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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버려진거야?”대학생 울리는 황당 참여 프로그램

작성일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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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블로그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이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참여프로그램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공모전 사이트나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참여프로그램 홍보 글이 올라온다. 대학생이라는 특정한 소속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에 대학생들이 반감을 표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프로그램들이 과연 전부 ‘대학생이 도전할 만한 것’일지는 의문이다. 지금부터 학생들의 한쪽 입 꼬리를 올라가게 만들었던 황당한 참여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물건 사야 지원된다고
한 온라인 멀티숍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했다. 새로운 나를 표현하기 위해 늘 고민하는 ‘자칭 트렌드 세터’를 모집한다는 공고였다. 블로그 운영은 당연히 필수, 여기까진 평범한 서포터즈로 보였다. 뿐만 아니라 티셔츠 공동 제작, 에디터 기회, 활동비, 뽑히기만 하면 일본 편집샵 탐방이라는 ‘빵빵’한 혜택은 대학생들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했다. 허나, 신청방법 1단계인 ‘스텝 원’에서 실소가 나왔다. 바로 ‘20만 원 이상 구매’가 자격요건이었기 때문이다. 확인사살로 ‘구매 반품자 및 해외여행 결격자는 당첨에서 제외됨’이라는 문구도 따라붙었다.


참여프로그램 사이트에 모집 글을 올린 학생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여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정보를 전달한다는 차원에서 퍼왔다”며 “지원은 개인의 사정이고 차후의 책임은 없으니 이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선발기준에 전공이나 특기가 아닌 20만원이라는 ‘물질’을 제시했던 이 프로그램은 참여프로그램의 나쁜 예 ‘베스트오브베스트’다.

 

 

 

우리 버려진 거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마케터 프로그램 역시 황당한 경우가 없지 않다. 마케터 담당자의 급작스런 퇴사로 인해 해당 학생들이 2달간 방치된 것. 이 프로그램은 활동 시작 후 한 달 정도 개인 미션이 진행된 뒤, 학생들의 작품이 모두 제출되자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끊겼다.


미션 우수자에게는 특전이 있었던 터라 학생들은 발표를 기다렸다. 하루, 이틀이 지나가고 연락이 없자 그저 ‘조금 늦어지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해당 마케터 카페에는 의문과 불만이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후에 퇴사 및 새 담당자에게서 사과의 글이 올라 왔으나, 총 3달의 활동기간 중 이미 반 이상이 지나간 뒤였다. 그리고 2달이 지난 지금도 두 번째 미션에 대한 내용이나 학생들의 처우에 대한 공지는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


학생들은 회사에서 처음 명시했었던 마케팅 활동, 신제품 품평, 광고현장 견학, 적립금, VIP등급 우대 등의 혜택을 전혀 못 받았다. 정성들여 지원서를 쓰고, 열심히 미션을 수행했지만 회사와 담당자 측에선 아무 말이 없다. 하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만한 방법은 없다. 미션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이런 경우도 있나 싶다. 혜택은 고사하고 처음 제출했던 미션 작품이나 되돌려 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회원 수 늘리려는 거야
요즘 들어 많이 보이는 인터넷 쇼핑몰 서포터즈 모집. 블로그 운영은 이미 대학생들에게 필수가 됐으니 지원 자격은 한마디로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다. 어려운 미션도, 2차 면접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여대생이라면 혹할만한 쇼핑몰 상품까지 테스트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서인지, 참여프로그램 공지도 참 예쁘게 잘 만들었다. 지원서를 받으니, 간단한 자기소개를 쓰는 양식에서 확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쇼핑몰의 ID다.


물론, 쇼핑몰 서포터즈에서 ID없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던’ 학생이 지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해당 사이트가 ‘새로 만들어진 신생 쇼핑몰’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단순히 회원 수를 모집하려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공지한 15명을 선정했으나 한 달에 한번 제공을 약속한 제품이 오지 않는 등, 운영상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파워블로거 이용하려는 거야


블로그 마케팅을 이용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 블로그 방문자 수는 선발 시 중요한 요소다. 파워블로거의 파급력을 고려한 기업들의 선택이다. 하지만 대학생을 상대로 한 참여프로그램에서 노골적으로 ‘파워블로거’를 모집한 경우는 다르다. 파워블로거가 ‘우대’가 아닌 ‘조건’이 될 때 학생들이 느끼는 대조는 명확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파워블로거는 그 수가 적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지위’가 조건으로 명시되고 ‘방문객 수가 적을 시 자격상실’이라는 문구까지 더해지면, 대학생을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 때문에 처음 파워블로그를 모집한다는 이 게시물이 올라온 이후 ‘선발 기준이나 목적이 이해가 안 간다’는 대학생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후 담당자는 ‘방문자 평균수가 감소하면 자격 상실’이라는 표현이 없어진 새로운 공지를 올렸으나, 학생들은 이를 잊지 않고 찾아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지원 요건 수정작업 및 모집 기간을 연장하며 한달 동안 지원자를 선발, 지난 5월부터 겨우 첫 활동에 들어갔다.

 

알바 뽑고 싶은 거야

 

여성구두 쇼핑몰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했다. 문제는 서포터즈가 하는 일이 속칭 ‘홍보 알바생’과 다르지 않았던 것. 지원 자격에 ‘이쁜 언니’라는 단어와 혜택으로 제시된 적립금 3만원은 학생들을 더욱 기가 차게 했다. 이에 한 학생은 ‘구두 쇼핑몰이 무슨 일을 하기에 서포터즈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큰 꿈을 갖고 대학생 활동을 해보고 싶었는데, 놀랍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대학생 참여프로그램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적은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누려보자는 기업 의도가 대학생들에겐 불쾌하게 다가온 것이다. 이 모집을 본 한 학생은 “적립금 3만원이면 구두도 하나 제대로 못 사요!”라는 글을 남겼다. ■


 


참여프로그램, 어떻게 골라야 할까 시작이 반이다

 

 

위의 사례들을 분석해 봤을 때, 대학생들을 ‘이용’하려는 일부 참여프로그램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사실 모든 참여프로그램의 목적은 ‘학생들을 통한 홍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겠지만 현장 경험과 인맥, 젊은 날의 소중한 추억 등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 아닌가. 다만 참여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참여프로그램을 고르는 tip을 공개한다.

 

1 어떤 과정을 통해 선발되는가 쉽게 뽑고, 많이 뽑는 프로그램은 중도 이탈자도 많아진다.이벤트가 아닌 이상, 서류가 너무 간단하고 2차 면접이 없는 경우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2 신규 프로그램일 경우, 프로그램 진행을 꼼꼼히! 참여 프로그램의 활동 기수가 높지 않거나, 운영하는 곳이 대기업이 아닐 경우에는 커리큘럼 역시 빈약하게 짜여있을 확률이 높다. 참여 프로그램이 요 근래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긴 했으나 그 역사가 길지 않고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일 경우에는 내용이나 혜택을 타 프로그램을 참고해 구색만 맞춰 적어놓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해당 회사의 사이트 운영이나, 활동이 진행 될 블로그의 활성도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기업에서 제시하는 혜택이나 프로그램이 어디서 베껴온 듯 ‘지나치게 이상적’일 경우에도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적당한 활동과 실현 가능한 혜택이 필요하다.

 

3 혜택만 번지르르할 경우, 실제 실행 여부가 관건! 짧은활동기간에 비해 혜택이 너무 ‘빵빵’할 경우 전 기수의 활동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모집 게시 글에 올라온 리플 및 해당 활동을 추천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직접 방문해 작성 글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재 리포터가 황당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자료를 모을 때에도 학생들의 리플이나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 담당자나 전 기수의 콘텐츠를 활용하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예습도 하고,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만약 초기 이후로 포스팅이 뜸해진다면,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지는 참여프로그램일 확률이 높다.

 

4 자신의 관심사와 비전에 맞는 프로그램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스펙 인플레가 온 이유는 막무가내로 대학생 참여프로그램을 만든 기업에도 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에 앞뒤 안보고 달려든 대학생들의 책임도 있다. 참여 프로그램은 ‘많이 하는 것’ 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해 봤지만 결국 남는 것이 없었다’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는 뉴스만 눌러봐도 접할 수 있지 않은가. 급한 마음에 덥석 물지 말자. ‘콜렉터’적 만족감이라면 다른 곳에서 채우자. 진정 날 위한, 나의 관심이 향하고, 나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황당한 참여프로그램’을 만나지 않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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