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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미친 공대생, 장재선

작성일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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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를 처음 본 것은 바야흐로 2011년. 학교 매점에서 군것질을 고르고 있는데 운동복 차림의 그가 테니스 라켓을 들고 나타났다.

  “야, 저 사람이 OO 누나 전 남자친구야!”

  “그래 생각보다 별로네.”

내가 한창 좋아하던 동아리 선배의 전 남자친구라는 그. 겉으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의 떡 벌어진 어깨와 훤칠한 외모에 질투와 동경을 느꼈다. 땀을 흘리며 마실 것을 찾는 그의 가슴팍에는 “운동에 미친 대학생”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나는 또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단편영화 <레 카이스트러블>의 "자베르 교수"가 되어있었다.

 

자베르 교수는 2013년 KAIST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베토벤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학생을 제압하는 매서운 눈빛.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해 공대생의 애환을 표현한 단편영화 <레 카이스트러블>이 YouTube(http://www.youtube.com/watchv=nzPFT_yAwrw)에 공개되자, 자베르 교수는 순식간에 학내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 주인공 장재선 씨가 얼마 전 출연한 연극 <공동 연구>는 KAIST 강성모 총장에게 상패를 받기도 하였다. 카멜레온도 울고 갈 변신의 귀재, 배우 장재선을 만나보자!

 


▲ 장재선(23)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3학년/ 최승훈 기자


배우 장재선

1991 4 25일 출생

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4학년 재학
 

- 출연 -

2007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조연(루첸쇼 역) 

뮤지컬  < 판타스틱스 주연 ( 엘 가로 역 )
 

2012 

연극  < 라이어 주연 ( 존 스미스 역 )
 

2013

뮤지컬영화 <레 카이스트러블주연(자베르 교수 역) 

연극 < 공동 연구 > 주연 ( 승기 역 )
 

- 연출 - 

2008

연극 <물리학자들>


배우에서 테니스동아리 회장, 그리고 다시 배우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처음 접한 계기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유치원 때 어머니가 보내서 백화점에서 하는 작은 연극교실에 다녔어요. 그다음으로 연기를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신입생 때 연극동아리 여자 선배가 러브콜을 해서 들어가게 됐어요.


공대에 와서 왜 늦깎이 배우가 됐나요

사실 고등학교 때 연극이 너무 힘들어서 대학교에 가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게 됐죠. 테니스동아리에서 2년 동안 술 마시고 놀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3학년이 되면서 연구실도 알아보며 과학도로 거듭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흥미가 없고 손에 잡히지 않는 거예요.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서 아예 대학 시절에 안 하면 후회할 것을 다 해보기로 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오랜만에 연극동아리 공연을 봤는데, 고등학교 생각이 나면서 “아, 이거다!” 싶어 연극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거예요.

 


▲ 편안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장재선/ 최승훈 기자

 

바람둥이 남편에서 대학원생


연극동아리에 들어가자마자 <라이어>의 주연 ‘존 스미스’ 역을 맡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연극 <라이어>는 이전에 본 적이 있었어요. 이 연극이 제 마지막 연극이 될 텐데(그는 이후 2편의 작품에 더 출연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싶은 마음에 약간 아쉬웠죠. 하지만 같이 연기하던 친구들과 미팅도 다니면서 재미있게 연극을 올렸어요. 마지막 연극이라는 얘기에 부모님도 보러 오셨고, 선배들에게도 이례적으로 칭찬을 받았어요.

 

바람둥이 남편 역할을 하면서 두 부인을 품던데

그 친구들은 그냥 동생 같았어요! 여자 선배가 지도하면서 안아줄 때 더 설렌걸요…

 

풍동실험실 폭발 사고를 소재로 한 안전연극 <공동연구>에 출연하셨죠 <라이어>가 마지막 연극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출연하셨나요

올 3월 중순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어요. 대학에서는 아직 연극을 한번 밖에 안 해서 출연을 해도 될지 고민됐어요. 경험도 적은데 혹시 제가 작품에 누가 될까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실력 따지지 않고 즐겁게 하는 분위기라고 해서 참여했어요. 평소 죽거나 슬픈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승기라는 인물을 맡게 돼서 좋았죠.

 


▲ 배우 장재선의 출연작/ 최승훈 기자


자베르 교수그리고 각본까지


단편영화 <레 카이스트러블>에 ‘자베르 교수’ 역으로 출연하고 나니까 주변 사람들이 좀 알아보나요

영상 공개 당시에는 정말 학내에서 연예인이었죠. 하하. 마침 그즈음에 <공동 연구>를 공연해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유명해진 덕분에 소개팅이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데

네. 몇 개 들어왔지만, 자세한 건 노 코멘트!

<레 카이스트러블>에서는 주연뿐만 아니라 각본도 쓰셨다면서요 

저는 애초에 주연 자리는 생각이 없었고 각본에 욕심이 있었어요.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줄 알았는데 고맙게도 저한테 시켜줬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2박 3일 동안 방 안에서 나가지도, 씻지도 않고 레미제라블과 레 밀리터리블(공군에서 제작한 단편영화)을 구간별로 계속 봤어요. 그렇게 레미제라블과 거의 같은 전개로 이야기를 완성해 감독에게 가져갔더니 아주 만족스러워했어요.

 

▲ 과학도와 배우의 꿈을 꾸는 장재선 씨/ 최승훈 기자


과학도와 배우


학업이며 연기며 바쁘셨겠어요.

연극과 영화, 두 작품을 동시에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어요. 대학원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도 연기를 아직 좋아했으니까요. 나중에 연기를 더 못할 상상에 괴로웠어요. 아예 죽을 만큼 몰아붙여서 연기하면 정떨어져서 연기를 안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무리한 일정을 잡은 거죠. 이제는 주변에서 인정도 받으니까 그때도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한다고 부모님께 꾸지람 듣지는 않으세요

안 듣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생각해보니 저에게 연기란 애절한 사랑인 것 같아요. 제 아내는 ‘과학도의 꿈’이 되는 거고, 정부는 ‘연기’가 되는 거죠. 연기를 정말 사랑하지만 제 본업은 과학도예요. 연기 때문에 본업을 챙기지 못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부모님에게 듣는 꾸지람과 모든 책임의 화살이 사랑하는 연극으로 가는 것이 마음이 아팠어요.

 

과학과 연기가 반대인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그냥 연기를 계속했을 거예요. 어릴 때 그냥 ‘과학자 해야지’ 하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은 과학자의 현실이 무엇인지도 아니까요. 다시 태어나면 전업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현대 독자들, 대학생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연극을 하느라 시간과 감정을 많이 쏟아 부었어요. 그 시간에 공부했다면 정말 촉망받는 과학도가 됐겠지만, 후회는 없어요. 연극이라는 곳에 발을 담는 것으로도 다른 과학자와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본업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질릴 때까지 해보세요. 후회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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