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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소개하는 아르바이트 백스테이지

작성일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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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어느 알바 대행사의 광고 카피처럼 '천가지 알바'가 존재하는 요즘, 알바는 이제 대학생들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렸다. 하는 일과 보수에 따라 말그대로 '천가지'로 나뉘는 가지각색 알바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일찍이 산업현장으로 뛰어든 대학생들이 넘쳐나는 이 때, 각자 다른 이유로 다른 세상의 일을 하고 있는 세 친구를 만나 진지한 얘기를 나눠봤다. 그들이 공개하는 '아르바이트 백스테이지!' 기대하시라.

 

 

 

 

 

 

 

스펙을 위해서,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여기 이 친구도 처음엔 그런 이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고기를 먹기좋게 뼈에서 발라내는 일'을 하는 대학생 1학년. 그 이색적인 알바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경상북도 경산을 찾았다.

 

 

 

경산의 한 고깃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제현군은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 그래서인지 또래들이 하는 보통의 알바와는 사뭇다른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원래 이 일을 하고 있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대신 칼을 잡게 된 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워낙에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이제현군을 사장님이 알아보고 붙잡은 것이다. 조금만 있으면 더 어려운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제현군을 보면서 이럴 땐 여느 대학생 1학년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을 시작한지는 몇개월 되지 않았는데도 작업현장을 직접 본 기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고기를 발라내는 일을 직접 본 것도 처음이었지만 제현군은 정말 능숙하게 고기를 자르고 있었다! 이 정도까지 오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지금까지 노력했던 시간들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현군은 앞으로의 사업계획도 세워 놓고 있었는데 이 경험이 그 사업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마침 돌잔치를 위해 많은 고기가 필요한 날이었다. 200인분의 고기를 써느라 지친 제현군은 이럴 때일수록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오늘 떡주무르듯 한우를 주물렀다'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는 제현군. 나중에는 제현군이 직접 바른 고기를 맛보러 다시 경산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가 주룩주룩오는 화요일, 목동의 야구경기장을 찾았다. 여섯시 반에 있을 넥센의 경기를 대비해 티켓박스의 문을 여는 그녀 '박하얀'씨. 비가 많이 와 경기가 취소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가득한 그녀는 인터뷰를 위해 기꺼이 바쁜 시간을 내어주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 야구경기가 주로 열리는 저녁시간대- 일당 이만원을 받고 야구경기의 표를 팔고 있는 그녀는 올해 6월부터 이 일과 인연이 닿았다. 친구소개로 시작한 알바였는데 알바를 시작하자마자 야구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고. 실제로 표를 다 팔고 나면 남은 야구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는데 그 점이 이 알바의 가장 큰 매력. 일이 끝난후 남아서 경기를 시청하다보니 지금은'기아타이거즈'의 열혈 팬이 되었다.

 

"기아는 가장 인기가 많은 팀이에요. 근데 광주가 홈구장이라 전라도 팬분들이 많죠. 전라도분들은 다른 지역들보다 왠지 결속력이 뛰어난 것 같아요. 아픈 역사를 함께해서일까요. 그래서 기아와의 경기가 있는 날 다른날보다 표를 더 많이 판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붙임성있게 이야기하는 하얀씨의 성격이 왠지 이 일과 잘맞아보였다. 하얀씨도 이에 동의하며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특히 서비스 정신이 중요하다고 했다. 손님 중에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많고 자기 멋대로 난동을 부리는 사람까지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똑같이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표를 파는 일이 별일 아닌 것 같아도 가장 밖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이 일을 하면서 겪은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는 하얀씨. 그녀는 이일을 하면서 연예인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연예인 중에는 야구팬이 정말 많다며 최근에는 가수 L군을 봤단다. 여자친구와 함께 왔는데 2층 테이블석을 사갔다고- 평소에 팬이었는데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도 이용규 선수를 좋아한다고 외치는 하얀씨는 야구장매표소 알바생이기 전에 야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순수한 대학생 그 자체였다.

 

 

 

 

 

 

제일기획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이태원의 한 커피숍. 광고직 아르바이트의 모든 뒷얘기를 듣기위해 '나혜선'양을 만났다. 이제 막 6개월간의 알바생활을 끝낸 그녀는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 힘들다는 광고직 알바를 해낸 대단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김없는 또래의 여대생이다. 월 70-80의 보수를 받고 일하는 그녀의 일은 다름아닌 '광고직의 모든 잡일.' 실제로 광고자료를 스크랩하는 일부터 잔심부름까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아침에 회사에 가면 바로 광고 스크랩을 하기 시작해. 오직 광고만 찾으면서 자사나 경쟁사가 얼마나 광고를 집행했는지 파악하는거지. 대단한 경쟁사가 아니라 정말 자잘한 경쟁사들까지 거의 모든 광고를 수집하는거야. 또 광고기획과 제작에 있어 광고주의 여러 요청사항들에 대해 직접 전화를 거는 일을 하기도 해. 심지어는 음료수 사오라는 잔심부름까지 하게 되는데, 그래도 계속 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얻어가는게 많아서였을거야."

 

 

이런 잡일을 해내면서도 그녀에게 원동력이 되어주었던건 다름아닌 '아이디어 회의'였다. 아르바이트 생이지만 광고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녀였기 때문에 가끔 기획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에이션을 하기도 했다는데- 실제로 그녀의 아이디어가 채택된 일도 많았다. '갤럭시 호핀 UCC 패러디 프로모션'이 바로 그녀의 아이디어. 이렇게 어깨너머로라도 광고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광고직 알바는 대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아르바이트 중 하나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잡게 되었지만 그녀도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사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슬펐어. 광고직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몸소 느꼈거든. 매일 야근에 회식에- 몸이 힘드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마저 일관계처럼 되어버리더라고. 그러면서도 광고는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지. 광고학도로서 참 회의감이 드는 시간들이었어. 하지만 그래서인지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지. 우리 팀에서 내가 막내에다가 몇안되는 여자다보니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많이 애썼어. 언제는 회식자리에서 술을 엄청 먹고 팀장님한테 말장난도 걸었다니까. 눈치 잘보고 싹싹하고 어른들과 교감을 잘하고. 이런것들이 의외로 이 알바를 하기 위해선 중요한 것 같아."

 

남자들이 많은 직장이다 보니 남자다루듯 자신을 대했던 점에서는 많이 속이 상하기도 했다는 혜선양. 그래도 6개월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해 들어왔던 광고회사지만 스펙 그 이상의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아르바이트. 광고직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겐 한번쯤 도전해봐도 좋을 일자리로 적극 추천했다!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듣기위해 뛰어다녔던 한 주였지만 도리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기자는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없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나은 나로 성장하는 좋은 계기다. 여름방학이 끝나면 각자의 학교생활로 돌아갈 친구들. 다음 방학에는 기자도 여러 아르바이트에 도전해보리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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