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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 카카오 대표 이제범

작성일20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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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출시 1년 만에 1000만 회원을 보유하게 된 카카오톡은 요즘 너무 바쁘다. 100가지 서비스 개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고, 툭하면 터져 나오는 카카오톡 ‘유료화설’ ‘이용 규제설’에 해명도 해야 하니 정신이 없다. 여기에 “카카오톡 쓰려고 스마트폰 샀다”는 회원들은 날로 늘어가고, 한쪽에선 ‘카카오톡 술집’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가운데 카카오톡은 다른 기업이 광고까지 해주는 천운을 맞이했다. 비록 경쟁 업체인 다음의 ‘마이피플’은 “카카오는 말을 못 해”라며 놀리고 있지만, 이동통신사 KT는 “카카오는 4G를 사랑해♥”라며, 자신들 기업 이름 대신 카카오를 먼저 얘기한다. 이 같은 뜨거운 관심의 중심엔 이제범 대표가 있다. 아침 9시 출근, 새벽 2시 퇴근이 일상이 된, 요즘 가장 주목받고 가장 바쁜 남자, 1000만 명에게 사랑받는 카카오톡을 만든 바로 그 남자다. 

사진 STUDIO ZIP 이운영

 

카카오톡은 말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건데

2011년 5월 9일 월요일 오전 11:15

 

카카오톡의 하루 이용자 수는 800만 명에 달한다. 하루 메시지 발생 건수는 2억 개다. 문자메시지 요금이 건당 20원이니, 산술적으로 이동통신사는 하루에 40억의 매출이 사라진 셈이다. ‘이동통신사가 배가 아프다’는 소문이 퍼졌고, 지난 3월 30일에는 신문사들이 일제히 ‘이동통신사 카카오톡 접속 제한 검토’라는 제목의 뉴스를 내보냈다.

 

대표님, ‘이동통신사와 사이가 안 좋다’는 시각은 정말로 오해인가요 물론 최근 이동통신사의 반응이 예전과 달라진 것 같긴 하지만요.

의외로 이동통신사와의 문제는 외부에서 보이는 것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에요. 이동통신사가 카카오톡을 막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지금 시대는 본격적인 모바일 인터넷 시대거든요. 누구나가 독자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개방적인 시장이 된 거죠. 시대의 흐름을 억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동통신사도 이런 시대의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함께 협력해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그동안 카카오톡이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는 말이 많았어요. 서버 확충을 통해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된 상태고요. 하지만 하루에 2억 개라니, 통신망에 부담이 가는 것도 일리가 있는 말 같아요.

이번에 이동통신사 간의 데이터 문제는 사실 ‘양’의 문제는 아니에요. 1000만 명 기준에, 하루 2억 개 메시지면, 한 사람당 약 20개 메시지거든요. 이미지 보내는 것까지 감안한다고 해도 한 달 동안 한 사람이 쓰는 데이터 양은 평균적으로 4MB 밖에 안 돼요. 그런데 이동통신사는 무제한 요금제를 서비스하고 있고, 보통 스마트폰 요금제도 1000MB 이상의 데이터 사용량을 제공하고 있어요. 제공하는 사용량에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 양이죠. 결국 데이터 양이 문제가 아니라 연결 문제라는 말이에요. 동시에 접속하려다 보니까 장애가 일어나는 거죠. 이 문제는 안드로이드가 연결을 담당하는 푸쉬서버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지금 구글이나 이동통신사와 함께 해결해가고 있으니, 이제 “카카오톡 때문”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 날이 올 겁니다.

 

카카오톡은 그동안 “음성 통화 기능을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현재의 통신망으로 음성 통화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젠가 카카오톡에도 ‘음성 통화 기능’이 도입되면, 다시금 “카카오톡 때문”이라는 말이 반복될 것 같아요. 설사 ‘카카오톡이 사랑하는 4G 망’이라 할지라도요.

맞아요. 무료 통화 기능은 현재 기술 개발 중이긴 하지만, 어떠한 서비스도 현재의 3G환경에서는 제대로 통화하기가 힘든 상태죠. 그래서 저희는 이런 환경 하에서는 무료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에요. 왜냐하면 무료 전화를 제공한다는 말로 고객들을 솔깃하게 만들어 다운로드를 받게 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제대로 된 통화가 힘들다는 것을 알면 실망하게 되잖아요. 고객을 속이지는 않으려고요. 통화가 완벽하게 이뤄지는 시점까진 카카오톡은 말을 안 하게 되겠죠.

 

 

 

카카오톡도 물만 먹고 살 순 없지

2011년 5월 1일 금요일 오전 11:22

 

2011년 3월 30일, 조선일보는 ‘카카오톡 기업 가치 1000억 이상’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CJ인터넷 등 IT를 선도하는 기업들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카카오톡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카카오의 수익 모델은 KT와 함께 연계하는 ‘기프트쇼’를 제외하면 딱히 찾기 어렵다. 나쁘게 말하면 아직은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흔히들 카카오톡은 ‘돈방석’에 앉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카카오톡이 계속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 구조가 너무 불안한 것 아닌가요

소셜 서비스에는 중요한 단계가 있어요. 페이스북도 수익 모델을 급하게 적용시키지 않았잖아요 누가 더 빨리 돈을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더 확고한 플랫폼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글로벌한 플랫폼이 될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죠. 섣불리 수익 모델을 붙이는 것보다는 지금의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더 안정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해 놓는다면 그 이후 수익 모델은 무궁무진해질 테고요.

 

모바일 생태계라면, 카카오톡은 어떤 단계를 구성하게 되는 거죠

모바일 생태계라는 키워드는 답이 있는 게 아니에요.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찾아야 하는 화두죠. 인터넷 시대에는 링크를 통해 서로 다른 웹서비스가 연결되며 시너지를 만들어 냈죠. 가장 큰 시장을 만들어 낸 ‘검색’도 결국 링크가 연결되면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시장이잖아요 그래서 모바일에서도 그런 연결 고리를 만들려고 해요.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앱과 앱이 서로 독립적이어서 이러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고민 끝에 오픈한 것이 ‘카카오 링크’입니다. 카카오 링크는 외부 어플리케이션에서 카카오톡을 이용해 링크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예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다가 해당 콘텐츠 정보를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거죠. 즉 1000만 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은 앱과 앱을 연결하는 소셜 허브가 되겠다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카카오톡의 경쟁 상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될 거예요.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 중 100만 명 이상은 해외 사용자예요. 미국, 일본, 중동 지역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이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해 페이스북과 경쟁하려고 해요. 페이스북과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려야죠(웃음).  

 

 

 

대표라고 부르지 마

2011년 5월 9일 월요일 오전 11:34

 

카카오 사무실에 들어서면 30명이 채 안 되는 직원들이 칸막이도 없는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범 대표 역시 별도의 ‘방’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한구석에 자리 잡고 직원들과 마주 보며 함께 일하고 있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죠. 카카오 역시 독특한 기업 문화가 느껴지네요.

카카오에는 직급이 없죠. 아무도 제게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JB’라고 부르죠. 이니셜이나 영어 이름을 대신 부르고 있어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들이기 위해 만든 카카오만의 기업 문화입니다. 

이런 호칭 체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카카오톡이 중요시하는 ‘신뢰’ ‘충돌’ ‘헌신’의 문화를 위해서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포커스는 ‘충돌’인데요. 자유로운 논쟁의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헌신적인 태도를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표님’이라고 부르면서 “그건 좀 아니다”라며 반대의 입장을 표현하긴 힘들잖아요. 한국과 같이 계층적인 문화가 익숙한 집단에서는 특히 그렇고요. 그래서 ‘JB’라고 부르게 한 거예요.

 

아직 직원 수가 많지 않아 토론이 더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겠어요.

카카오의 다른 중요한 특징은 ‘유연한 조직’이라는 거예요. 저희는 4~10명 정도 되는 작은 조직으로 활동하는 편이죠. 워낙 인터넷 모바일 시장이 변화가 빠르잖아요 저희도 변화의 속도에 맞춰 전략을 바꿔 나가야 돼요. 그에 따라 조직이 굉장히 유연하게 변해야 되고요. 카카오는 그렇게 모였다가 흩어지는 과정을 반복해왔죠. 카카오톡도 초기에는 4명이 모여 2달 동안 만든 서비스였어요. 그런데 시장에 내놓자마자 반응이 온 거죠.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프로젝트를 모두 홀드해 놓고 카카오톡에만 집중했어요. 그 덕분에 매달 100만 명씩 새로운 유저들이 가입해 트래픽이 폭주하던 때도 버틸 수 있었어요.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가 왔다

2011년 5월 9일 월요일 오전 11:46


이제범 대표는 2010년 12월 24일, 머니투데이 CEO 칼럼란에 ‘모바일 인터넷에 도전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지금이 도전하기 딱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수가 수십만 개를 넘어선 시점이다.

 

칼럼 쓰신 거 봤어요. 그런데 지금 도전하는 게 맞나요 조금 늦은 것 같기도 한데요

큰 성공의 기회는 결국 시대가 주는 거예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주는 기회를 누가 잡느냐는 거죠. 그런데 그 시대라는 게 역사적으로 보면 10년을 주기로 반복돼왔거든요. 컴퓨터 플랫폼이 1960년대 메인 프레임 컴퓨터를 시작으로 70년대 미니 컴퓨터, 80년대 퍼스널 컴퓨터, 90년대 데스크톱, 2000년대 데스크톱 인터넷, 그리고 2010년 모바일 인터넷의 시대가 온 거죠. 이렇게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크고 새로운 기업들이 나왔거든요. 데스크톱에서 강자는 마이크로소프트였죠. 하지만 인터넷이란 트렌드가 왔을 때 이 회사가 No.1이 되진 못했거든요. 미국에서는 구글이, 한국에서는 네이버라는 회사가 등장해 각각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죠. 당시 함께 등장했던 넥슨, 엔씨소프트 등도 다 비슷한 회사들이고요. 이런 회사들은 당시의 시대가 주는 기회를 잡은 거죠. 그런데 10년이 흘러서 지금 다시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변화와 함께 기회가 온 거예요. 창업을 할 타이밍이란 거죠.

지금 안 하고 5년 뒤에 창업을 해도 돼요. 하지만 모바일은 변화가 무척 빨라서, 1~2년 지나면 많은 부분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도전하라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성공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High risk, High return’은 불변의 진리잖아요. 리스크가 클수록 돌아오는 보상도 클 거라고 믿어요.

 

지금의 대표님은 그러한 도전에 성공해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고 계시죠. 하지만 한 번쯤은 이 과정까지 오는 데 후회하셨던 기억이나, 다른 삶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 않으세요

전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과학고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회사 창업까지 오직 IT의 길만 걸어왔어요. 그런데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필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IT는 하드웨어 쪽에 비하면 굉장히 말랑말랑하더라고요. 원래 뭔가 만들고 창조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IT 쪽, 특히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분야는 뭔가 빨리빨리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저랑 잘 맞는 분야인 것 같아요. 전 만약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지낼 것 같아요(웃음).

 

 

본 기사는 대학내일에서 영현대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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