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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금자리'의 임필성 감독을 만나다

작성일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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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지현
▲ 임필성 감독님의 영화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임필성 감독님의 영화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Behind the scene


'우리가 보는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 궁금증을 재치 있게 녹여낸 TV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바로 <전체관람가>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영화 속 뒷이야기와 스텝들의 열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리얼리티 단편영화 제작기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10인의 감독님들 중에서도 특색 있는 연출과 고유의 색깔이 묻어있는 시나리오로 맹활약하신 임필성 감독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무대 뒤에서 어떤 이야기가 벌어지고, 우리가 영화를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임필성입니다>


▲임필성 영화감독
▲임필성 영화감독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영화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인류멸망 보고서’, ‘마담뺑덕’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임필성입니다.



Q. 영화감독이란 어떤 직업인가요?

A.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고 스텝을 총괄하고 영화에 관한 작품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이죠. 결코 하기 쉬운 일은 아니에요. 데뷔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고 데뷔 후에도 이해관계가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의를 통해 영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가는 일의 중축을 맡는 자리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해요. 하지만 작품을 만드는 일에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성취감과 희열을 얻을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 쌓이는 전문성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작품을 꾸준히 만드는 직업이에요.



Q. 영화감독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릴 때부터 문학이나 음악처럼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다양한 관심사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 예술이 바로 영화였고요. 그래서 영화감독을 하기 위해 단편 독립 영화부터 차근차근 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 영화 ‘헨젤과 그레텔’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영화 ‘헨젤과 그레텔’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Q. 감독으로서 요구되는 역량이 있다면?

A. 예전에는 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바뀌었어요.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 재능을 성장시키면서 자기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영화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지구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이라면 제 개인적으로는 배우의 컨디션을 가장 좋게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의 진행 혹은 분위기나 향후의 아웃풋을 고려해봤을 때 배우가 가지는 힘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Q. 동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혹은 동화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들을 많이 연출해오셨는데 감독님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저는 사회에서 즉, 신문과 뉴스에서 영감을 얻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영감을 주는 요소가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많은 욕망이 부딪히고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복잡하면서 이상한 사건도 자주 생기는 기묘한 특성을 가진 나라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찍은 '보금자리' 같은 경우도 실제 있던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영화 '마담뺑덕'의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영화 '마담뺑덕'의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Q. 한국 영화계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현장의 열악함이라든가 여러 문제가 있어서 단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힘들지만, 가장 문제로 보는 부분은 영화가 담는 콘텐츠가 흥행 코드에 의해 너무 획일화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만큼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개성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와야 영화 생태계가 풍성해지고 건강해지는데 도전적인 영화들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즉, 자본, 소재, 장르들이 보수화되어가고 있는 게 문제에요. 영화계가 어느 매체보다 자유롭고 도발적이어야 하는데 흥행에 얽매여 신선한 영화들이 세상에 못 나오는 구조가 바뀌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A. 제가 상업 영화감독이기 때문에 상업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해 설명해드릴게요. 굉장히 복잡하지만 굵은 꼭지들만 말씀드리자면 프리 프로덕션의 가장 많은 기간을 차지하는 시나리오 작업이 있어요. 작가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아서 영화계에 좋은 작가들이 몇몇 없어요. 그래서 대부분 한국 감독들은 스스로 시나리오를 씁니다. 시나리오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되면 캐스팅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요. 촬영에 들어가는 단계가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영화의 시작인 시나리오 단계에서 절반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좋은 시나리오로 시작해야 배는 방향성을 잃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지요.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감독을 중심으로 찍어나가고 완성에서 공개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수십 개의 단계가 있어요. 하지만 제 생각에 그중 가장 중요한 시작은 좋은 시나리오랍니다.


<신비하고 날카로운 임필성 월드>


▲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스틸컷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Q. 감독님이 연출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A. 장 단편 합쳐 10 작품 남짓 찍었는데 모든 작품을 공평하게 애정 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 꼽는 것은 참 어려워서 그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최근작인 전도연 씨와 함께한 '보금자리'가 아직 작업의 여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전체관람가>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와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A. 일단 참여하는 감독님들을 보면 대선배님이신 이명세 감독부터 영화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박광현 감독,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양익준 감독까지 정말 다양한 색깔의 감독들이 있어요. 그런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한된 상황에서 영화를 만드는 기획 의도가 신선하고 참신하게 다가와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가 프로그램을 하면서 독립영화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그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독립영화협회에 기증함으로써 독립영화를 더 알리고, 돕는 그런 선순환적인 구조도 좋았어요. 영화감독 입장에서는 그런 뜻깊은 일도 할 수 있고 창작의 자유가 완전히 주어진 신작을 선보일 수도 있고 여러모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전체관람가>에서 감독하신 ‘보금자리’의 짧은 스토리와 기획의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한국 사회의 비정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모티브가 된 사건은 보금자리 주택 사업에 세 자녀 이상 가족에게 청약 순위를 높여주는 제도를 악용했던 사례인데요. 7~8년 전에 청약 순위를 높이기 위해 자녀를 입양했다가 집을 받고 그 아이를 다시 파양시키는 끔찍한 사건이 꽤 발생했어요.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로 인해 가족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나오는 일상적인 악이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 Next scene >


▲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준 임필성 감독
▲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준 임필성 감독

Q. 향후 영화감독으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으신가요?

A. SF, 스릴러, 성장 등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봤는데요. 장편으로 해보지 않았던, 휴먼 쪽 장르를 다뤄보고 싶어요. 약간의 블랙코미디가 가미된, 사람들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감독님의 개인적인 꿈이 궁금합니다.

A. 꾸준히 좋은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죠.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공연 혹은 뮤직비디오처럼 감독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바로 '프로'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프로란 걸작이나 흥행작을 하나 찍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평작 이상의 작업을 꾸준히 만드는 게 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길게 좋은 작품들을 감독하고 싶어요.



Q.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우리나라 영화계가 이렇게 발전한 것에는 좋은 작품, 훌륭한 감독들도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하지만 '관객의 현명함'이 가장 컸다고 생각해요. 너무 뻔한 영화들이 흥행하다가도 어떤 시점이 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신선한 영화를 선택하거든요. 그럼데도 조금 더 다양하고 능동적으로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했으면 좋겠어요. 다수의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영화들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신선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마치며


임필성 감독님의 재치 있는 입담 덕분에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진행되었습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열정이 담기는지와 개선되어야 할 영화계의 현주소에 관해서도 들을 수 있었던 뜻깊은 인터뷰였는데요. 앞으로 영화를 관람할 때 엔딩 크레디트를 끝까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감독님의 철학과 시나리오에 관한 가치관, 비전을 들어보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더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영현대 기자단이었습니다.


영현대기자단15기 양지현 | 공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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