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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제육볶음 만들기

작성일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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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구민

어느덧 오스트리아로 교환학생을 온지 5개월 째가 되었다. 주변에는 벌써 많은 친구들이 한 학기 교환학생을 마치고 자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나머지 일부는 자국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유럽여행을 계획하거나 이미 여행중이다. 누군가는 그리웠던 고향에서 따뜻한 새해를 보내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새해와 함께 힘차게 여행을 하거나 혹은 준비하며 한껏 설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1년 교환학생을 하는 사람들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유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다. 그 간 해외에서의 생활로 인해 꽤나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자국으로 돌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홀가분하게 유럽여행을 떠날 수도 없다. 밖에 있으면 몸이 춥고, 안에 있으면 마음이 춥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고 반대로 의욕은 자꾸만 떨어져 간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 이럴 때일 수록 마음을 굳게 먹고 힘을 내야한다. 물론 마음을 굳게 먹는 것도 혹은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한 방(혹은 두어 방)에 날려줄 한국인의 대표 음식, 바로 ‘제.육.볶.음.’. 한국인은 밥심이 아니랬던가



우선 아래의 제육볶음에 필요한 재료들이다. 참고로, 기본적인 제육볶음 레시피는 이밥차의 ‘고추장 제육볶음’을 참고하였다. 하지만 해외에서 만드는 점을 감안하여 재료의 몇가지 수정사항이 있으니 확인하길 바란다.



기본재료
*돼지고기 삼겹살(600g), 양파(1/2개), 대파(1개)
삼겹살 대신 앞다리살 혹은 목살도 가능


양념장
설탕(1.5), 고춧가루(1), *화이트 와인(3), 간장(1), 다진마늘(1), 고추장(4), 참기름(1), 후춧가루(약간)
*원래는 청주를 사용하나, 해외에서는 구하기 어려우므로 화이트 와인으로 대체


#참고: 네이버, 이밥차 ‘고추장 제육볶음’


1. 삼겹살 찾기



오스트리아에서 제육볶음을 만들기 위해 부딛히는 첫번째 난관은 바로 적절한 고기를 찾는 것이다. 삼겹살을 택한 나의 경우, 처음 삼겹살을 찾기위해 마트에 갔을 때 비슷비슷하게 생긴 고기들이 너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어 한참을 헤맸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는 심지어 삼겹살이 독일어로 뭔지도 몰랐다. 그러니 점원에게 물어볼 수도 없어서 직접 하나하나 살펴가며 육안으로 삼겹살을 찾았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로, 삼겹살은 독일어로 ‘Bauchfleisch(바우플라이시, 뱃살이라는 의미)’ 혹은 돼지고기를 지칭하여 ‘Schweine bauch(슈바이네 바우)’라고 불린다. 오스트리아와 같은 독일어권의 국가에서도 삼겹살 부위는 마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 삼겹살 썰기



마트에서 삼겹살을 찾았다면 다음으로 해야할 것은 삼겹살을 썰어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난감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정육점이나 마트의 정육점 코너를 가서 삼겹살을 달라고 하면 알아서 얇게 잘 썰린 삼겹살을 주지만 오스트리아는 그렇지 않다. 당연한 것이 돼지고기의 삼겹살 부위를 우리나라처럼 구워먹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는 마트에 가서 삼겹살 부위를 발견하더라도 대부분 스테이크용으로 두껍게 썰어져 있거나, 아니면 한 덩어리 형태의 부위 전체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3. 정육점 코너에 가서 삼겹살을 썰어달라고 말하기



오스트리아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우리나라처럼 마트 안에 정육점 코너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선 첫 번째로 시도해 볼 것은 정육점 코너에 있는 직원에게 찾아가 삼겹살을 썰어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간단한 독일어 회화를 살펴보자.


“Knnen Sie das Bauchfleisch dnn aufschneiden, bitte”
발음: 쾨넨 지 다스 바우플라이시 듄 아우프슈나이덴 비떼
번역: “삼겹살을 얇게 썰어주실 수 있나요



보통은 이렇게 말하면 알아듣는다. 그러면 직원이 어느 정도 얇게 썰기를 원하는지 물어볼 것이다. 그러면 이때는 그냥 손가락을 이용하여 적당한 두께를 이야기 해주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만인의 언어 바디랭귀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도 안될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주변의 모든 마트가 고기를 써는 기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2.5kg의 커다란 삼겹살 덩어리 고기를 사와 집에서 직접 칼로 한 점 한 점 썰었다. 무려 한 시간 반이나 걸렸지만.



재료만 잘 준비했다면,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양념장을 만들고 그것으로 고기를 버무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양념장을 고기에 버무린 뒤 바로 볶아먹지 않고 최소 30분 내지 만 하루를 숙성시키는 것이 좋다. 오래 재워두면 양념이 고기에 깊이 잘 베어 더 맛있다. 또한 나처럼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만들어 재워둘 사람들은 미리 고기를 담을 큰 통을 하나 준비해야 한다.


STEP 1)



썰린 고기를 미리 준비한 통에 담는다.


STEP 2)



레시피에 따라 양념장을 만든다.

TIP) 설탕과 같은 가루류에서 고추장과 같은 액체류 순으로 재료를 넣어야 숟가락을 최대한 덜 씻을 수 있다.


STEP 3)



달군 팬에 양념한 고기를 올리고 중불에 익힌다. 고기가 반쯤 익었을 때 양파와 대파를 썰어 넣고 3분 정도 더 볶는다.

TIP) 야채까지 익힌 뒤 마지막에 불의 세기를 약하게 줄이고 양념을 쫄이듯 고기를 볶으면 더욱 맛있다.


역시 한국인은 고추가 들어간 요리를 먹어야 하나보다. 맛있게 완성된 제육볶음과 함께 밥 두 공기를 순식간에 비웠다. 배가 부르니 마음도 왠지 한껏 여유로워지는 기분이다. 지치고 힘든 마음이 밥 한공기에 전부 날아가 버리진 않겠지만, 어릴적부터 늘 먹어오던 익숙한 요리가 잠시나마 유학생활의 외로움과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잊게 해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추운 날씨에 귀찮다고 집에서 라면만 끓여먹지 말고, 제육볶음과 함께 2015년의 새해를 든든하고 맛있게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영현대기자단10기 강구민 |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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