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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 마음이 만납니다. 서울대 의대생, 장민설

작성일20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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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이선목 기자

 

어떻게 하면 내 삶을 가장 보람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꿈을 꾸었고 그 답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답으로 향하는 길을 걷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그녀. 지금 그녀는 23살 서울대 의대 10학번 장민설이다. 누구나 우러러보는 그 학교의 학생이 된 지금도 그녀는 자신이 왜 그 길을 택했는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가는 중이다. 엄청난 양의 과제, 시험들이 잡아먹을 듯 달려들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삶의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도 사랑의 진료를 나간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그녀, 장민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고등학생 시절, 장민설양의 방학은 1년에 3일 뿐이었다. 주말이고 명절이고 할 것 없이 학교에 갔다. 학교가 그녀의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 간절하고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생각한 목표라는 것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친구들이 판사, 선생님, 피아니스트, 소방관을 말할 때 민설양이 생각한 삶의 목표는 ‘가장 보람된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녀는 “의사 한번 못 보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 " 의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죽을 때 물레밖에 남기지 않았다는 간디에게 비하면 나는 아직도 가진 것이 너무 많다."는 등의 말을 남긴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의 전기를 읽으며 ‘의료’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길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은 너무나 힘들었다. 자신이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는 정말 그저 열심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캄보디아 봉사활동 바로 다음날 개학을 한 민설양을 만난 곳은 혜화동 서울대 병원 앞 그녀가 자주가는 브런치 까페였다. 사진=이선목 기자 

 

흔들림 없이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의 길을 준비한 그녀는 소신껏 의대에만 지원했다. 그리고 사실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서울대 의대 합격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자신도 그런 결과에 소름이 돋았다는 민설양은 그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하늘이 선물해준 기회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굳게 맘먹고 시작한 의대생활이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정말 말도 되지 않게 뛰어난 사람이 많았다. 큰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거나, 포토그래픽 메모리(사진을 찍듯 기억하는 능력)를 가지고 있는 등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소위 ‘천재’들이 득실대는 곳이었다. 반면 자신은 책상에 앉아 엉덩이로만 공부했기에 그들을 따라잡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민설양은 자신감을 잃어갔다. 

  

 ▲민설양이 활동하는 NGO단체, '아름다운 생명사랑' 회원들의 모습/사진출처=아름다운 생명사랑 홈페이지 

 

계속되는 엄청난 양의 수업, 과제, 그리고 시험에 시달리던 그녀는 CMF라는 의료인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의 선배들이 만든 NGO단체 ‘아름다운 생명사랑’을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강북구청과 연계가 되어있는 이 단체는 구청의 요청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씩 서너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간다. 팀 하나당 한 노인을 책임지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활동인데 직접 봉사를 나가기 전에 체계적인 교육을 먼저 받는다. 의료인 봉사단체인 만큼 그분들을 찾아가면 먼저 혈압을 체크해드리고, 약은 제대로 드시고 계시는지, 식사는 제대로 하고 계신지,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살핀다. 하지만 민설양이 생각하는 이 활동의 진짜는 그다음 과정이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소소한 일상을 즐겁게 이야기하고, 밥을 함께 먹고, 청소와 설거지를 하는, 정말 손녀와 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가 이 활동의 가장 주된 일이라고 말한다. 

 

민설양은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활동은 함께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사진출처=장민설 

 

그리고 '아름다운 생명사랑'에서는 캄보디아의 한 빈민촌과 연계하여 해마다 그곳을 찾아 의료봉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의료봉사단체들처럼 간이진료소를 지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하나하나를 방문하여 그들의 삶에 직접 다가가는 방문진료를 한다. 그 이유는 정말 아프고 힘든 사람들은 진료소에 올 여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진료소를 지어 환자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들의 삶을 직접 보고 그 환경에 맞는 진료를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캄보디아에 파견봉사를 다녀온 민설양은 그곳에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는 큰 사랑에 감동과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매년 찾아오는 봉사단을 기억하고 따뜻하고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는 그곳의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또한, 이 단체에서는 그들의 근본적인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 현지에 있는 미국선교단체와 함께 노력 중이다. 더러운 물을 마시고, 쓰레기 더미에서 신발도 없이 살고 있는 그들의 건강이 약 한번 주고 왔다 해서 좋아질 수는 없었다. 때문에 민설양은 올해 다시 찾은 그곳이 작년보다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며 다행스러움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아이들의 웃음에서 희망을 본다는 민설양/사진출처=장민설 

 

강한 독재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캄보디아는 지배계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위 계층의 사람들이 ‘꿈’을 꾸지 못하도록 한다.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그 나라의 동화는 불쌍한 사람이 불쌍하게 태어나 불쌍하게 살다가 불쌍하게 죽는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한다. 하층민들이 주어진 운명에 맞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여 살아가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희망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민설양이 봉사활동을 나가는 곳의 아이들 역시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눈망울을 반짝이며 언니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의사나 교사가 되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해도 나를 통해 아이들이 변화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를 안심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며 힘이 솟았다.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한다. 그리고 많은 대학생이 취업에서의 스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활동 현장을 자신의 현실에 비추어 보며 자신의 삶에 감사한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민설양이 생각하는 봉사활동의 의미와는 맞지 않는다. 민설양은 그런 봉사는 ‘이기적인 봉사’라고 말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봉사는 내가 대상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통해 서로가 행복함을 느끼는 것, 그 자체라고 말했다. 대상자들에게 무언가를 해준다는 생각은 이미 이기적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당연한 일상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떠나는 캄보디아 봉사활동 역시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된다.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는 것이다. 민설양은 정말 행복한 그 여행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분 좋은 밝은 웃음을 지닌 민설양이 꿈꾸는 미래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사진=이선목 기자

 

처음 의대에 진학해서 그녀가 가졌던 꿈은 소아외과 전문의였다. 선천성 기형을 가진 아이들, 남들과는 출발선이 달라 힘든 삶을 살게 되는 아이들을 돕는 연구를 하는 것이 그녀의 꿈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다른 길을 바라보게 되었다. “학술적으로 뛰어난 의사는 나 말고 더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하면 돼. 나는 좀 더 낮고 어두운 곳을 향하자.” 그녀는 지금 방문진료를 하는 의사를 꿈꾸고 있다. 정말 병원에 올 수조차 없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는 진료를 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이웃이 굶어 죽는지조차 모르는 이기적인 이 시대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민설양과 같은 조그맣지만 밝은 빛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진정한 '굿닥터'가 되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뚝심 있게 그 길을 걸어가는 그녀의 아름다운 꿈과 그 인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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