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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땀을 보셨습니까?

작성일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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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늘 그렇듯 대학로는 북적북적 했다. 무언가 젊음의 향기를 일깨워 주는 이 곳

사실, 대학로는 소극장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연극과 공연을 즐길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그들을 보았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뜨거운 조명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연하는 그들’… 관객을 웃기고, 울릴 줄 아는 '그들'...

 

그렇다. ‘그들은 연극배우다. 하지만 연극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무대 위가 아닌, 현실 속의 연극배우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자주 찾는 셰익스피어 소극장에서 연극 관람 후,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를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이 소극장에서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 대학로에 위치한 셰익스피어 소극장의 배우들

 

 

Q: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태영 배우: 저는 대학을 가야 하는데, 공부를 못해서 연극배우를 하게 되었습니다. (웃음) 농담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특별히 배우라는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수많은 작품을 경험하면서 연극에 대한 재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한 작품을 위해 함께 열연하는 팀원들과의 인간관계연극이 끝난 후의 커튼콜과 뜨거운 박수소리가 제가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데에 한 몫 했습니다.

 

정성희 배우: 저도 이와 비슷해요. 대학교를 다니다가, 어느덧 4학년이 되었는데, 취업계를 제출해야만 했어요. 그래서 갑작스럽게 연극 오디션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연극배우에 대한 애착도 없고, 관심도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연극을 하면서 관객과의 소통, 그리고 무대에서 느끼는 전율이라든지 힘 같은 것 등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어요. 특히, 제 이야기를 통해 관객 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걸 보면서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아직까지도 한국사회에서는 연극배우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있는데,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였을 때, 주변의 반대나 만류는 없었나요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 특히, 몇몇 어르신들께서는 연극배우라고 하면, 여전히 조선시대의 광대라든지 딴따라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세요. 그만큼 연극배우들이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고, 더더욱 힘들게 되었죠. 무엇보다도, 이러한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연극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던 것은 사실이에요.

 

박진영 배우: 제 부모님의 반대도 말도 못하게 심했어요. 제게 “이 어려운 길을 왜 하냐라며 반대를 하셨지만, 지금은 행복합니다.

 

 

▲ 한창 열연 중인 연극배우들 (왼쪽부터 박상현, 김지훈, 정성희, 이태영 배우)

- 사진 출처: 연극 '고스트' 소모임

 

 

Q.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끼셨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박상현 배우: 한 번은 다른 작품에서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연극 공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아동들은 지적 수준이 부족한 아이들이었는데,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원하지 않는 슬픈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함께 울고, 기쁜 장면에는 또 함께 웃고 소통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위의 연극이라 할 지라도, 이렇게 함께 '공감'하는 장애우들을 보면서, 저는 연극배우로서 보람을 느꼈답니다.

 

 

 

Q. 연극배우로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 TV에 나오고 싶지만, 못 나온다는 거에요. (웃음)

 

박진영 배우: 저건 농담이에요. (웃음)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힘들 때는 많아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사회에서 '연극배우'라는 직업이 갖는 의미도 조금은 부정적인 게 사실이고, 특히,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현실과 멀어질 때, 제일 힘들죠현실과 무대 사이에서의 괴리감이 존재할 때에는 연극배우로서 가장 힘들어요. 그렇지만, 힘들다고 해서 연극배우를 관두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웃음)

 

 

▲ 하나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뜨거운 조명 아래서 연습을 하고 있는 연극배우들

- 사진 출처: 연극 '고스트' 소모임

 

 

 

 

Q: 그렇다면 한국 사회 내에서 '연극배우'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 한국 사회 내에서 '연극'은 예술이라는 장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대신, '연극'은 상업예술로 분류되고 있죠. 즉, '연극'은 예술이라는 특성보다는 유희, 오락, 여가활동 등에 초점을 두는 것처럼 인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대학로의 연극 대부분들이 관객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깐, "내가 하고 싶은 연극"보다는 "관객이 원하는 작품"을 하게 되죠.

 조금 더 솔직한 비유를 들자면, 예전에는 연극배우들이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었다면, 지금은 '즐거운' 소리를 내는 사람들, 보여주기(Showing)를 위한 사람들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Q. 그렇다면 연극배우로서 꼭!!!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나요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 따뜻한 마음과 참된 인간미, 그리고 성실함이 골고루 갖추어진 사람이면 좋겠어요.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기 위해서는 남을 이해할 줄 아는 마음이 꼭 필요하거든요.

 

 

 

 

Q. 마지막으로 '연극'이란 ○○○이다! 라고 한마디씩 해주시겠어요

 

이태영 배우: 연극은 거짓말이다. (웃음) 현실에서 진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김지훈 배우 겸 연출자: 연극은 진실이다. (웃음)

 

박상현 배우: 연극은 재밌는 거다.

 

정성희 배우: 연극은 나만의 또 다른 삶이다. 연극 속에서는 나 자신이 또 다른 인간의 모습으로 살 수 있으니까.

 

박진영 배우: 연극은 비빔밥이다. 여러 종류의 채소들과 밥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비빔밥 한 그릇만 먹어도 포만감을 주는 것처럼, 연극도 가지각색의 배우들이 모여서 하나의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니까.

 

 

▲ 관객과 소통하는 대학로의 연극배우들 (셰익스피어 소극장의 배우들과 함께)

 

  이들은 앞으로 선배 연극 배우들께서 오랫동안 무대 위에 계셔서 후배들을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열정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

 된 인터뷰를 연극배우들의 재치 덕분에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대학로의 연극배우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관객'들을 위해 자신들의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더 나은 연극을 선보이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한국사회 내에서도 '연극배우'들이 진정한

 예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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