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MET pick-up] 새로운 가족의 탄생

작성일2010.05.17

이미지 갯수image 4

작성자 : 기자단

새로운 가족의
탄생

 

연극 패밀리 빼밀리


일시 ~6월 6일(일)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7시

(월요일 쉼)


장소 대학로 르메이에르 소극장


입장료 2만 5000원


문의 02-742-7611

 


가족 곁에 있을 때는 퍽이나 벗어나고 싶었다. 대학생이 되어 그 깐깐하고 때로는 귀찮기까지 한 관계의 굴레에서 떨어져 살게 됐을 때 은근히 환호했던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가끔 통금시간이 없는 자유조차도 지겨워질 때가 있다. 혼자 차려먹는 밥상머리에 엄마가 끓여주신 구수한 된장찌개 하나 놓인 상상을 할 때, 때론 가족이 그립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족이란 그렇게 불쑥 그리웠고 가끔만 미안했으며 그럼에도 늘 내 편인 사람들이었다. 피를 나눈 것도 아니고 결혼으로 엮어진 것도 아니지만 꼭 그런 마음의 가족 한 무리가 있다. 한 집에 사는 것만으로 가족이 된 사람들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게 현실인 세상이라 이 가족이 더욱 궁금하다.

 

 


 
세상에 이런 가족이 어디 있나요

간혹 우리는 연극 속에서 지나치게 캐릭터화된, 도드라진 인물들을 만나곤 한다. 연극 ‘패밀리 빼밀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 이 영역에 속한다. 구두쇠 영감 지도산네 집에 장기 월세 들어 사는 포장마차 주인 우봉자, 도박 빚에 쪼들리고 누님들을 후리며 살아가는 이성기, 하루에도 몇 번씩 동자신이 내리는 무당 처녀, 공중부양을 꿈꾸는 괴짜 철학인, 나레이터 모델일을 하면서 배우를 꿈꾸는 여자까지. 실생활에서 이런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일은 꽤 드문 일일 테다. 소시민의 삶의 단면을 보여주며 가족이야기를 풀어놓는다는 연극이 이렇게 극적인 인물들을 한 데 모아두었으니, 그 조합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믿었던 무당이며 철학인, 스쿠루지 못지 않은 구두쇠 영감 등의 인물 속에서 ‘그냥 사람’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장실 앞에 길게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첫 에피소드부터, 티격태격 별 일 아닌 것으로 싸우는 일상이나, 궂은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등 토닥이며 소주잔 기울이는 풍경은 꽤 익숙한 풍경 아닌가. 가족이라면 혹은 친구라면 겪을 법한 소소한 기쁨과 슬픔의 세밀한 묘사는, 사람 사는 건 다들 비슷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각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엮어가는 탓에 격정적인 클라이막스가 없음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이 가족이 익숙했던 이유
그러고 보면 지도산네 세입자들은 한 때 유행했던 TV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 일요일 아침마다 방영되었던 이 작품을 제대로 기억하는 대학생이 있을까마는, 한 집에 세 들어 사는 세 가족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웃음을 맛깔나게 그려냈던 작품이었다. ‘패밀리 빼밀리’는 ‘한 지붕 여섯 가족’쯤 되는 셈인데, 죽일 듯이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금세 화해모드로 돌변하는 동거인들의 생존 방식이 친근한 것은 이런 기시감 때문일 것이다. 또한 찰진 배우들의 연기 또한 닮아있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던 두드러지는 캐릭터들이 TV 드라마만큼이나 능글맞고 풍성한 것을 보면 모르긴 몰라도 연극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하게 된다.
또한 뮤지컬적인 요소인 안무와 노래 역시 이 연극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패밀리 빼밀리’는 2009년 초연했으며 불쑥 그립고 가끔 미안하고 늘 내 편인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는 오월, 더 푸근하고 더 요란하게 돌아왔다.

 

 

 

 

Copyright 대학내일(naeilshot.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