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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일 제네시스 쿠페 여성 드라이버를 만나다

작성일20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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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국내유일 제네시스 쿠페 여성 드라이버를 만나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모터 스포츠'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알려져있다. 모터스포츠 선수에게 강한 체력과 뛰어난 드라이빙 스킬이 요구되는 데다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운전을 잘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을 잘한다는 것이 어떤 한가지의 요소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 지각능력이 뛰어나다면,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섬세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올해 4월, 남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제네시스 쿠페 클래스(배기량 3천800㏄)에서 데뷔전을 치른 여성 드라이버가 있다. 바로 팀챔피언스 소속의 권봄이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배기량이 낮은 클래스에서는 여성 드라이버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긴 했지만,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로 높은 3800cc급에서 여성 드라이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등장은 레이싱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이돌 지망생에서 레이서까지!

 

그녀는 가수 지망생이었다. 단순히 가수를 꿈꾸던 학생이 아니라, 2008년부터 2년 동안 소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며 꿈을 키웠다. 하지만 그녀는 부족한 춤 실력 때문에 자신이 속한 걸그룹 멤버에서 탈락했고 다른 연습생으로 교체됐다. 당시 무척 화가나고 목표를 잃은 상실감에 방황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레이싱을 할 수 있게 되어 더 잘된 일인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 그녀의 이야기는 지난 추석 ‘미녀의 비밀’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적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꿈을 잃은 그녀는 적성과 상관없는 직장에 들어가 지루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평소 자동차를 좋아하던 그녀에게 친구가 잠실에 위치한 카트장을 소개해줬는데, 단순한 호기심에 찾아갔던 그곳에서 그녀는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처음 타보는 카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빠르게 레이싱의 세계에 적응했다. 속도가 빨라 조작이 쉽지 않은 레이싱 카트를 탔지만 그녀는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겁 없이 코너를 돌아 카트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원래는 겁이 많은데 이상하게 차만 타면 용감해진다는 그녀, 그녀와 레이싱은 그렇게 처음 만났다.

 

 

레이싱의 세계로 입문하다

 

그녀가 카트 레이싱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그녀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여성들로 이루어진 프로 레이싱 팀을 만들려고 구상중이던 장윤범 팀챔피언스 단장이 그녀에게 제의를 한 것이다. 그는 프로레이싱팀의 입단 제의를 받게됐고 지난 해 말 파주의 스피드파크에서 테스트를 통해 그녀는 프로 레이싱 선수로 발돋움 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레이싱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친구 집에서 레이싱 수트를 몰래 빨아가며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편견'과 싸우는 일이었다. 처음에 동료 레이서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투명인간 취급할 때는 무척 괴로웠고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경기 외적인 요소에 괴로워하기 보다는 주변의 편견이 느껴질 때마다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하니 점차 동료들도 하나둘씩 자신을 동료로 인정해줬다.

 

그녀의 열정과 훈련 덕분일까, 보통 프로 레이싱 선수들은 낮은 배기량에서 높은 배기량의 차량으로 차곡차곡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녀는 데뷔전을 레이싱 경기 중 상위 클래스인 3800cc급에서 치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훈련

 

레이싱이 단순한 자동차 운전이라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차량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기란 무척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싱 선수에게는 강철같은 체력이 요구된다. 그녀는 남자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체력적인 문제를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 아침과 저녁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하면서 훈련 효과를 직접 느끼게 되니 온몸에 멍이들고, 팔에는 근육이 붙어도 멈출 수 없다고 한다.

 

실제 레이싱 훈련은 1주일에 2~3일을 하는데 하루에 7시간 정도를 훈련에 쏟는다. 그것으로 부족함을 느낀 그녀는 평소 운전 역시 훈련처럼 하기 위해 얼마전 수동기어 차량으로 바꿨다.

 

그렇다고 그녀가 체력과 레이싱 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빠르게 운전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그녀는 레이싱 이론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레이싱 이론서, 경기 동영상을 꼼꼼히 습득하면서 다음 훈련에 적용시켜본다.

 

 

부상

 

부상이란 늘 불현듯 찾아온다. 특히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프로선수들에게 부상이란 위협적인 존재이다. 열정적으로 레이싱에 임하는 그녀에게도 '부상'이 찾아왔었다.

그녀는 카트를 타다가 충돌 사고를 당해 갈비뼈 3개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었다.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지만 그 사실이 알려지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결국 부상을 숨기고 진통제를 맞아가면서까지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시는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하면 안되겠지만, 어쨌든 이런 일화를 통해서 그녀의 레이싱 열정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최근엔 제네시스를 타고 연습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왼쪽 손등뼈가 분쇄 골절됐다. 그녀는 왼손을 내밀며 상처를 보여줬는데, 부상 부위에 대해 걱정하자 그것보다도 부상 때문에 레이싱을 몇달간 못하게 되어 속상하다고 했다.

 

정말이지 그녀의 레이싱을 향한 열정만은 알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제네시스 쿠페'

 

▲ 권봄이 선수의 제네시스 쿠페. 흰색과 보라색을 바탕으로 한 색상이 화려하다.

 

▲ 실제 레이싱 경기에 사용되는 차량에 앉아보면 어떤 느낌일까 달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차인 만큼 승차감을 기대하면 안된다. 하지만 몸을 꽉 조여 자동차에 고정시켜주는 시트와 직관적인 내장 인터페이스는 마치 우주선에 앉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 제네시스 쿠페의 내부. 레이싱카인만큼 자동차 내장을 최소화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녀와의 인터

 

 

 

권봄이 선수에게 레이싱이란

 

레이싱에 입문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레이싱에 대해 한단어로 정의내리긴 쉽지 않아요. 지금은 그저 레이싱의 재미를 하나하나 느껴가며 사랑에 푹 빠져있는 중이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레이싱이 '사랑하는 남자친구'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3800 클래스에 출전하는 유일한 여성 드라이버인데, 힘든 점은 없나요

 

대한민국 최고의 레이서 선배님들이 출전하는 클래스라 무척 설렜어요. 하지만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섰던 게 사실이죠. 선배님들과 같은 클래스에서 레이스를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힘든 점이야 많죠. 실력이 뛰어난 동료선수들, 선배님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레이서로서 부족한 점이 많아 내가 "민폐를 끼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어요.

 

▲ 권봄이 선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경기도 용인의 레이싱 개러지.

 

 

레이싱 선수에게 카트 레이싱이란

 

세계적인 선수들 중에서 카트 선수 출신이 많아요. 레이싱의 기본이 카트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느끼고 있죠. 카트는 차체가 매우 낮아 무게중심이 안정적이에요. 그래서 코너링을 할 때 차체가 전복되는 일이 거의 없죠. 또한 차체가 가볍고 서스펜션이 없기 때문에 속도를 낼 때 충격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져서 속도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일빈 레이싱카와 느낌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주행의 기본 원리는 같기 때문에 지금 제네시스를 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죠. 지금도 정기적으로 카트를 타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목표가 있다면

 

제 목표는 언젠가 챔피언이 되어 우승컵을 드는 것이에요. 샴페인을 흔들며 머리위에 뿌리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꿈이죠. 욕심 같아서는 올해 안에 시상대에 서고 싶지만 (1위, 2위, 3위까지 설 수 있다.) 아직 실력이 부족해요. 지금은 리타이어 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 목표죠. 좀 더 경험을 쌓고 피나는 훈련을 통해 내년 안에 꼭 입상하고 싶어요.

 

최종적인 목표는 북미의 F1이라고 불리는 '인디카(Indycar)' 레이스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여성 드라이버 '다니카 패트릭'처럼 되는 것이 꿈이에요. 언젠간 그녀처럼 뛰어난 드라이버가 되어서 우리나라의 여성들에게 '레이싱'을 알리고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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