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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레전드 ‘퍼펙트테란’ 서지훈

작성일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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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200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해봤을 것이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는 최고의 인기였으며, 프로가 생겨나고 억대연봉자가 탄생할 만큼 화려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지난 2010년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급격히 쇠퇴했다. 그 후 프로게이머들은 다른 게임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가 하면, 감독, 코치, e스포츠연맹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별 때문이었을까, 많은 사람이 여전히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얼마 전 당시의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해 이벤트 경기로 펼쳐진 몬스터짐 ‘스타 파이널포’가 많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중 ‘퍼펙트테란’으로 불리던 서지훈 선수는 CJ 스포츠마케팅 팀에서 e-sport 관련 업무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임요환, 홍진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대들의 우상으로 연봉 2억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던 당대 최고의 프로게이머는 이제 어느덧 서른을 넘어 가정을 꾸렸으며, 평범한 직장인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대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서지훈, 그를 만나 추억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퍼펙트 테란’ 서지훈에서 ‘CJ 사원’ 서지훈으로

 

▲ 프로게이머 활동 당시 모습 (사진/서지훈 제공)

 

서지훈의 경력은 화려하다. 2002년 GO 소속으로 데뷔한 그는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상대로 우승을 거두는 등 두 번의 개인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며, 다수의 팀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대회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견고한 플레이 스타일과 완벽한 경기 내용으로 ‘퍼펙트테란’ 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임요환, 이윤열과 함께 3대 테란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제는 한 기업의 사원이 되었다. 서지훈 선수 님 뭐라고 불러야 할까. 호칭이 애매했다. 그 역시도 첫 질문부터 난감한지 멋쩍어했지만 “CJ는 님이라는 호칭을 쓰기에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 편하다”면서도 “오래전부터 기억하는 팬들은 여전히 선수라고 부른다”며 두 가지 호칭 모두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했다.

 

지난 2년, 그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7년여의 연애 끝에 결혼해 가정을 꾸렸으며, 프로게이머 은퇴와 함께 입사한 CJ그룹에서는 어느덧 대리 진급을 앞두고 있다. 특히 ‘CJ 엔투스 게임단’ 소속이었던 그가 모기업에 입사한 점이 흥미롭다. 은퇴 후 다른 기업으로 입사하는 경우는 있지만, 모기업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현재까지도 서지훈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는 “공군 ACE(스타크래프트 공군 프로게임단)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사수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고 일반적으로 감독과 코치, 방송 관련 업무로 나아가는 것과 달리,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고 싶은 생각에 입사 준비를 했다”며 입사 배경을 설명했다.

 

덕분에 그는 e-sport 관련 업무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어, 대중과는 멀어졌을지라도 오히려 e-sport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지난 시간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털어놨다. 특히 “선수로 바라보던 것과 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며 “여기에 자기 자신과 싸움을 펼치던 프로게이머 생활과 달리, 사람 관계가 중요한 회사 생활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차갑고 도도했던 모습에서 활발한 성격으로 바뀌어 가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며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은퇴 후 깨달은 ’소중함’

 

▲2003 '올림푸스 스타리그' 우승 당시 모습 (사진/서지훈 제공)

 

최근 ‘스타크래프트’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에는 ‘더지니어스’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홍진호의 영향이 크다. 그도 같은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직업군을 인식하게 해준 홍진호의 활약이 반갑다. 만약 서지훈이 출현했더라면 결과는 어땠을까. 그는 이 질문에 “저는 전략적인 것에 약해요. 아마 2~3라운드면 떨어졌을걸요 (홍)진호 형의 취향하고 딱 맞는 구성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도 방송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2012년 ‘Tving 스타리그 레전드 매치’ 이후 방송에서 더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언제든 찾아주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의 검토가 있어야 하고 이중소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제약은 있지만, 예전 기억이 소중하고 팬 분들과 만나는 자리는 언제나 즐겁기에 항상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특히 은퇴 후 “팬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깨달았다”면서 한가지 일화를 전했다. “당시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놀러 갔다가 집으로 오는 대기실이었어요. 몇 백 명의 학생 무리가 저를 보고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었는데 힘들어서 일일이 다 해주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소중하고 고마웠던 기억이에요.”

 

당시에는 “우승이 아니면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는 그는 은퇴를 결심하고 보니 좋은 경험과 좋은 사람을 만났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에 전부 감사했던 기억뿐이라고 했다. “사람은 역시 지나고 나서 깨닫는 것 같아요. 이제라도 제 인생을 열심히 살아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그때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해요. 혹여 팬들에게 차갑게 대했다면 어린 날이 치기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요.“

 


그의 미래는 여전히 물음표

 

▲ 서지훈 선수와 조규남 감독 (사진/포모스)

 

지난 2011년 서지훈의 결혼 소식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는 부인에 대해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다. “프로게이머의 특성상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현재의 부인이 있었기에 안정적인 선수 생활이 가능했다”며 부인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합숙생활을 하여 자주 만나지 못했기에 결혼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서로에 대해 애틋하다”며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갖고 싶어 자녀계획은 뒤로 미뤄졌다는 말도 전했다.

 

이처럼 그는 누구보다 화려한 20대를 보냈고, 전혀 다른 방향의 30대를 맞이했다. 그는 앞으로의 모습 역시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라는 경력이 지구 상에서 처음 생겨난 것이기에 회사 경력이 더해진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본인도 궁금하다는 것이다. “선수 시절 지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듯이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보일 것으로 믿는다”며 “지금 당장은 CJ 스포츠마케팅 사원으로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20대를 들려줬다. 그는 본인의 20대를 ‘철이 없던 시기’라고 했다. 한 때 “이렇게 인생이 꽃피나”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모든 일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기보다는 순간순간을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렸을 때 크게 성공하면 나중에 고생한다는 말이 와 닿더라고요. 프로게이머 시절처럼 노력의 대가가 정확하게 나오던 시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프로게이머 후배들에게 언제나 이 시기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요. 그래서 지금은 과거의 기억을 밑거름으로 삼되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 인생의 모토에요.”


끝으로 프로게이머 시절 자신의 20대 청춘의 큰 버팀목이 되어준 조규남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소중함’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진심으로 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도 e-스포츠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퍼펙트테란’ 서지훈, 그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2003 '올림푸스 스타리그' 결승 5경기 <서지훈 vs 홍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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