 학생이 아닌 졸업준비학생회에서 반대 성명서를 올려 큰 화제가 됐는데요.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 중 조회 수와 좋아요 수가 가장 많아 글이 계속해서 상단에 있었습니다. 4월 졸업식 입장을 공론화시키면서까지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해져 직접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Q: 졸업준비학생회에서 4월 졸업식 반대 입장 성명서를 낸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A: 저희 졸업준비학생회는 크게 3가지 이유로 4월 졸업식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첫째, 4월 졸업식은 과반수의 학우가 만족하지 않는 졸업식입니다. 얼마 전 4학년 졸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4월 졸업식에 관해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무려 80%의 학생들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총장님은 따뜻한 날씨, 개교기념일에 졸업식 날짜를 맞추는 등 좋은 취지로 시행했지만 정작 졸업식의 주인공인 많은 학생은 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 졸업 대상자 기준이 모호해졌습니다. 2월, 8월 졸업식이 4월로 통합되면서 학교 측에서는 ‘8월 졸업생은 올해 4월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아직 학위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4월에 참석해도 되고 8월에 와서 학위를 수여해도 된다’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혼란만 더 가중한 셈입니다. 아직 학점을 다 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대학생으로서 치르는 마지막 중간고사 시험을 앞두고 어떻게 학사복을 입고 기쁜 마음으로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여름 졸업자가 내년 4월까지 졸업식을 기다리는 건 너무나 무리한 요구입니다.

셋째, 개교기념일에 맞춘 4월 졸업식은 취업자 또는 취업 준비자 모두 참석하기 어렵습니다. 8월에 졸업하는 학생들과 취업 준비자에게 4월은 상반기 취업 시즌입니다. 졸업식 당일 인적성 검사가 있거나, 기업 면접과 겹쳐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학교 측에서 의도한 것이 다 같이 모여 파티를 하는 형식의 졸업식이라면, 오히려 형식에 맞추기 급급한 졸업식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 언론정보학과 07학번 김현우
▲ 언론정보학과 07학번 김현우

Q: 4월 졸업식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요?

A: 사실 봄에 졸업식을 왜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까 몇몇 후배들과 얘기를 했는데 다음 주가 중간고사인데 졸업식에 왔다 하더라고요. 졸업 수료 조건을 이미 충족한 학생이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학점 이수를 다 하지 못한 친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제 동기 중에 지방에서 근무 중인 친구들은 거리가 멀어서 참석할 엄두도 못 냈어요. 4월 졸업식은 졸업생에게 가져다주는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4월 졸업식은 의도는 좋았지만, 다수 졸업생의 입장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였던 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4월 졸업식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지방에서 근무 중인 졸업생, 다음 주가 마지막 중간고사인 재학생, 기업 인적성 시험과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 학생을 고려하면 모두를 위한 졸업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계속 이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졸업준비학생회에서는 반드시 예전의 졸업식으로 되돌리겠다고 하니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양측이 서로의 의견을 잘 조율하여 내년에는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 모두가 빛날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인하대학교 봄 졸업식 현장 스케치


▲ 늦깎이 졸업생 曰 “여보 잘 좀 찍어봐”
▲ 늦깎이 졸업생 曰 “여보 잘 좀 찍어봐”


▲ 꽃이 꽃을 들고 있네?
▲ 꽃이 꽃을 들고 있네?


▲ #인스타그램 #졸업스타그램 #졸업 #기분좋은날 #인하대 #졸업식
▲ #인스타그램 #졸업스타그램 #졸업 #기분좋은날 #인하대 #졸업식


▲ 졸업생 曰 “오빠 나 먼저 졸업한다고, 내 손 놓고 새내기들이랑 술 마시면 안 돼!”
▲ 졸업생 曰 “오빠 나 먼저 졸업한다고, 내 손 놓고 새내기들이랑 술 마시면 안 돼!”


▲ 재학생 曰 "그녀들이 학교를 떠나기에 이제 점심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싸고 양 많은 곳이면 충분!!"
▲ 재학생 曰 "그녀들이 학교를 떠나기에 이제 점심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어요. 우리는 싸고 양 많은 곳이면 충분!!"


▲ 역시 졸업식 사진의 꽃은 학사모 던지기!
▲ 역시 졸업식 사진의 꽃은 학사모 던지기!


영현대기자단14기 홍영택 |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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