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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명은 'Yes' 한명만 'No', 연극으로 탄생한 12 ANGRY MEN

작성일201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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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동서대학교 연기과)

 

  희곡이 원작인 '12 ANGRY MEN'은 1957년 시드니 루멧 감독 아래 영화로 제작되었다. 기존의 법정 영화와는 다르게 12명의 배심원 시각에서 한 장소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다.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예술대학 연기과 학생들에 의해, '12 ANGRY MEN'이 연극으로도 연출되었다. 이번 작품을 기획하고 직접 배우로 나선 김해진(동서대학교, 09학번) 씨를 만나, '베를린 국제영화상 수상', '법정 영화의 걸작'이라는 명성에 빛나는 '12 ANGRY MEN'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과 열정을 보여준 김해진 씨)

 

 밝은 웃음과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먼저 건네 온 김해진 씨는 이미 작년 3학년 2학기 워크숍 공연에서 안톤 체혹 감독의 '벚꽃 동산'을 기획과 연기를 한 경험이 있었다. 중요한 스태프 직을 맡고 또한 직접 자신이 연기를 펼치는 작품이라, 작품에 대해 더 많이 알려주려 하고 또한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 다양한 작품들을 주셨어요. 하지만 배우들과 연출자들 모두가 이 작품을 접했을 때 하나같이 다 마음에 들어 할 정도로 욕심나는 작품이었어요."

 

 작품 결정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김해진 씨는 작품을 고를 때의 기억이 났는지 이번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감을 미소 가득한 얼굴로 보여주었다. 4학년 1학기 워크숍 공연 작품인 '12 ANGRY MEN'은 담당 교수님이 주신 수많은 작품 중에 배우와 연출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이 된 것이다.

 

 특히나, 김해진 씨는 이번 작품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이번 작품에서는 원본과 번역본을 함께 비교하며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구성할 수 있어 더욱 만족했기 때문이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 '12 ANGRY MEN'의 연극을 기획할 때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던 점은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연극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유머코드가 다르듯이, 대사의 목적과 의미를 살리도록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지만 원작을 최대한 살려냈다. 하지만 이전에 기획한 공연인 '벚꽃 동산'에 관해서는 우리말로 번역된 대본만으로 기획했기 때문에 원작을 100%에 가깝게 풀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선풍기도 돌아가지 않는 무더운 여름날, 한 법원에서 18살 소년의 아버지 살해에 대한 최종판결이 12명의 배심원에 의해 진행된다. 무관심한 배심원, 빨리 끝내려는 배심원, 편견에 사로잡힌 배심원 등 11명의 배심원이 유죄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1명의 배심원만이 무죄라고 주장한다. ‘No’라고 외친 1명의 배심원과 'Yes'라고 주장하는 11명의 배심원 간의 길고 치열한 설득과 말다툼 끝에 11명의 배심원 또한 무죄라는 점을 인정하게 된다.

 

  "다른 11명은 귀찮고, 빨리 집에나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냥 유죄라고 주장하는 거죠. 초반에는 그 한 명만이 다른 의견을 냈기 때문에 승산 없는 게임인 줄만 알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무죄라는 판결을 내리게 돼요. 어떻게 그 한 명의 배심원이 11명의 마음을 돌리느냐를 풀어낸 작품이에요. 심리적인 싸움을 표현한 연극이라서 내면 연기라던가 감정 조절을 적절히 해야 해요."

 

 이 작품의 내용은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다. 김해진 씨는 기획자와 배우로서의 두 가지 역할을 같이 소화하기 때문에, 중점을 둔 부분은 감정 표현 방법이었다. 싸우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설득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현실감 있게 배역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어려웠다고 했다.

 

 

(위-배우들의 등·퇴장 없이 연극이 진행되는 무대 전경, 아래 좌-무대 설명 중인 김해진 씨, 아래 우-소품 정리하고 있는 배우 겸 스태프들)

 

 "소소한 것 하나하나를 빼놓을 수 없었어요. 예를 들면 한 배우가 컵을 떨어뜨리는 장면에서, 다른 배우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흐름이 깨져버리거든요. 그럼 모든 배우의 페이스가 흔들려요." 

 

 보통 연극은 수많은 씬(scene)들로 구성이 돼서 한 장면이 끝난 후에는 배우가 등장과 퇴장을 하고 배경들이 자주 바뀌지만, '12 ANGRY MEN'은 연극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우의 등·퇴장 없이 한 장소에서 극이 진행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역할과 배우 간의 호흡과 소통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에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숨을 고를 시간 없이 진행되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색다른 전개 방식이기 때문에, 김해진 씨를 비롯해 모든 배우가 체력적으로나 연기력으로나 자신의 한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역량을 늘리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 작품이었다.

 

 

 

 "나중에 연기로 나아갈지, 스태프로 일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두 가지 분야 다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워크숍 공연의 특징 중의 하나는 학생들이 직접 구상을 하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One 배우 One 스태프' 체제로 한 명의 배우는 한 분야의 스태프로 활동해야 한다. 배우로서 연기할 때,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무대 구도라던가 소품 하나, 조명, 음향 등 자신과 동료의 연기가 더욱더 빛날 수 있도록 자신들이 직접 관여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다 배울 수 있을뿐더러, 스태프로서의 결정권도 있기 때문에 더 작품에 애착을 두게 되고, 참여 학생들끼리 더 단합이 잘 된다. 즉, 그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무대인 것이다.

 

 

(사진/동서대학교 연기과)

 

 '12 ANGRY MEN' 공연을 직접 구상하고 직접 연기하는 무대 위에서 학생들이 말해주고 싶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자신을 갈고 닦고 더 나은 대사, 더 나은 표정, 더 나은 몸짓을 자신이 바라는 의도대로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연기만 하는 것이 배우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와 각종 부수적인 소품들도 파악하여 자신의 연기를 더욱 빛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배우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에너지 넘치는 열정이 부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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