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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같이 세상을 뒤집는 작가, 김무균을 만나다.

작성일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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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젊은 여성들의 필독서,

남자, 다른 남자의 무릎 위에 앉다.

 <무릎위의 아티스트>의 김무균 작가를 만나다

 

   여기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을 보는 시각을 발칙하고, ‘민감하게, 하지만 유연하고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 한 작가가 나타났다. <무릎위의 아티스트>의 저자 김무균 작가이다.  그는 <무릎위의 아티스트>에서 여성을 보는 현대사회의 일반적인 남성의 시각을 솔직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그려내었다.

 

   <무릎위의 아티스트>9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마치 짧은 단편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사건위주의 빠른 전개가 굉장한 몰입도를 지니며 동시에 무릎을 칠만한 반전’을 늘 가지고 있다. 남자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인 <가로수 길>, <고장>, <무릎위의 아티스트>와 허영심에 가득찬 여자를 보는 남자의 시선을 그린 <커피와 뉴요커>, 여성들의 심리를 훌륭하게 그려낸 <치한과 함께 사라지다>, <어느 며느리> 등 모든 작품이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흥미 진진하다.

 

 

  

   「아직 자리 잡히지 않아 어수선한 가게에 훤칠한 키에 캐주얼하게 옷을 입은 잘생긴 청년 한 명이 들어왔다. 한 손에는 만년필과 몰스킨 노트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사장을 찾던 그가, 내게 가장 처음 물은 것은 흡연이 가능한가였다. - <무릎위의 아티스트> 가로수 길

 

   인터뷰를 위해 홍대 까페에서 한참을 기다리며, 책을 몇 번 더 읽는 동안 작가에게 자기가 오늘 어떻게 입고 가야 하냐고 전화가 왔다 책의 구절대로 캐주얼로 입고 오세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얼마 후 작가가 도착하는 순간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데자뷔 처럼 내 앞에 펼쳐졌다. 훤칠한 키에 캐주얼하게 옷을 입은 말끔하게 생긴 김무균 작가가 내 앞에 앉았다. 위의 구절을 읽던 나는 의무감에 이렇게 말했다.

 

흡연석으로 가죠."

 

 

흡연석에 앉자 김무균 작가가 웃으면서 "좋은 자리네요"라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그 길로 방향을 틀어 그에게 돌아왔다. 그에게서 낚아챈 이천만 원과 원래 그의 돈 이천만 원을 합해 다시 돌려주었다. ...... 자네도 알겠지 내가 왜 그냥 왔는지 모를 수가 있나요 ...... 저 친구들 정말 더럽게도 못 생겼더군요. 하하하하 - <무릎위의 아티스트> 가로수길

 

 

 - 여자들을 보는 남자들의 솔직한 기준을 '예쁘냐 혹은 예쁘지 않느냐' 라고 말하던데, 이런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 여성들에게 비판을 받지는 않았나요 

 

   “하하하, 예전에 취재 왔던 여기자분과 논쟁해 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전 솔직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팬들에게 상당히 재미있는 반응이 되돌아왔어요. 남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젊은 감성의 여자들이 오히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덕분에 자기 남자친구나 남편의 생각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고요. 아직까지 여성들에게서 욕을 많이 얻어먹지 않은 걸 보니, 여자들 주변의 남자친구나 남편들도 제 소설과 똑같은가 봐요. 하하하

 

 

- <가로수 길> 이란 작품에서 남자들은 돈도 많고, 문학적, 예술적으로 식견도 높은 소위 '엄친남'들인데, '고상한 여자'를 찾기 위해 몇천만원씩 내기를 걸어요. 왜 이러한 설정을 하셨나요 

 

   “이 이야기는 실제 가로수 길 모 카페에서 있었던 내용이에요. 어느 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이십대 여성 네 명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며 화투를 치고 있는 거에요. 이 황당한 광경은 도대체 무엇일궁금해 미치겠는거에요. 이내 그 이유를 알았죠"

 

 김무균 작가가 갑자기 귀에다 속삭이며 조용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대화를 들어보니 성형 수술한 여자들임을 알았어요.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수술대에 오르려 한 그녀들에게 어떠한 압박감이 작용했을까 궁금했어요. 그 순간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말이 갑자기 뒤틀려 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돈과 명예가 모두 갖춰져 더 이상 여자를 외모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남자들이 오히려 예쁜 여자에 집착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 왜 이런 거꾸로 된 제본을 하신거죠

 

   “우리 사는 세상이 제가 보기엔 정상적이지 않다고 볼 수도 있는데,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보았을 땐 제가 거꾸로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겉은 정상이지만 속은 거꾸로 라는 책의 독특한 제본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상의 기준을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게 제 목표지요.”

 

- 이 거꾸로 된 제본이 직접 출판을 하신 계기와 연관이 있나요

 

  “네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제 책은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표지와 본문을 뒤집어서 거꾸로 제본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출판사에 이 책을 들고 갔을 때 대부분의 출판사로부터 퇴짜 맞았어요. 책을 거꾸로 제본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직접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아요, 하하하”

 

 

김무균 작가의 뒤틀어 보자는 작가관이 담겨 있는 '리버스 제본'

 

 

 

 

 

   나는 변한 거 없어. 너만 그렇게 천박한 속물로 변한거야. 내가 여기 이런 모습의 껍데기로 서 있는 건......, 이렇게 말해 두도록 하지. ‘같은 남자로서 구역질 나는 남자들이 너무 싫어서라고. ...(중략)... 나는 남자 무릎에 앉은, 무릎 위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 남자이길 포기하고 여자가 되는 편을 택한거야. - <무릎위의 아티스트> 무릎위의 아티스트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 여자 최고의 발명품은 오빠라는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성들에게 청각적으로 어필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지요. 이점에 착안해서 오빠라는 단어를 남성의 굵은 목소리로 들었을 때, 그 충격과 재미를 넣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이 글을 읽은 여성들은 대부분 제가 여성들을 대변한다고 한마디씩 하죠. 너무 통쾌하다고요.

 

  행여나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남성적 시각에 분노하는 여성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자면, <가로수 길>만 읽고 나면 그 뒤부터는 통쾌한 이야기들이 뒤따른다. <무릎위의 아티스트>의 제목에서 김무균 작가는 오빠라는 영원히 안락하고도 상징적인 단어를 남자 목소리로 듣게 된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

 

  단지 예술적 실험을 위하여, 한 남자를 트렌스 젠더로 만들고는, 그것도 모자라 '오빠'라는 남자의 안식과도 같은 단어를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순간 나도 모르게 질문을 내뱉었다.

 

작가님은 남자의 고도화된 안티가 아닌가요  

 

   “하하하하,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전 남자의 안티가 아닙니다. 저 스스로도 남성의 본능에 충실하고, 예쁜 여자, 섹시한 여자가 좋아요. 그래서 이 상황을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이야기가 조금 냉소적이고 비판적으로 보이는 것은 제가 이러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설정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말하는건데 오히려 읽는 사람이 찔리는거죠. 그와 동시에 웃음도 유발하구요. 시원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김무균 작가는 유쾌하게, 하지만 진지함을 시종 잃지 않았다

 

 

   부풀어 있는 데니스의 풍선에는 큼지막하게 고장이라고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중략)... “당신 도대체 내 몸에 무슨 짓을 한거야집으로 돌아온 데니스는 제시카를 향해 소리쳤다. “! 그거, 고장 나서 고장이라고 써 놓은거야, 당신 방식대로 ...(중략)... “그걸 말이라고 해 얼른 제대로 고쳐놔!”“내가 왜 그래야만 하는데 나 킴벌리 가질 때 이후로 그거 안썼어. 쓸 사람이 고쳐야지.” - <무릎위의 아티스트> 고장

 

  김무균 작가는 아티스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많은 부조리 함을 겪어야 하는 주제를 조금 더 가볍게, 하지만 신선한 시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하였다. 하마터면 무거워 지고 민감해 질 것 같은 주제들을 톡톡 튀는 반전으로 잘 마무리한다

 

  이런 작가를 보면서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란 그림이 계속 떠올랐다. 마릴린 먼로를 가장 퇴폐적이고 극단적이며, 상업적으로 재해석한 앤디 워홀의 이 유명한 작품은 마치 극단적으로 남성의 성적 추구를 극단적으로 묘사하는 김무균 작가와 닮았다. 하지만 김무균 작가는 그러한 극단성을 반전이라는 형식으로 한번 더 뒤집는다. 우리는 적어도 이 책을 들고 있을 때만이라도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를 뒤집어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김무균 작가는 마치 앤디워홀의 작품을 뒤집어 놓은 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영상 컨텐츠 방향으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쓴 작품들이 제대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한참 동안 방황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이야기들이 그냥 조용히 있기엔 너무 아까웠어요. 결국 소설로 편집해 출판을 하자는 식으로 결론이 났죠.”

 

   김무균 작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경험을 한 듯 했다. 작품 창작부터 마케팅, 출판까지 모든 업무를 스스로 하다 보니 힘에 벅찼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방송 트랜드가 대부분 멜로나 비극 이야기들로 많이 구성되어 있다 보니 이런 사건 중심의 단편 극이 출판사에 쉽게 어필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왜 작가의 길을 계속 걸어 왔었는지 물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작가란 고민을 대신해 주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에 대한 고민을 일반인이 하기엔 쉽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안하는 고민도 내가 하면, 그 만큼 제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죠 저는 그런 기분이 좋아요. 게다가 이왕 고민 들어주기로 했으면 시원하게 긁어주고 싶어요. 그래서 이 책을 소설로 내기로 했습니다. 이게 제가 작가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

 

   하지만 인터넷에서 김무균 작가에 대한 기사를 수없이 찾아 봤지만, 책의 내용에 대한 심오한 언급이 많지 않았고, 작가의 성공 스토리나, 작가로서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가 잔뜩 있었다. 혹시 사람들은 책 내용보다는 작가의 성공이나 배경 스토리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작품들이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은지 물었다.

 

   “사실 오늘 기자님께 고마웠던 점은, 제가 소설을 쓴 배경과 너무나도 일치하는 곳을 찾아 주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거리가 보이는 카페 흡연석에서 마주 앉아 인터뷰 한 것은 처음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혼자 출판도 하고, 작품도 쓰고, 성공했다는 결과에 많은 주안점을 두더군요. 그래서 제 작품이 아닌 단순히 직업과 관련된 인터뷰가 오면 조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는 것은 조금 더 책에 쓴 그대로, 비현실적인 것으로 가장 현실적인 것을 고민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제 꿈을 펼치기에 충분한 도약이 될 수 있었던 거죠. 따라서 <무릎위의 아티스트>는 저에게 디딤돌이라는 의미입니다.”

 

거리가 훤히 보이는 흡연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그의 모습에 주인공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무릎위의 아티스트>의 마지막 작품인 새우깡에서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한 청년이 20년동안 한 푼 안쓰고 10억을 모은 후, 새우깡을 사 먹었는데, 그 새우깡 값으로 1억을 지불했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한가지 목표만 바라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으면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를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모든 이야기가 이와 같다. 남자와 여자. 시어머니와 며느리, 현실과 비현실. 경계 선상에 있는 애매하고 모순된 가치들을 끄집어내 그 틈을 비집고 벌려서 노출시켜 버린다. 그리고는 나중에 그 틈에 반전의 가치를 집어넣는다. 결국 우리는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세상을 순진하게 살았는가를 되짚어 보게 된다.

 

   여성들, 특히 스물 둘 셋의 자신감으로 세상에 막 나오려고 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또 자기가 남자를 혹은 여자를 너무 잘 안다는 자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연달아 추천한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세상을 살면서 겪을 다양한 부조리에 대한 면역주사와도 같기 때문이다. 김무균 작가가 우리를 대신해서 해준 고민을 하루 정도 앓는 기분으로 들어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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