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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를 만나다.

작성일20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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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많은 사람들이 신경민을 국민 앵커로 기억한다. 앵커로서 대한민국 가정의 매일 밤 9시를 책임지던 시간은 387일, 그러니까 1년이 좀 넘는 기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신경민’이라는 이름 석자에 신뢰를 갖는 이유는 단순한 사실의 전달을 넘어선 현실에 정직했던 원칙 때문일 것이다. 뉴스를 그만 둔 지금도 그의 사회적 영향력은 여전하며 말 한 마디가 기사화 되고, 그의 대답을 듣기 위해 여기 저기에서 몰려든다. 이렇게 대중은 신경민이라는 사람에 열광하고 있고, 마치 그에 답하는 것처럼 그는 트위터를 통한 새로운 소통을 시도하며 여전히 대중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도 클로징 멘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민 앵커가 또 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 뉴스데스크 이후 근황은 어떠셨는지요


트위터로 여러 번 글을 써 왔고 인터뷰나 강의를 했습니다. 작년 9월부터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첫 강의를 맡고 선생으로서 데뷔를 했습니다. 좋은 선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은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수업에서는 쓰는 숙제를 많이 내 주었는데 학생들의 쓰는 실력이 많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만 학생들한테 숙제가 좀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많이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기사는 무오류의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이기 때문에 오류가 항상 존재하죠. 이를 알려주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팩트를 체크하는 것 부터 시작해서 많은 기사들을 읽고 쓰게했습니다. 대부분 언론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역시 열심히 하더라고요
 

- 많은 사람들이 신경민 앵커를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지나갈 땐 인사도 하시고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 가끔 택시를 타면 택시 요금을 기어코 받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가끔 그런 생각지 않은 곳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오늘도 인사동에서 좁은 골목을 지나가는데 어떤 분이 인사를 해주셔서 저도 인사를 드렸죠. 사실 뉴스는 1년 밖에 안 했고, 올 4월에 뉴스 그만 둔지 2년이 되니까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저를 알아보는 것 같아요. 그게 다 이렇게 시끄럽게 뉴스를 하고 쫓겨나는 경우가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하하. 그래서 집사람이 맨날 하는 말이 있어요. ‘당신은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이지 뉴스메이커가 아니니까 명심하라’고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기사화되고, 실시간 검색순위 1위가 되니까 하는 말이죠. 뉴스 할 때 다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10시 10분 내지 20분이거든요. 그 때는 이미 제가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어있어요. 내가 뉴스 메이커가 되어야겠다고 해서 멘트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내 생각과 분석, 사람들의 생각을 종합해서 전달하는데 그것이 바로 뉴스가 되고 시끄럽게 되고, 찬반 논란이 생겨요. 물론 제 멘트에 모두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가끔은 밑도 끝도 없이 좌빨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래서 지금도 기억하는 것 같아요. 2년 정도 지났으면 이미 잊혀 질 때가 되었는데 꾸준히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 아마 그 때문이지 않을까요.

 

 

 

-기자 일선에서 겪은 사건 중 잊을 수 없는 것이 있으시다면

 

저도 진짜로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아마 9.11일거예요. 9.11은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아랍인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뉴욕의 상징과 미국의 핵심 중 하나인 국방부 건물을 돌진해오고 완전히 불탔습니다. 사람들도 몇천명 죽었죠. 세계의 흐름을 바꾼 그 때에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래서 아마 잊지 못 할 겁니다. 백주 대낮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워싱턴을, 보통이라면 생각하지 않잖아요. 백악관부터 의회,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하얀 건물들이 쭉 늘어선 긴 거리에 사람 하나 없고 가끔 경찰차만 사이렌 울리면서 지나가는 상황... 그 때 저는 이것이 세계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우리 한반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몇 달 동안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그 뒤에도 9.11은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근본을 바꾸어버린 사건이 되었고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정치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아마 고어가 당선되었다면 또 많이 다른 상황이었겠지만 대법원이 부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이후에는 국제적 영향을 더욱 많이 받게 되었죠.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 교과서에서 배웠던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진 것이죠. 이 외에도 사건 사고는 많이 겪었죠. 삼풍백화점 붕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남북한 총리급 회담, 또 평양도 가보고 그랬네요. 기자가 아니면 겪을 수 없는 일들이었기 때문에 모두 잊혀 지지 않습니다.

 

- 언론인으로서 한계와 보람을 느낄 때는

 

보람보다는 한계가 많죠. 언론이 보도를 하더라도 정치 세력, 집권 세력이 그 말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쳐지면 보람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 경우에는 우리가 기록으로 남기는 법 밖에는 없죠.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어떤 경우에는 쉽지 않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시대가 되어서 기록이 죽지 않고 살아  남습니다. 어딘가에는 남아있기 때문에 고쳐 봤자 별 의미가 없어요. 말을 하고 틀렸을 경우에는 제작 내지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죠. 저도 옛날에 쓴 글을 보는데 맞는 경우에는 내가 틀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들지만 틀릴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옛날과 많이 다른 것은 훨씬 정확하게 써야하는 의무감이 있다는 거예요. 비교적 지금과 가까운 시대와 비교해보면 80년대에는 비디오도 거의 없었고, 80년대 말 부터 비디오가 나와서 기록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기록이란 항상 어딘가에 남아있고, 누군가는 기록을 해 놓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열심히 체크를 해야 할 거예요.

 

-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덕목이 있으신지요

 

언론사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아는 것’ 입니다. 언론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결정적으로 실수하는 점이 한국 현대사와 지금의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기본은 현재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에 대한 생각이고 그 뒤에 언론의 속성, 취재 방법 등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죠. 그래서 항상 이 기본을 강조하는데, 이렇게 강조하는 ‘현재’를 이해하는 데에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언론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해하려고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려면 하나의 접근방법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이해를 하고 읽어야 하죠. 하지만 20대는 관심의 영역에 한정된 읽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죠. 사회의 이해에는 관심의 영역을 뛰어 넘는 경제학적, 법학적, 국제적, 정치적, 역사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문학서적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사회를 이해한 뒤에 언론을 보고, 또 언론을 본 뒤에 이해로 돌아오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인터뷰를 잘 하거나 잘 쓰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다음 단계 일이죠. 학생들은 자꾸 저에게 기사를 어떻게 잘 쓰느냐, 인터뷰를 잘 하느냐를 물어 보는데 저는 항상 이런 방법 전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죠.

 

- 취재나 인터뷰를 할 때, 상대방의 의도를 잘 이끌어내는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노하우는 별게 없어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더해서 현장에서의 세밀한 기록이 있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늘 옷차림부터, 어떤 방에서 만나느냐, 어느 시간에 만나느냐 하는 것 까지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 얼마나 소통할 수 있느냐, 주파수를 맞출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또 인터뷰 하는 사람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럴 경우에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하고요. 일단 말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아요.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인터뷰를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그대로 따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오죠. 인터뷰는 아트입니다. 모든 것을 고려해야하고, 잘 결합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 언론학과 출신이 언론사 입사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이 문제는 항상 논란이 있죠. 또 언론사를 들어오면 출입처를 받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법조를 나갔는데 실제로 법조 부처는 법대출신을 많이 보내고, 경제 부처는 경제학과나 경영학과를 많이 보내죠. 그렇기 때문에 전공자체는 필요조건이긴 합니다. 법조에 법대 출신이 유리하느냐고 물으면 맞다고 해야죠. 하지만 여기서 질문을 조금 바꾸어서 성공한 법조 기자가 법대 출신이 얼마나 많느냐 물으면 좀 다르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언론에 언론학과 출신이 많이 들어오느냐고 물으면 그것도 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 사람들이 세월이 지나서 좋은 기자가 되느냐도 알 수 없죠. 그렇다면 또 질문을 바꿔서 왜 그러냐고 물어 봐야해요. 그건 좋은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이 언론학을 전공했다거나, 좋은 법조 기자가 되기 위해서 법대를 나왔다는 것이 필요한 조건이긴 하지만 충분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답은 노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느냐는 사실 답이 있다고 봐야 해요. 노력이 가장 중요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합니다. 물론 전공과 다른 부처에서 일을 할 때는 어려운 일이 굉장히 많죠. 각 부처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대부분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용어와는 다르거든요. 하지만 이 문제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관료들이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도 결국 공부해서 아는 것이죠. 우리도 공부하면 되요. 저는 전공이 사회학이지만 기자로서의 전공은 법조, 외교, 국방이 있고 또 하나로 굳이 따지라고 하면 국제가 있어요. 처음에는 부처의 일이 전공과 달랐기 때문에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브리핑을 우리말로 들어도 용어를 모르니까 말 자체를 못 알아들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통상에서 제약 분야의 브리핑을 하면 의학용어나 약학 용어를 하나도 모르니까 못 알아들어요. 그럼 공부를 해야 하죠. 자료를 읽어도 모르고 들어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문 지식을 빨리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요. 또 우리가 모든 분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렵죠. 하지만 이 지식을 이해하려면 ‘노력’ 이라는 토양을 언론인이 되기 전에 닦아 놔야 되요. 모든 것을 노력으로 극복하는 거죠.

 

- 기자라는 한 길만을 걸어오셨는데요. 만약 `언론인`이 되지 않았으셨다면 어떠셨을지

 

물론 처음부터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닙니다. 지방에서 부자는 아니지만 크게 어려움 없는, 유복하고 화목한 집안에서 어려움도 없이 자랐고, 항상 직업에 관한 것도 약간 좀 프라이빗 한 쪽보다는 퍼블릭한 쪽이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법대를 진학하지 않고 문리대로 진학 했죠. 만약 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교수나 교사가 됐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데 교사도 틀리고, 교수도 틀리고, 샐러리맨을 해도 조금 그렇고. 시험을 봐서 퍼블릭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기자였으니까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방송기자가 된 것도 굉장히 우연한 일이었죠. 신문사를 합격했는데 쿠데타 때문에 신문사 합격이 취소되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오랫동안 해 왔네요. 물론 기자일이라는 것이 쓸데없는 일을 좀 많이 해야하니까 귀찮을 때가 있죠. 자기 시간을 갖기가 굉장히 힘들고요. 그 때 마다 내가 소모적인 일을 하는 건 아닌가, 소모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바빠서 그런 걸 생각할 틈도 없는 때가 더 많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다 잊어버리고 이것을 잘 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오래 해 왔고, 한 길을 걷게 되었네요.

 

 

 

- 신경민 앵커에 대한 20대에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외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20대 학생들한테 인정을 받을지는 잘 몰랐죠. 특히 저를 인정해주고 평가해주는 그룹이 몇 그룹 있습니다. 20대 학생들, 그리고 50대 이상, 그러니까 학생들의 부모세대입니다. 제가 대학교나 조그마한 단체 ngo에 가면 부모님들이 아들  딸의 손을 잡고 오는 경우를 굉장히 자주 봤습니다. 물론 부모님들은 40대 이후의 분들이고 아들딸들은 대학생들이죠. 간혹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도 있어요. 그게 너무 신기해서 학생들한테 ‘학교 다니고 공부하느라 뉴스도 잘 못 봤을 텐데 나를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 보면 ‘엄마 아버지가 얘기해줘서 그렇다’고 해요. 또 인터넷을 통해서 보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내 멘트를 보았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동의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보니 지금의 20대와 50대는 공통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세대는 독재에 대해서 치가 떨릴 정도로 당했죠. 하지만 지금세대는 태어났을 때 이미 상당히 민주화 되었고, 독재라는 것을 모르고 태어난 세대입니다. 그런데 이 세대들이 겪기에 요즘에 일어나는 일들이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죠. 결국 부모세대와 젊은 세대들이 비슷한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아마 부모들이 아들딸들한테 ‘저 사람 얘기를 한 번 들어봐라’라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세대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된 결과가 되었죠.

 

- 대학생, 청년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항상 논란이 있죠. 우리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사회적 일에 대해서 젊은이들이, 특히 대학생들이 무관심한 것 아니냐 하는 논란은 지금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다른 나라에도 있고, 심지어 그리스 시대에도 있었죠. 물론 기성세대가 10대 20대를 보았을 때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겠지만 세월은 굴러가고, 일은 일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되는 측면은 분명히 있죠. 지금의 젊은이들은 취직과 결혼에 아주 관심이 많고 이 둘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치적, 국제적 영향을 받지 않고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속성상 정치, 외교, 국방의 중요성, 국제적인 이슈, 특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이슈에 아주 종속적입니다. 가령 연평도 사태 같은, 물론 저는 사변이라고 말합니다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여러분이 준비했던 취직과 결혼이 한 순간에 다 날아갈 수 있어요. 당분간 취직과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겠죠. 또 몇 번 겪어왔던 정권교체도 결국 취직과 결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정치는 돈과 사람과 정보 등 일상생활의 많은 것들을 결정합니다. 우리가 정치를 싫어하건 미워하건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간에 정치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중요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취직이나 결혼에 관심이 많다면 정치, 외교, 국방에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오직 취직만, 그래서 재벌 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내 생애의 최고 최대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잘못된 겁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젊은 사람들에게 취직과 결혼에 관심이 있는 만큼 이 문제에도 좀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하죠.

 

- 많은 언론인들 혹은 언론인이 되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신경민 앵커를 롤 모델로 꼽고 있는데요. 신경민 앵커의 롤 모델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언론 쪽에서의 롤 모델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에서 훌륭한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이순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시대가 너무 멀고, 요즘의 사람을 꼽으라면 많지는 않죠.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보면 우리 세대 사람들이 존경할만한 사람들은 사실 많지 않아요. 너무나 격동의 세월을 겪었고, 극에서 극으로 갔고, 전쟁도 났었고... 그래서 롤 모델이 별로 없다고 봐요. 그게 사실 큰 문제죠.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성이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에게는 북한의 문제나, 경제적 발전이나, 국제적 위상 제고 등 여러 가지가 중대한 사항이 있는데 이 현실을 다 반영하면서 올바르기는 어렵죠. 더군다나 우리가 격동을 겪는 과정이 다 범죄를 저지른 것 아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걷는 사람은 사실 지도자 그룹에는 별로 없다고 봐요. 출세, 독재, 집안의 발전을 위해서 행동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롤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죠. 물론 순수한 예술에서는 가능하겠죠. 또 미국에서는 법률을 해석해서 룰 세팅을 하기 때문에 존경받는 판사, 검사, 정치인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힘들죠. 모든 사회가 정치화 되어있고, 시류에 흘러가기 때문에 우리 세대의 롤 모델이 있기가 힘들죠. 그것이 참 고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글쎄.. 한승헌 전 감사원장 같은 분을 꼽겠습니다. 끝까지 원칙을 지키셨고, 그렇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니까요.

 

- 오늘의 클로징 멘트를 전하신다면

 

저는 근거 없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한국사회가 희망을 주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은 많이 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러나 희망을 저버릴 수는 없죠. 물론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많은 숙제들이 얽혀있기도 하고요.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잘 모르죠. 하지만 인생이나 사회는 모두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죠. 그러니까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노력을 필요로 하니까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엄청난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되긴 될 겁니다. 그것이 저의 영원한 클로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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