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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캐나다 재활용 센터

작성일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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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현동
트럭 한 가득 쌓인 빈 병들
트럭 한 가득 쌓인 빈 병들

가끔씩 학교 수업이 끝나면 목이 말라 친구들과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곤 했다. 그리고 당연히 다 먹은 캔이나 병은 분리수거 함으로.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가 분리수거에 민감하셔서 내가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려 놓을때면 많이 혼났다. 그래서 캐나다에 온 지금도 병이든 캔이든 적어도 땅 바닥에 버리진 않고 최대한 분리수거를 하려고 노력한다.


Bottle Depot의 문구
Bottle Depot의 문구

이러한 재활용 센터가 캐나다에는 지역마다 많이 널려 있다. 이 곳은 'Bottle Exchange'라는 간판에서 알 수 있듯 빈 병을 가져오면 각 병마다 정해진 값을 매겨 돈으로 바꾸어 준다. 빈 병이지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 해 준다. 그래서 'It'$ Worth it'이라는 문구의 s대신 쓰인 $가 인상적이다


빈 병의 가격
빈 병의 가격


빈 병들이 재활용 되어 어디에 쓰이는지 나타낸 그림
빈 병들이 재활용 되어 어디에 쓰이는지 나타낸 그림

안으로 들어가니 알루미늄 캔, 맥주 캔, 맥주병 그리고 플라스틱병 등 각각의 가격이 나와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재활용품들이 어떻게 재활용 되는지 그림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캔과 맥주병은 개당 1센트 한국 돈 백원정도.


빈 병을 분류하는 곳
빈 병을 분류하는 곳

안에는 빈 병들 때문이지 조금 냄새가 난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음식물이나 쓰레기를 버리고 오라 시키면 비닐 장갑을 두겹끼고 코를 틀어 막고 쓰레기장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혹시나 친구들이 볼까봐 요리조리 살펴보고 빨리 일을 처리하고 돌아왔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니 유치하다만 다들 어렸을 적 비슷하지 않겠나 생각되고 지금은 철이 들었는지 그런 것쯤 신경안쓰고 집안 일을 많이 돕는다. 오늘도 역시 이런 것쯤 신경 안쓰고 일을 시작 했다.


내가 분류한 우리 집의 빈 병들
내가 분류한 우리 집의 빈 병들

일은 간단하다. 빈 레일 앞에 서서 빨간 박스에 빈 병들을 가지런히 정렬하면 된다. 그러면 일하는 분들이 하나씩 세어보고 값을 메긴다. 기계가 아니라 직접 세는 것이라 여기서는 쓰레기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캔이나 병을 찌그리지 않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넣는다. 이정도면 하루 생활비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바꾸어 줄 돈을 기대하며 기다렸다.


교환 후 받은 금액
교환 후 받은 금액

결과는 약 103개의 캔과 병을 모아 41.75달러를 받았다. 약 4만원 정도! 얼마 받았는지가 중요한가 아니, 이렇게 빈 병을 모아 'Bottle Depot'에서 분류하고 작업하는 모든 시간에 차라리 다른 일을 한다면 더 벌 수 있겠다. 돈 보다는 이러한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길거리에 버려져 수 백년 동안 썩어 지구를 병들게 할 빈 병들이 제 가치를 찾아 바른 곳으로 버려지니 이것이 진정한 의의가 아닐까.


생수도 받아쓰기


빈 물통과 빈 물통을 채우는 기계
빈 물통과 빈 물통을 채우는 기계

오늘 시간이 남아 집에 있는 정수기 빈 물통들을 가지고 와 물을 담았다. 이 물통은 물을 다 쓰고 근처 대형 마트에 가지고 가면 물을 채워주는 셀프 기계를 일정 금액에 이용할 수 있다. 저 물통 하나가 한국 돈으로 만 이 천원 정도인데 셀프 기계는 이천원 정도의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역시 절약과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물론 물통을 실어 나르고 물을 담아 옮기는 나의 시간과 노동이 이를 통해 절약하는 그 금액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말 할 수도 있다. 얼만큼이나 아낀다고 굳이 저렇게 하느냐고.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작은 것 하나까지 아껴쓰는 것을 보고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말하기를 돈 몇 푼을 아끼려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절약하는 행동을 몸에 익혀 습관이 되도록 하라는 큰 뜻을 품은 행동이었다.


세컨 핸드샵


세컨 핸드샵
세컨 핸드샵

작은 행동이었지만 오늘을 통해 캐나다에서 자원관리와 절약에 관하여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내가 즐겨 가던 세컨 핸드샵, 즉 중고 가게들이 단순히 물건 판매를 넘어 재활용 그리고 절약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집 주인 아저씨가 말했다. 캐나다 문화를 이해하려면 세컨 핸드샵을 가보라고 했다. 나는 어땠었는가 남이 쓰던 것이라 조금 거북했고 ‘차라리 돈을 더 주고 새 것을 사야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세컨 핸드샵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좋은 물건을 골라 행복해하는 표정이었다. 세컨 핸드샵의 종류도 가구, 전자기기, 의류 등 다양하게 있어 세컨 핸드샵만 잘 이용해도 집안의 모든 살림을 차릴 수 있다.


세컨 핸드샵
세컨 핸드샵

누군가의 손길이 거쳤던 물건들이라 더럽거나 쓸모 없는 물건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모두다 깨끗하고 쓸만한 것, 필요한 것들이었다. 버리기 보다는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기부하는 마음과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널린 마음이 캐나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것 같다. 캐나다의 거리는 정말 깨끗하다. 이 곳에서 지내면서 길거리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거나 쓰레기봉투들이 쌓여있는 것은 거의 보지 못 했다. 어쩌면 이렇게 아껴 쓰고 절약하는 마음이 모여 하나의 문화가 되어 깨끗한 캐나다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빈 병을 모아 가져다 주는 곳
빈 병을 모아 가져다 주는 곳


가득 담긴 병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
가득 담긴 병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

내가 룸렌트를 하며 사는 집에 어느새 빈 병들이 한 가득 모였다. 오늘은 'Bottle Depot'에 가는 날! 내가 분리수거한 빈 병들이 다시 재활용 된다는 건 알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는 몰랐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내의 분리수거하는 장소에 버리면 청소차량이 와서 가져간다. 하지만 여기는 가정에서 모아 직접 'Bottle Depot' 으로 가져간다.


영현대기자단10기 이현동 | 경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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